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를 앞둔 사람처럼 속이 시끄럽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 생각해 보니 웃기다.
너를 생각하면 화장실에 가고 싶다니 낄낄 소리 낸다, 하나도 안 웃기다.
너와의 이별을 생각하면 긴장 돼, 이미 끝난 관계인데도 무엇이 남았다고
겁쟁이처럼 너와 갔던 공간에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갔다. 여전히 속이 울렁거린다.
나도 여기서 떠나고 싶다. 넌 늘 여길 떠나고 싶어 했지. 축하해.
넌 감기처럼 어디서나 기척을 낸다. 너를 먹어 없애버리고 싶다. 화장실에 또 가겠지.
투명한 눈물이 코에 가득 차 있다. 손을 뻗어 휴지를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