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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자 이조영 Jan 22. 2021

I will be back, 보라카이

언제쯤 다시 가볼 수 있을까요?

보라카이 Boracay
지상 최대의 낙원 보라카이의 에메랄드빛 해변

필리핀의 중서부 파나이 섬 북서쪽에 자리 잡은 보라카이는 ‘마지막 남은 천국’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섬으로, 아름다운 해변과 다양한 편의시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리조트에서 몇 걸음 걸어 나가면 국내에서는 만나 보기 힘든 백사장과 투명한 바다를 쉽게 볼 수 있으며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리조트, 레스토랑, 펍, 아기자기한 쇼핑몰들이 소박한 섬 여행에 즐거움을 더한다. 언제든지 해변에 상주하는 마사지사에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으며, 다양한 디저트와 전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여행객이었던 유럽인들이 섬에 반해 보라카이에 머물며 레스토랑을 오픈한 경우가 많아 본토 유럽 요리를 맛볼 수 있고,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시푸드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보라카이의 매력이다.     

벙커를 타고 떠나는 호핑 투어와 스킨 스쿠버 다이빙, 스노클링 또한 보라카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길 거리다. 해질 무렵이면 벙커를 타고 노을이 지는 바다를 부유할 수 있으며, 밤이면 해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라이브 쇼를 감상할 수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버라이어티한 여행 체험이 가능하다. 섬 안쪽에는 나비 농장과 전망대 등 소소한 볼거리가 많아 긴 일정을 잡아도 지루할 틈이 없다. 보라카이에서라면 잠시 일상을 잊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펼쳐지는 여행자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보라카이에서 꼭 체험해 봐야 할 것      

① 보라카이 선셋 세일링
② 보라카이 D몰
③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
④ 보라카이 호핑 투어
⑤ 보라카이 망고 셰이크     
보라카이 추천 코스      

1일차 : 해변 즐기기 → 보라카이 선셋 세일링 → 카페에서 라이브 즐기기     
2일차 : 보라카이 호핑 투어 → 보라카이 D몰 둘러보기 → 보라카이 해변 마사지 받기     
3일차 : 보라카이 스쿠버 다이빙 → 보라카이 망고 셰이크 마시기 → 스파 받기     
4일차 : 나비 농장 → ATV 타기 → 루호산 전망대 → 보라카이 D몰에서 기념품 및 선물 쇼핑 → 보라카이에서의 마지막 밤 즐기기     

                                                               

보라카이 - Daum 백과




보라카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세 가지


1. 호텔


모나코 스위트 드 호텔


'벌써 8년이나 됐구나.'


남편과 보라카이 여행을 다녀온 게 2013년 2월이었다.

남편과 재혼을 하고 신혼여행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 아니,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뜻깊은 여행이었다. 신혼여행을 어디로 갈지 한 달을 꼬박 인터넷 뒤져 여행지부터 코스, 여행, 경비 일체를 내가 알아보고 결정하고 계약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후에야 이때 찍었던 사진을 찾으니... 없다! usb에 따로 보관해 둔 줄 알았는데 이게 다 어디로 간 걸까? 오래전에 쓰던 구닥다리 노트북에 있나? 컴퓨터에 있나?

하지만 컴퓨터는 그새 몇 번이나 초기화를 시켜서 사진이 남아 있을 리 없고. 당연히 따로 폴더에 담아 두었으리라 생각했다가 낭패였다.


'호텔 이름이 뭐였더라?'


호텔 건물 모양은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이름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 호텔이 너무 좋아서 남편과 꼭 다시 오자고 했던 곳인데.


'이에 굴할 내가 아니지.'


인터넷을 뒤져 그때 머물렀던 호텔과 비슷한 곳을 찾아냈다. 다른 호텔들을 봐도 여기가 가장 닮았다.

상점이 몰려 있는 디몰에서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있는 곳. 한적하고 조용한 절벽 쪽이었다. 지중해에 온 듯 아름다운 풍경과 잘 어울리던 호텔 건물. 내부도 고급스럽고 예뻐서 남편도 대만족했다.

호텔에서 첫날을 머물고, 다음날 만난 신혼부부들 중 한 부부는 숙소 때문에 종일 싸웠다. 결국엔 저녁 식사를 하던 여자가 울면서 가버려 우리끼리 몹시 당황했던 적도 있었다. 남자에게 얘기를 들으니 좀 싼 호텔을 잡았는데, 막상 오니까 짓고 있던 곳이었다나? 시끄럽고 어수선한 호텔에서 첫날을 보냈어야 할 신부는 얼마나 속상했을까. 사연을 듣는 우리도 심란한데.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은 그럴 때 써먹는 거지. 에휴.

신혼여행 내내 싸우던 부부와 한 번도 싸우지 않은 우리 부부.

남편은 뭐 하나 빠짐없이 계획을 세운 나를 칭찬했고, 인터넷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현지에 나도 기분이 좋았다.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신혼여행이었다. ㅎㅎ


"이래서 여행을 하나 봐."

"우리, 자주 여행 다니자."


남편과 나는 모처럼 고단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이국의 맛을 마음껏 즐겼다.


다음 이미지에서 퍼온 것


그곳에서 처음 먹었던 망고.

지금까지 그렇게 맛있는 과일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달콤한 맛에 반해 시장에서 사 온 대여섯 개의 망고를 나 혼자 다 먹었다. 망고에 그리 큰 씨가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망고를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그런 나를 무척 신기해했다.

한국에 돌아와 망고를 사 먹었지만, 그때 맛이 나지 않아 실망했다. 역시 과일은 현지에서 먹는 게 최고!



