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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예담 Sep 25. 2021

창업가의 우울증

36살이 되던 해, 저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왠지 대박이 날 것만 같은 꿈을 가지고 개발자 둘이 IT 회사를 창업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출근도 퇴근도 마음대로 할 수 있었고, 왠지 제가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처럼 될 것 같아 매우 신이 났습니다. 


하지만 창업의 길은 녹록지 않았고, 몇 개의 아이템을 개발하여 홍보를 하였으나 잘 되지 않았습니다. 30대 후반에 버는 돈 없이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레 늘 하고 싶은 것들을 참으며 지냈습니다.


이성 관계, 친구 관계, 기타 생활에 필요한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들을 최대한 아꼈습니다. 그러던 와중, 키우던 강아지가 폐암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너면서 극심한 외로움이 찾아왔습니다. 


그래도 강아지가 있을 때는 강아지가 제 편이 되어주어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도 없고 가진 게 없는 30대 후반에 연애도 못하고 경제적으로 원활하지 못해 친구 만나는 것도 꺼려지다 보니 우울증이 찾아오더군요.


그렇게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다 보니 힘든 부분들을 포기하게 되고, 동업하던 형님과 헤어지며 폐업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왔고, 뭘 해도 채워지지 않는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매일매일 술로 2달을 보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희망 없이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다시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직장을 알아보던 중, 아는 회사 대표님의 소개로 외국계 회사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술 때문에 불어난 살, 많은 나이, 그리고 경제적으로 원활하지 못하다는 제 생각으로 인해 자신감 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같은 사무실의 총괄 여자 과장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차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저를 나이도 어리고 외모도 이쁜 분이 좋아한다길래 의심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분을 만나면서 외로움도 점점 가시고, 이 분과 함께라면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회식 때 술에 기대어 고백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 안 좋은 모습을 그분이 보았던 걸까요?


정말 좋지 않게 차였고, 그때부터 이전의 실패 경험이 제 자신을 억눌렀습니다.


거울엔 사업에 망해서 모아둔 돈도 없고, 40살이라는 나이에 차도 없고, 살이 뒤룩뒤룩 쪄서 외모도 너무 못 생긴 제가 보였습니다. 거기에 성격 또 좋지 못해 창업했을 때 거래처 분과 싸워서 좋지 못한 관계를 맺고 지내는 인간쓰레기 같은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우울증이 굉장히 심해졌습니다.


매일매일을 자기 비관과 그때 좀 잘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너무 힘들어 좋아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보았습니다.


운동을 하루에 4시간씩 해보기도 하고, 하루 종일 잠만 잘 때도 있었고, 일기도 써보고, 일부러 소개팅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어떤 처방도 듣지 않았고, 불면증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약 2주 정도 하루 1시간 이상 잠들지 못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일어나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우울증 극복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우울증을 극복했던 과정을 적어보겠습니다.


섭현 씀.


*이 글은 위윌 자조모임 정회원 섭현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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