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자 이조영 Oct 17. 2022

강원도 1박 2일 맛집 투어

이런 여행 어떠세요?

첫날, 닭갈비의 고장 춘천으로~


10월 9일, 10일.
연휴를 맞아 남편과 여행을 떠났다.
강릉에 다녀온 게 어느덧 2년 전이다.
강원도는 많이 가서 이번에는 단양팔경을 보러 갈까 했으나!
날씨가 궂어서 급히 장소를 바꿨다.
급히 장소를 바꾼 덕에 무계획으로 떠난 여행.
그러다 보니 먹방 투어가 되어버렸다. ㅎㅎ



춘천 하면 닭갈비.

맛집으로 유명한 명동우미닭갈비집.

도착했을 때가 12시 반쯤이었나?

크지 않은 식당 안에 사람들이 북적댄다.

추적추적 비가 오고 있었는데도 연휴라 그런지 관광객들이 꽤 있었다.


대기 번호 7번.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차에 가서 기다렸다.

20분쯤 지났을까 한데, 전화가 온다.

드디어 우리 차례다!




닭갈비 1인분과 닭내장 1인분.

그리고 막국수를 하나 더 시켰다.

고기 양이 많진 않았는데, 막국수나 볶음밥을 더 먹으려면 둘이 먹기에 양이 딱 맞는다.

볶음밥을 주문했다가, 막국수 먹고 나니 배가 불러서 취소했다는~


닭갈비를 그다지 즐기질 않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닭갈비 중 최고였다!

“지금까지 먹은 닭갈비는 쓰레기였네.”

남편이 극찬한다.

 비결은 양념.

너무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양념이 진짜 맛있다!


꼬들꼬들하니 식감이 좋은 내장보다는 닭갈비가 더 맛있긴 하다.

양배추의 단맛이랑 잘 어우러져서 맛이 배가 된다.

그냥도 먹고, 쌈으로도 먹고, 막국수랑도 먹고.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이 맛있는 걸 이제야 먹다니.

닭갈비는 거기서 거기란 고정관념을 깨준 맛이었다.


닭갈비랑 닭내장이 13.000원.

싼 편은 아닌데, 맛있어서 제 값 한다 싶은.

막국수는 7,000원.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이 집은 누룽지 볶음밥이 유명해서 못 먹은 게 살짝 아쉽다.


⭐️⭐️⭐️⭐️⭐️

친절 ⭐️⭐️⭐️⭐️

가격 ⭐️⭐️⭐️⭐️⭐️

재방문 의사 ⭐️⭐️⭐️⭐️⭐️



춘천 레고랜드.

최근에 tv에서 본 적이 있어 호기심에 가보았다.

주차장에서 버스를 운행하는데, 죄다 애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다.

이거 아무래도 우리가 볼 곳은 아닌 것 같다.

비가 와서 춥기도 하고 돌아다니기 싫어진다.

멀리서 보이는 레고들도 조잡해 보이는 것이...

보고 싶은 마음이 싹 식는다.

“그냥 가자.”

“여기까지 왔는데 보고 가자.”

남편의 말에 버스를 타고 레고랜드로 향했다.

그. 런. 데!

“하루 이용료가 59,000원?! 입장료 따로 있는 거 아냐?”

하지만 입장료 안내는 없었다. ㅠㅠ

애들도 아니고. 이걸 꼭 봐야 할 이유도 없어서 다시 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ㅎㅎ



“어디 가지?”

“지도 봐봐.”

남편에게 지도를 찾아 보여주었다.

“고성에서 군 복무했었는데. 여기 갈까?”

동해안 쪽으로 다른 곳은 많이 가보았는데, 고성은 가 본 적이 없다.

북한이랑 가까운 최전방이라 볼거리도 딱히 없다.

“계획 없이 오니 이렇구나.”

다른 곳을 물색하는 동안, 남편은 계속 군 복무 얘기를 꺼냈다.

진짜 가보고 싶은 모양이라 행선지를 고성으로 정했다.

바닷가에서 차나 마시자 하고는 카페를 검색했더니, 샌드 스케치란 곳이 나온다.




드넓은 바닷가.

비가 와서 날씨가 궂은데도 서핑하는 사람들이 보여 깜짝 놀랐다.