2. 스쿠버다이빙과 포세이돈  


다음에서 퍼온 것

나는 물을 무서워한다. 스쿠버다이빙도 처음이었다.

물에 들어가기 전 겁을 잔뜩 먹었다. 교육을 받는데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처음 해보는 호흡법이 너무 어려웠다. 현지 스쿠버다이버가 가르쳐주는데, 결국 못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스쿠버다이버는 난감해하며 물러났고, 남편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못 하겠어? 하지 말까?"


갈등이 일었다. 나 때문에 남편도 즐기지 못할까 봐.

한편으론 다들 하는 걸 혼자 못 하는 것도 싫었다. 못 하고 한국에 돌아가면 억울할 거 같아 용기를 짜냈다.


"아니야. 다시 해볼게."


다이버를 다시 불렀다. 그의 말에 따라 차근차근 해보았다. 처음보단 나았지만, 아직은 불안했다.


'에라, 모르겠다. 바다에 들어가서 해보면 답 나오겠지.'


처음 바닷속에 들어가서는 호흡도 잘 안 되고, 혼자 헤엄치기도 무서워 남편 손을 꼭 잡고 다녔다. 겁이 나서 주위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는데, 다이버가 동영상을 찍어주느라 계속 뭔가 지시했다. 좁아진 시야와 위축된 몸 때문에 다이버가 뭘 요구하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호흡이 자연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아하, 이렇게 하는 거구나!’


그때부터 마음이 놓여 주변을 둘러보았다. 맑은 바닷물 속은 경이로웠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물고기들이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여유가 생기니 다이버의 요구도 알아차렸다. 언제 겁을 먹었냐 싶게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웃어주었다. 그리고 꼭 잡고 있던 남편의 손을 놓았다.

천천히, 온몸을 부드럽게 놀려 헤엄쳤다. 시원한 바닷물이 온몸을 감싸고 있는 걸 느꼈고, 신비로운 세상에 와 있는 듯했다.


‘아아, 좋다.’


사람들이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시간이 다 되어 바다 위로 올라왔을 때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오~ 손 놓고 혼자 헤엄 잘 치던데! 좋았어!"


그럼. 여행을 왔으면 즐겨야지. 그리고 여기 외국이잖아.




2일 차 저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빠듯한 일정에 완전히 녹초 직전이었던 우리는 가이드의 제안에 임성은이 하는 포세이돈을 방문했다. 와아! 호화로운 궁전에 온 것처럼 꾸며진 마사지숍이었다.


"여기가 그렇게 유명하다며?"


인터넷에서 보았던 곳이어서 매우 흥분이 되었다. 개별 객실에 들어가 마사지를 받는데...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둘 다 쿨쿨! 마사지사들이 흔들어 깨우기에 눈을 떴더니 마사지를 어떻게 받았는지도 모르게 끝나 버렸다. 덕분에 종일 노느라 녹초가 난 몸으로 호텔에 돌아와서도 숙면을 할 수 있었다. 다음날 일어나니 몸이 개운~.

우리에겐 마지막 3일째 여행이 남아 있었다.



3. 선셋 세일링



마지막 여행의 하이라이트. 여행 전체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바로 전통 배 위에서 본 석양이었다. 파란 돛과 양쪽 날개에 그물이 쳐진 ‘팔라우’라고 부르는 배였다. 날개는 굵은 대나무와 둥근 목재로 만들었고, 그물망으로 엮어 그물 아래로 바닷물이 경쾌하게 튀어 오르던 배가 특이했다.

그물 위에 비스듬히 드러누워 남편과 함께 바다 끝 붉은 노을을 말없이 바라보았던 그때.

어렵게 재혼하여 새로운 인생 2막을 열게 된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던 그때.

모든 잡다한 생각과 걱정거리를 까맣게 잊게 해주었던 그곳, 보라카이에서의 마지막 날이던 그때.

한국에 돌아가서도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자고 마음속으로 기원하며 붉게 물들어가는 이국의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 석양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자리 잡아, 힘들거나 지쳐 있을 때마다 끄집어내는 장면이 되었다. 그때 배 위에서 보았던 석양을 떠올리면 벅찬 감정도 같이 떠올라 축 처졌던 기분이 되살아나곤 했다.

내게 그 이국의 바다와 석양은 힘들 때 먹는 달달한 케이크처럼 마음을 녹이는 추억이다.




코로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가장 걱정스러웠던 게 있다.


"이제 외국도 마음대로 못 가게 되는 거 아냐?"


언제까지 기승을 부릴지 모르는 코로나. 남편과 꼭 보라카이에 다시 가기로 했는데, 결혼 10주년 때도 여행 금지면 어쩌지?

다음 달 2월 23일이면 결혼 8주년이다. 10주년까진 2년이 남아 있지만...


"아, 제발 올해 안엔 코로나 좀 사라져라!"


예전엔 몰랐다. 마음만 먹으면 외국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다음에, 다음에 하며 미뤘던 여행. 막상 코로나로 인해 여행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시대가 되고 보니, 이국을 밟아볼 기회가 다신 없는 거 아닌지 마음이 불편하고 무겁다.

나이가 들면 세계여행을 가는 게 꿈이었고, 몇 해 전에는 남편에게 생각지도 못한 크루즈 티켓도 받았다. 5년 동안 적금처럼 부으면 갈 수 있단다.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하고 싶다고 혼자만 생각했던 나는 그 티켓을 받고 얼마나 감격했던가.

여행도 갈 수 있을 때 가는 거다.

코로나가 사라지는 때가 오면, 결혼 10주년이 되면, 나이가 더 들면, 남편과 함께 보라카이도 가고 크루즈 여행도 하고 이국땅 그 어디쯤에서 자유를 만끽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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