금곡고등학교 3기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2022학년도부터 김해금곡고등학교에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금곡고등학교는 2020년도에 개교했습니다. 예전 교명은 금곡무지개고등학교였습니다. 제가 알기론 2022학기부터 교명이 바뀌었습니다. 금곡고등학교는 올해 3년 차가 되었고 드디어 완성학급이 되었습니다. 마침 금곡고등학교에서 사회과를 뽑았고 제가 지원해서 운 좋게 뽑혔습니다. 2022년! 금곡고등학교에 온 첫 해! 저는 3기(1학년) 담임을 맡았습니다.
담임은 참 재밌습니다. 아이들과 직접 만나고 싸우고 놀며 정을 듬뿍 쌓아가는 자리입니다. 학생들은 새로운 샘을 만날 때 설레고 두근거릴 겁니다. 샘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 만날 아이들 생각에 전날부터 잠을 조금 설쳤습니다.
2022년 1월 10일부터 1월 11일까지 1박 2일간 신입생들은 학교에 나와 친구들, 선생님과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주내용은 벽깨기와 연극이었습니다.
1월 10일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반갑습니다. 샘은 올해 여러분의 담임을 맡은 용샘입니다. 편하게 용샘이라고 불러주세요."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크게 대답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귀엽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아이들은 조별로 직접 요리를 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친구들이지만 먹는 것 앞에서는 가르치지 않아도 대동단결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요리실력이 뛰어나서 사실 놀랬습니다.^^;
아이들이 만든 음식을 선배들, 선생님들도 시식했습니다. 치즈스틱도 짱 맛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인사 후 연극 활동 지도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지도하시고 샘들은 1층에 모여 2021학년도 교육과정 평가와 2022학년도 교육과정에 대한 회의를 했습니다.
학생들은 오늘(1월 11일), 1박 2일간 지도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준비한 연극 공연을 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라 부모님들 없이 선생님들만 관람했습니다. 이 귀한 작품을 선생님들만 보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극 공연을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아이들은 목소리가 컸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훌륭히 표현했습니다. 공연이 끝날 때마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응원과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다 같이 둘러앉아 1박 2일 동안 생활하며 느낀 점, 학교 와서 친구들과 생활하며 느낀 점, 그리고 3기 학생들의 생활을 보며 선생님들이 느낀 점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친구들이 너무 좋아요."
"처음에 학교 올 땐 걱정됐지만 먼저 다가와 주는 친구들 덕분에 고마웠어요."
"개학이 너무 기다려져요!!"
"여러분의 공연을 보니 선생님도 뿌듯해요. 다들 크게 칭찬합니다."
"3기 친구들의 열정을 느꼈어요. 개학 후 신나게 만나요."
"친구들마다 다가오는 시간이 다를 수 있어요. 서로 배려하며 학교 생활 같이 하면 좋겠어요."
오고 가는 정다운 대화 속에 모두의 표정에 고마움이 가득 묻어났습니다.^^
아쉽지만 아이들은 점심 먹고 귀가했습니다. 귀가하는 학생 배웅하러 갔다가 한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반갑습니다."
"네 선생님 반갑습니다."
미소로 답해주시는 어머님, 아버님이 고마웠습니다.^^
저의 집에서 금곡고등학교까지 출근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저에겐 아주 먼~~~~ 곳입니다. 지금까지 출근한 학교는 가장 먼 곳이 20분 거리였기 때문입니다.
첫 출근할 땐 걱정도 되었습니다. '이 먼 곳을 4년간 잘 다닐 수 있을까?'
오늘까지 출근하여 선생님들과 만나 회의하고 아이들 보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학교는 4년간 충분히 즐겁게 다닐 수 있겠다!'
금곡고등학교에 근무하시는 샘들은 한분 한분 열정적이시고 따뜻하시며 대안교육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더하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민주적인 회의문화가 자연스러운 학교였습니다. 이 모든 내용이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에서 샘들은 내일까지 워크숍을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학교를 위한 회의입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마라톤 회의지만 지겹지 않습니다. 선생님들 각자의 경험과 생각에 대해 부담 없이 나눕니다. 기존 교육활동, 새로운 교육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받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갑니다.
매번 학교를 옮길 때마다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지만 올해는 설렘이 훨씬 큽니다.
학교 옮긴 기념(?)으로 저는 교단일기를 다시 쓰려고 합니다. 3월 2일, 아이들 만나는 순간부터 학교생활에 대해 매일매일 글을 쓰려합니다.
기록의 위대함과 기록의 아름다움을 잘 알기에, 아이들과의 하루하루를 잊고 싶지 않기에 잠시 쉬었던 블로그를 깨우겠습니다. 그간 제가 관리하지 않았던 공간이지만 금곡의 새로운 도전과 함께 활기차게 기지개 켜겠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순간에도, 동료 선생님들과 아이들 얼굴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집니다.
대안학교, 대안교육은 무엇인가?
대안학교에 8년간 근무했지만 지금도 선뜻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안'이라는 것은 문제점에 대한 다른 방향, 해결책이라는 것입니다. 학교교육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공감하고 인정한다면, 학교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해서 대안학교 선생님들은 또 다른 책임감이 있습니다. '내가 하는 교육이 바른 것인지, 아이들을 잘 만나고 있는 것인지, 대안교육은 이게 맞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합니다. 혼자서는 힘듭니다.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전 학교인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도, 지금의 금곡고등학교에서도 '같이'갈 학생들, 학부모님들, 동료 교사들이 있습니다. 해서 두렵지 않습니다.
저는 이미 중학교와는 다른 고등학교의 매력에 흠뻑 빠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새삼 느낍니다.
좋은 동료들과 아이들을 만나는 저는 참 행복한 선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