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금곡고등학교의 특별한 생존수영활동을 소개합니다.
지난 7월 4일부터 7월 6일까지 김해금곡고등학교는 생존수영과 안전생활체험을 했습니다. 김해금곡고등학교는 생존수영에 진심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누구에게나 위급한 상황은 닥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서 선생님들은 생존수영 전부터 학생들에게 당부, 또 당부 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2박 3일간 실시하는 이 활동은 단순히 경험을 위한 체험이 아닙니다. 교육과정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훈련입니다. 체험과 훈련의 차이점은 수행여부입니다. 훈련은 꼭!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말 도저히 수행하지 못할 정도의 몸상태가 아닌 이상, 모두 진지하게 이번 훈련에 임하면 좋겠습니다. 체험이 아니라 훈련입니다."
김해금곡고등학교의 생존수영은 매년 프로그램이 바뀌어 왔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 하고나서 그 내용을 평가해 개선해 왔기 때문입니다. 3년 전 처음 생존수영은 남해에서 했습니다. 생존수영과 약간의 해양레포츠를 겸했습니다. 작년에는 창원 광암해수욕장과 울산 문수 수영장에서 생존수영과 스쿠버를 배웠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김해롯데워터파크에 갔습니다. 작년 생존수영 후 선생님들은 회의를 했습니다. 이번 생존수영 프로그램이 어땠는가?가 주제였습니다.
여기에 김해금곡고등학교의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한번 행한 교육과정을 매년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활동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은 소감문을 쓰고 교사들은 평가회의를 합니다. 작년 생존수영 활동 후 평가는 이랬습니다.
"1일차, 2일차 프로그램은 좋았습니다. 허나 거리가 너무 멀어 이동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워터파크 간 것은 학생들이 재미있게 놀았다는 것은 분명하나, 우리가 교육활동 예산으로 학생들 노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학교는 배우는 곳입니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할 수 있는 활동을 굳이 학교 예산을 쓰며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예산으로 내년에 다른 배움이 있는 교육활동에 좀 더 씌이면 어떨까 싶습니다."
선생님들은 동의하셨고 해서 올해 생존수영 프로그램에 워터파크가는 것은 빠졌습니다. 학생들은 아쉬워 했으나 학교의 취지를 설명하니 학생들도 수긍했습니다.
올해 생존수영은 부산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에서 했습니다. 1일차, 학생들은 생존수영과 패들보트 타는 법을 배웠습니다. 2일차 학생들은 생존수영과 패들보트를 타고 광안대교를 경유했습니다. 상당히 먼 거리였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해 내었습니다.
김해금곡고 선생님들은 대단하셨습니다. 학생들이 바다에 뛰어들고 빠지고, 훈련을 할 때 같이 빠지시고 물 속에서 지도강사님들을 도와 학생들과 함께 했습니다. 솔직히 학교 밖에서 훈련을 하면 선생님들께서 직접 물에 들어가시지 않습니다. 강사님들도 특별히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허나 김해금곡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배우는 곳에 교사들도 있어야 한다.'며 활동이 가능하신 분들은 같이 배우고 참여하셨습니다.
저는 1일차는 사정이 있어 물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2일차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과 같이 했습니다. 학생들도 선생님들이 같이 하니 즐겁게,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3일차에는 오전은 진주시 이반성면에 있는 경상남도수목원에 가서 숲해설사분으로부터 숲에 대해 배우고 오후에는 진주시 문산읍에 있는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원'에 가서 생활 안전체험을 했습니다. 김해금곡고는 2023년 7월 현재 전교생이 37명이라 세 팀으로 나뉘어 학년별로 지진, 화재, 승강기, 완강기, 체험을 했습니다.(참고로 김해금곡고는 한 학년 1반, 15명을 선발하는 대안학교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은 열심히 했습니다. 학생들도 배운다고 수고했고 선생님들도 수고하셨습니다. 해서 마지막 날 저녁에는 학교 전체 회식을 했습니다. 전교생과 전 선생님이 같이 저녁을 준비하여 운동장 근처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그 후에는 학년별 단합 시간을 가졌습니다. 식사 후 학년 별로 모여 생존수영활동 후기를 나누고 평소 못했던 말들, 한 학기를 보내며 하고싶었던 말들을 나눴습니다. 전 1학년 길잡이교사라 1학년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1학년들은 운동장에 텐트치고 자기를 원했습니다. 김해금곡고는 기숙사 학교라 운동장에서 텐트치고 자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허나 학생들만 재우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교장선생님 포함, 5분의 선생님들께서 집에 안 가시고 학교에서 같이 밤을 보냈습니다.
1학년들은 텐트치고 자는 준비를 많이 해 왔습니다. 캠프파이어도 했습니다.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학교 목공실에서 사용하고 남은 나무쪼가리들을 가져와서 작은 화로에 불 붙이고 마시멜로, 고구마를 구워먹었습니다. 불 색깔이 바뀌는 마법의 가루도 준비했더군요. 불 색깔이 바뀌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기타를 치는 학생들은 조용히 배경반주를 했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밤 12시까지 화로 주위에 둘러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잔잔한 기타반주와 친구, 선생님들이 같이 이야기하니 정말 평화로웠습니다.
저는 이런 활동이 가능한 이유가 우리 학교 규모가 적고, 학부모님들께서 학교를 믿어 주시고, 선생님들이 학생들 위하는 마음이 깊으셔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학생, 학부모, 선생님이 100% 만족하진 못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이 활동을 즐겼고 함께 했습니다. 즉 고생을 같이 하고 뒤풀이도 같이 했습니다. 마지막 날 단합시간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김해금곡고는 7월 13일 방학식을 합니다. 해서 이번 주는 특히 바쁩니다. 한 학기를 정리하는 소소한 날 발표(소소하지만 소중한 우리들의 이야기), 3학년은 논문 프로포절 발표가 있습니다. 교실, 학교 실내 청소를 해야 하고 기숙사 짐도 모두 빼야 합니다. 그래도 학생들이 방학이라고 신나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김해금곡고는 특별한 대안고등학교가 아닙니다. 빛나는 미래를 보여주는 학교가 아닙니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도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배움에 진지하고 모두의 문제에 예민합니다. 함께의 가치를 알며 좋은 직업만을 쫓는 삶이 아닌 자신을 알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합니다. 나와, 우리의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 가기 위해 같이 노력합니다.
벌써 1학기의 끝이 보입니다. 2학기는 논문 발표, 학교 축제와 졸업식이 있습니다. 이별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아직 실감 나진 않지만 시간은 분명 흐를 것입니다.
미래를 불안하게 걱정하기 보다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노력하는 학생들과, 그 학생들을 지지하고 함께 하려는 선생님들이 애쓰는 학교, 이곳은 김해금곡고등학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