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앞서 감각 훈련이 먼저다.
초급편에서 강조, 또 강조했던 말이다.
글은 머리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각적인 경험 없이는 글을 쓰기 어렵다.
경험(아날로그) + 글(디지털)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이해하지 못하고선 글의 원리를 알지 못한다.
언어 표현을 하려면 아날로그 언어와 디지털 언어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무턱대고 디지털 언어만 사용하면 전달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초급편에서 아날로그 언어를 익혔다면, 중급에선 전략적인 스킬에 속하는 구성을 배운다.
서론, 본론, 결론.
3단계는 패스!
말과 글의 기본이 되는 4단계 구성을 배워보자.
글 좀 쓴다 하는 분들은 기승전결이 어렵나, 의아할 것이다.
그런데 원래 기본기를 익힐 때가 제일 어렵다.
기본을 알면 응용은 쉬워진다.
평소 기승전결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게 생각처럼 단순하지가 않다.
글은 말의 습관과 닮아 있다.
우선 나의 말하기 습관을 알아보자.
천차만별의 이야기 구성이 나온다. 기승전결로 잘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조차.
기기기승전결(도입부가 너무 길게 늘어짐)
승전결('기'가 생략. 본론부터 들어감)
승승승승(주제 없이 소재만 달리 해서 줄줄 늘어놓음)
기승결(반전 없이 밋밋)
결(결론만 말함)
결승전(순서가 오락가락)
승결기전결승...(중구난방)
이처럼 사람들마다 언어 습관이 굳어져 있다.
기승전결은 깔끔하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주로 시간선을 타고 맥락에 맞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는 한 주제로 3분 이내에 끝낸다.
3분 이내로 끝내려면 짧은 이야기 한 토막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글을 쓸 때도 도움이 된다.
글은 나의 언어 습관과 닮아 있다는 걸 명심하자.
도입부에 속하는 '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의외로 이 부분을 생략하는 분이 많다.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는 배경과 설정이 정해진 상태이니, 본론부터 들어가 버린다.
상대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있었던 이야기인지 몰라서 시작부터 몰입이 깨진다.
음식점을 예로 들어보자.
'기'는 이곳이 한식집인지 중국집인지 이태리 음식점인지 보는 것이다.
이곳에서 나 혼자 먹는지 친구랑 먹는지 회식을 하는지 등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여기서 무엇을 할지 설정하는 단계다.
언제(시간)
어디서(공간)
무엇을(설정. 궁금증. 사건의 시작)
독자는 머릿속에 기본 설정이 그려져야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어렵지 않다.
작가가 그려놓은 대로 독자가 따라오게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는 자기 나름의 설정을 해버리거나, 그마저 귀찮아서 포기해 버린다.
이제 본론이다.
사건이 시작되었다면 점점 확장시킨다.
기승전결 4단계는 구성이 간단해서 확장하기를 어려워하는데, 짧게라도 확장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오랜만에 여친이랑 데이트하러 가는 차 안.
1차 사건 : 갑자기 급똥이 마려웠다.
2차 사건 : 급히 차를 세우고 상가로 뛰어들어갔다.
3차 사건 : 헉! 문이 잠겨 있다.
이런 식으로 점점 사건이 해결되지 않게끔 주인공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기법이다.
점층법은 소설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일상을 이야기할 때나 에세이를 쓸 때도 이 구성법을 쓰면 훨씬 재밌고 풍성해진다.
조금만 신경 쓰면 같은 주제와 소재라도 다른 이야기가 된다.
(나부터 신경 쓰자. 이노무 귀차니즘 ㅋㅋ)
'전'은 또 다른 결론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비극적 결론이다.
도저히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 벼랑 끝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일어나 사건이 해결될 조짐이 보인다.
독자들에게 안도감과 결말의 기대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끝까지 읽게 만든다.
기대했던 결말에 이르면 독자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반대로 비극적 결말이라도 마찬가지다.
처음 설정에서 비극으로 할지 희극으로 할지 정해졌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대로 독자가 슬픔을 느꼈다면 성공한 것이다.
이야기가 밋밋하거나 잘 읽다가 김이 새 버리는 건 반전이 없기 때문이다.
별 거 아닌 이야기도 반전을 잘 활용하면 재미있어진다.
말을 재밌게 잘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자.
이들의 언어 속엔 반전이 담겨 있다.
점점 고지에 오른 사건이 해결된다.
주제를 결론에 와서야 아는 것은 아니다.
주제는 이야기 속에 이미 담겨 있다.
결론에서 그 주제를 더욱 확실히 한다고 보면 된다.
이야기 구성이 산만하면 나의 의도와 다르게, 주제가 뭔지 아예 모르거나 전혀 다른 해석을 해 버린다.
작가들 치고 말을 못 하는 사람을 거의 못 봤다.
그 이유는 글쓰기에서 언어의 습관을 들였기에 가능하다.
"나는 생각 정리도 잘 안 되고, 말도 잘 못해요."
이런 분들에게 글쓰기는 필수다.
특히, 구성법을 익히면 유머 있으면서도 깔끔한 전달로 인기를 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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