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무비패스 리뷰] 서치 (2018)

가장 현대적인, 그래서 더할 나위 없이 현실적인 추적 스릴러

by 예은

사라진 딸, 그리고 딸을 찾아 추적하는 아버지. 떠오르는 영화가 하나 있을 것이다.

"I'll find you and I'll kill you."로 유명한 그 [테이큰]이 말이다. 사실 그동안 납치된 자녀를 찾아 헤매는 부모의 모습은 테이큰의 '리암 니슨'의 이미지로 수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영화가 재밌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리암 니슨이 아니기 때문에 공감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진짜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아버지'가 사라진 '딸'을 '현실적으로' 추적하는 영화라고 장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도 가장 트렌디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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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의 영상이 낯설지 않은 이유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박수를 쳐주고 싶은 부분은 단언하건대 참신하다는 말로도 다 표현 못할 연출력이다. 영화의 모든 등장인물은 카메라에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항상 2차적 매체, 예를 들면 영상통화 속 모습이라던가, 노트북의 캠을 통해 비친 모습, 개인 방송 속 모습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등장할 뿐이다. 이에 맞춰 등장인물 간의 대사 중 많은 부분도, 실제적인 대화가 아닌, 챗과 챗으로, 전화와 전화로 이루어진다.


사실 이 영화에서 카메라가 직접 담고 있는 부분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말 그대로 영상 속의 영상이 이 영화의 전부다.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혁신적이고 실험적일 것지만, 그래서 우려가 앞서지만, 영화를 본 순간 이 우려는 모두 집어치우게 될 것이다. 전혀 지나치지 않은, 그럼에도 참신함을 잃지 않은 영상들이 너무 깔끔해서 보는 내내 껄끄러울 구석이 하나 없으니까. 소재, 배우들의 연기, 스토리 라인 다 둘째치고 이 영상, 연출은 말 그대로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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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 영상들로 이루어진 커다란 영상을 보고 있는 우리는, 이 영상 속의 영상이 낯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아니라는 것을 금방 자각할 것이다. 생각보다 금방 익숙해진다. 아니, 사실 처음부터 그다지 낯설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아마도 우리의 현실에서의 모습이 영화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스마트폰이 서비스된 지 어언 10년쯤 되었을까. 우리는 그새 실제 만남보다 sns로 자주 만나고, 말로 하는 대화보다 글자로 하는 대화가 익숙해져 버렸다. 영화의 주인공 '데이빗 킴(존 조)'의 가족처럼, 삶의 모든 과정에서 온라인을 거치지 않은 부분이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영상 속의 영상이라는 영화의 연출은 연출의 측면에서 참신하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관객이 보기에 낯설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그 조그마한 창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까. 마치 영화 속 모든 내용이 조그만 창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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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 Bad or Good?


영화의 핵심 소재가 SNS인 만큼, 영화에서는 그동안 많이 제기되었던 SNS의 양면성 역시 집고 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SNS에 대한 호불호는 아주 천차만별일 것이다. 영국의 퍼거슨 감독이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고 혹평했다면, 또 누군가는 SNS가 가져오는 순기능에 대해 감탄할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SNS의 장점과 단점 두 가지를 다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넓고 어마어마한 손 안의 세상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켰는지를.


영화에서 그려진 SNS의 장점을 꼽자면, 데이빗이 딸 '마고(미셸 라)'를 찾는 과정에서 얻은 수많은 도움들 일 것이다. SNS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었고, 데이빗은 딸의 정보들을 SNS를 통해 배워야 하는 정도였다. 엄마의 죽음으로 소원해진 딸과의 관계에서, 딸이 자신을 표현한 각종 SNS를 통해 데이빗은 딸이 어떤 상황이었고, 딸이 왜 납치되었는지를 추적해나간다. 무수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는 점, 그래서 각종 범죄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영화에서 그려진 우선의 SNS의 장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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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SNS의 단점도 나타난다. 마고의 납치사건에 있어, 가해자 측은 인터넷 최고의 장점이자 단점인 '익명성'을 무기로 진실을 은폐하고, 암호화시켜 물밑으로 가라앉혀버린다. 그리고 새로운 증거, 자신을 범인으로 몰 수 없는 증거들을 만들어내 정보의 바다에 흩뿌린다. 익명성,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공간적 특성상 진정성이 결여된 행동이 계속되고, 이는 범죄라는 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누군가를 쉽게 속일 수 있고, 불리할 때는 숨을 수 있는, SNS의 익명성이라는 단점을 영화는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SNS가 좋아, 혹은 나빠라는 한쪽 편의 손을 들어주고 있지는 않다. 영화는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뿐이다. 우리가 너무 손쉽게 사용하고 있는,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그 기술이 어떠한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지를 말이다. 영화는 보여줬고, 선택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점과 단점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어디에 위치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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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연출에 뒤처지지 않는 스토리의 깔끔함


연출이 너무 뛰어나서 다른 요소들이 묻히는 감이 없지 않지만, 단언할 수 있다. 영화의 스토리도 꽤나 깔끔하다고. 우선 스릴러?를 표방한 작품치고 액션신은 전무하다. 모름지기 스릴러의 핵심 요소는 과격하고 화려한 액션신이거늘 말이다. 그렇다고 스릴 있지 않다? 그건 진짜 큰일 날 소리다. 영화는 충분히 스릴 넘쳤다. 긴장감도 적당했고, 오히려 나는 큰소리가 난무하는 스릴러 영화보다, 이렇게 절제된? 스릴감은 선사하는 영화가 더 긴장되고 좋은 것 같다.


추측해보자면, 이런 스릴감을 잘 유지시켜준 건 잘 깔아 둔 복선과 복선을 모두 수거해간 매끄러운 스토리 전개인 것 같다. 곳곳에 복선이 꽤나 많은 편인데, 모든 복선들이 영화 후반부에는 다 거둬지면서,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참혹한 범죄 장면이나, 범죄자들을 깨부수는 사이다 장면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장면들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스릴러였더고 나는 자부하겠다.





실험적이지만 성공적인 연출에 우선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영상 속의 영상이라는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연출을 영화 속에 잘 안착시켰다. 더불어, 이러한 뛰어난 연출을 해치지 않은 깔끔한 스토리도 아주 완벽했다. 큰 액션신이 없음에도 충분히 스릴 넘쳤고, 영상적 요소로 재미를 안겨준 동시에, 핵심 소재인 SNS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든 것 같아 의미 있었다. 정말 디지털 시대의 스릴러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나의 별점 : 4.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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