관광객도 꽤 되었다.

날이 추워 바닷가 바로 앞에 있는 샌드 스케치로 들어갔다.

주문한 차를 가지고 2층에 올라가 잠시 바다를 보며 힐링했다.

항상 날씨가 좋을 때 와서 그런지 궂은 날씨에 오는 것도 괜찮다.

 더 운치가 있달까.

별말 없이 앉아 바다만 보고 있어도 좋다.

“동해는 날씨랑 상관없이 좋네.”

“그러게. 여행 오길 잘했다.”

단양이 아닌 강원도로 온 아쉬움을 말끔히 씻겨 주었다.



저녁엔 순두부를 먹을 예정이었으나, 순두부 집들이 대체로 아침, 점심 장사를 해서 일찍 문을 닫는다.

뭘 먹을까 검색해 봤더니, 이런.

고성은 마땅한 장소가 없다.

이럴 수가!


그나마 유명한 맛집이 ‘장미 경양식’.

강원도까지 와서 돈가스를 먹는 게 내키지 않았지만, 백종원 때문에 유명해진 곳이라기에 가보았다.

날은 이미 깜깜해졌고, 도착하자 주차할 곳이 없다.

남편이 주차할 곳을 찾는 사이, 먼저 올라갔다.

외관이 너무 허름해서 놀랐는데, 좁은 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가서는 더 놀랐다. 너무 작아서.

하지만 진짜 놀란 건 자리가 꽉 차 있었다는 거다. 헐.

얼마나 맛있길래 여기까지 와서 먹어?

마침 한 자리가 비어 냉큼 가서 앉았다.


치즈 돈가스는 재료 소진으로 없고.

돈가스 두 개를 시켰다.

주문을 하자마자 수프가 나온다.

영락없는 옛날 수프 맛이다.

별 맛이 없어서 괜히 온 거 아닌지 후회가 되려는데.

남편이 들어온다.

남편 앞에도 수프가 놓였다.

수프를 먹던 남편 얼굴이 떨떠름하다.


돈가스가 나왔을 때도 별다른 점이 없었다.

오이무침이 나온 거 말고는.

첫맛은….

그냥 그랬다.

이게 유명할 맛인가?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곧 반전이 있었으니!

돈가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저걸 다 먹었다는 사실.

먹으면서 백종원이 왜 맛있다고 했는지 알 것 같은 맛이었다.

일단 소스가 자극적이지 않다.

돈가스가 부드럽고 느끼하지 않다.

돈가스는 몇 번 먹으면 금방 질리는데, 전혀 질리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계속 먹힌다.

다른 테이블에 젊은 부부가 곱빼기로 시킨 이유를 알 것 같다.

은근 중독돼.




고성 갈 일이 생기면 한 번쯤 들러봐도 좋은 곳.

손님이 많아서 그런가, 직원들이 대체로 힘이 빠진 목소리다.

친절하지 않은 건 아닌데, 너무 지쳐 있어서 나까지 힘이 빠진다.

바빠서인지 탁자도 제대로 안 닦아서 끈적끈적~ ㅠㅠ

직접 닦으면서 살짝 짜증이...

설거지는 제대로 하나 모르겠네. 찝찝햐.

유명한 것도 좋고 영업도 좋지만, 기본은 하면서 장사해야 하지 않을까?

인테리어도  취향은 아니었다.

레트로 감성 충만한 실내를 좋아하면 몰라도, 일부러 찾아오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돈가스 11,000원.


⭐️⭐️⭐️⭐️

친절 ⭐️⭐️⭐️

가격 ⭐️⭐️⭐️⭐️



아침에 순두부를 먹기로 해서 속초로 넘어왔다.
속초에서 유명한 김영애 할머니 순두부집이 학사평에 있다.
미리 예약을 안 했더니 호텔이고 펜션이고 죄다 차서 잘 곳도 없었다.
즉흥여행은 이래서 싫어!
비싼 모텔비(너무해. ㅠㅠ) 주고 잔 곳은 불편해서 제대로 잠을 못 잤다.
밤새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창문이 덜컹거려서 자꾸 잠을 깬 데다, 침대도 불편.
돈가스를 먹은 게 소화가 안 돼서 배도 아프고. ㅠㅠ
밤새 식은땀을 삐질대다가, 다음날 아침을 맞았다.


