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삶의 양념이다.
Stress is the spice of Life
- 한스 셀리에(Hans Selye)
스트레스는 원래 물리학 용어였다. 물질이 외부의 힘에 얼만큼 견디는지를 나타내기 위해 스트레스를 얼마나 견디는지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던 말이다. 물리학 용어를 생물학으로 가져온 사람은 월터 캐논(Walter Cannon)이었는데, 그는 항상성(homeostasis)을 파괴하는 외부 요인을 스트레스라고 했다.
항상성이라는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현상으로, 사실은 이 말을 만든 것도 월터 캐논이다. 그리스어에서 가져온 말로 '동일하다'는 의미의 homeo와 '그대로 있다'는 의미의 stasis를 붙여서 만든 말이다. 예를 들면 혈당이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도 항상성이다. 그러니까 체온을 바꾸려는 추위나 더위, 그리고 혈당을 높게하는 설탕이나, 혈당을 낮추는 금식도 스트레스이다. 그리고 그런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항상성이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면 우리는 항상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적당한 추위나 더위엔 몸이 적응하면서 체온을 유지하지만, 너무 춥거나 더우면 얼어죽거나 타버리듯이..
1907년 생인 한스 셀리에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태어났다. 1934년 캐나다 맥길대학에 자리를 잡았다. 1900년대 초반은 호르몬을 연구하는 내분비학이 가장 발전하던 시대였다. 그 당시 옆에 있던 실험실에서는 난소에서 어떤 물질을 분리했는데 내분비학자였던 한스 셀리에는 그 물질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입증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시작했다.
매일 쥐들에게 이 물질을 주사한 다음 부검을 했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을 만드는) 부신이 커져있었고 흉선은 작아져 있었으며 위에는 궤양이 있었다. 난소에서 위궤양을 일으키는 호르몬이 만들어지다니!
성실한 연구자였던 한스 셀리에는 식염수로 대조군을 만들어 연구한다. 그런데 대조군에서도 결과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난소에서 만들어진건 식염수였을까?
손이 어설펐던 한스 셀리에는 주사를 놓기 위해 쥐를 잡을 때마다 한바탕 사투를 벌여야 했다. 아픈 주사를 놓는 한스 셀리에를 피해 도망다녀야 했던 쥐는 계속 스트레스를 받았다. 주사에 들어있는 내용물과 상관없이.
이런 스트레스가 신체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가설을 세운 그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주기 시작한다. 쥐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고문이었는데, 추운 겨울에 옥상에 둔다거나, 뜨거운 보일러실에 둔다거나, 상처를 낸다거나 하는 식이었다. 그리고 모두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부신이 커지고 위궤양이 나타나는...
한스 셀리에는 스트레스의 종류와 상관 없이 몸에서는 비슷한 반응이 나타나는데 이를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했다. 이런 스트레스 반응은 3단계로 나타나는데 1)경보 단계(Alarm), 2)저항 단계, 3)소진 단계의 경과를 거친다고 했다.
그러니까 처음 스트레스를 접하게 되면 우리 몸은 경보 단계에 돌입한다. 그것이 취업이나 진학 대한 걱정이든, 애인과의 이별이든, 나쁜 음식이나 나쁜 공기이든, 감기같은 전염병이든 상관 없다. 근육이 긴장하고, 통증에 무뎌진다. 소화 기능을 떨어뜨리고 혈압도 높아지게 된다. 이 때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부신을 물탱크에 비유하지면 이제 수도꼭지를 연 셈이다.
저항단계에서는 자원이 고갈될 때까지 에너지가 계속 소비된다. 그래서 기운이 없어지고, 질병에도 취약하게 된다. 물탱크의 물을 '콸콸' 쓰고 있는 상태다.
마지막으로 소진기에는 호르몬과 에너지로 쓸 수 있는 자원들이 거의 고갈된 상태, 그러니까 이제 물탱크가 텅 비어버린 셈이다. 불안 증세와 짜증이 나타나고 판단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 커피 스틱 하나에는 0.9g의 커피가 들어있다. 이 커피의 양은 일정하기 때문에 커피의 농도를 정하는 것은 물의 양이다. 그 다음은 개인의 취향이다. 커피의 쓴 맛이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스트레스도 비슷한데, 같은 양의 스트레스여도 건강 상태에 따라 반응에 차이가 있다. 가령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이 상승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거나, 똑같은 바이러스에 걸려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심한 몸살을 겪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몸이 건강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개인의 취향에 의해서도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다. 회식이 좋은 사람과 싫은 사람. 롤러코스터가 싫은 사람과 좋은 사람.
결국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는 양상은 비슷하지만, 나타나는 시점이나 정도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스트레스도 평소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스트레스 반응 자체가 물탱크에 물을 콸콸 쏟아내는 과정이라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수도를 잠근다거나, 물을 더 채워서 바닥나지 않게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그게 쉽지 않은 경우라면 보다 간단하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 있어 소개한다.
클린턴과 부시 시절 백악관 대체의학 정책에 관여한 조지타운 의대 정신과 교수인 '제임스 고든'이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만든 방법이다. 실제로 코소보나 가자의 상처받은 아이들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가했다 돌아온 군인들, 그리고 911 테러나 태풍 카트리나가 지나간 루이지애나 등등, 곳곳에 사람들에게 이런 방법을 소개해 도움을 주었다. 그러니까 믿을만 한 사람이라는 거다.
방법은 이렇다.
1. 편안하게 앉는다.
2. 눈을 감고 코로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3. 이 때 다섯을 세면서 들이마신다.
4. 그리고 하나를 세면서 호흡을 멈춘다.
5. 다시 다섯을 세면서 숨을 내쉰다. 이번에는 입으로!
6. 이 때 숨을 내쉬면서 몸에 힘을 쭉 빼야 한다.
7. 1-6을 다섯번 반복한다. 필요하면 몇 번 더 한다.
이 때 코로 들이마시면서 자신에게 '소프트'라고 말하고,
입으로 내쉬면서 '벨리'라고 말한다.
일어날 때 한 번, 자기전에 한 번. 그리고 식사 전에 한 번씩 하면 된다.
셀리에의 말대로 스트레스는 삶의 양념 같은 것이지만, 양념이 지나치면 음식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