둘째 날, 설악산 비선대를 가다.



김영애 할머니 순두부집으로 가려다가, 혹시나 싶어 더 검색을 해봤다.

오~ 특이한 메뉴들이 보인다.

순두부에 해물을 넣어 특별함을 더했다.

남편이 전날 짬뽕 얘길 한 게 떠올라 이곳으로 정했다.


하성 짬뽕 순두부집.


남편은 전복 짬뽕 순두부. 18,000원

나는 성게알 순두부. 20,000원

각자 먹고 싶은 걸 시켜서 먹었다.

맛이야 말해 뭐해~

술도 안 마셨는데 해장하는 맛? ㅎㅎ

돌솥밥이 나오는 것도 마음에 든다.

나중에 누룽지로 마무리하는데, 와아!

진짜 맛은 누룽지였구나.


밋밋한 순두부가 싫은 분들은 해물 순두부도 괜찮은 듯.

엄청 맛있다는 아닌데, 건강식을 먹는 기분이다.

아침으로 부담도 없고.

가격은 좀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학사평 순두부 마을에는 맛집들이 많아 재방문 의사는 없다.


⭐️⭐️⭐️

가격 ⭐️⭐️⭐️

친절 ⭐️⭐️⭐️⭐️





밤새 바람이 불더니 강풍주의보가 내렸다.

여기까지 왔으니 설악산이나 가자 하고는 출발했다.

가는 길에 큰 무지개가 떴다.

처음 보는 광경에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었다.

우리 앞으로 차들이 쭉 멈춰서 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게 보인다.


바람 때문에 케이블카 운행이 중지됐다.

입구에 있는 찻집에서 따뜻한 차를 마신 뒤, 우리는 비선대로 향했다.

산책 삼아 다녀올 수 있는 길이라기에 마음이 놓였다.

비선대까지 올라갔다 오니 1시간 반 가량 걸린다.

아침 걷기 운동하지 않은 걸, 이걸로 대신했다.


날은 궂어도 설악산의 풍경은 여전히 멋있다.

단풍이 막 물들기 시작해서 나무 끝이 불그스름하다.

곧 단풍이 울긋불긋 진하게 물들겠지.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너희들 참 대단하구나! 너무 멋지다. 고맙다. 덕분에 사시사철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

산은 산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계곡은 계곡대로.

피톤치드 가득한 설악산의 맑은 기운을 느끼며 내려왔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인제 청정골 산채전문식당.

집으로 가는 길에 점심을 먹자 하고는 찾아간 곳.

여기 진짜 대박이었다는!!

주인이 직접 캔 산채나물이 18가지.

세상에나!

비슷비슷해 보여도 다 달라서 놀란!

“이거 밥이 아니라 약 아닌가요?”

18가지 나물에다 고사리랑 무채까지 넣으니 20가지.

밥이 2인분이 되어버렸다. ㅎㅎ

자작한 강된장이 나오는데, 그걸 넣고 비벼서 혼자 다 먹었다는 거 아닌가.

산채비빔밥도 맛있었지만, 시래기국인가?

그게 또 어찌나 맛있던지. ㅠㅠ

너무 많이 먹으니 남편도 놀래더라는. ㅎㅎㅎ


그것도 모자라서 감자전을 시켰는데….

우와!!

이거 별미다!!!

감자전이 어쩜 이래?

쫀득쫀득, 부드럽고 고소하고.

이런 감자전은 첨인걸??


“먹은 것 중에서 어떤 게 제일 맛있었어?”

“닭갈비랑 감자전.”

“둘 중에서 하나만 꼽자면?”

“감자전.”

“나도.”

우리 부부의 최애 음식은 감자전이었다.


산채정식 15,000원

감자전 10,000원


⭐️⭐️⭐️⭐️⭐️

가격 ⭐️⭐️⭐️⭐️⭐️

친절 ⭐️⭐️⭐️⭐️⭐️

재방문 의사 ⭐️⭐️⭐️⭐️⭐️








매거진의 이전글 시부모님이 해주신 흑염소 진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