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무비패스 리뷰] 명당 (2018)

누구보다 소재에 충실했던 영화. 풍수지리란 이런 거다!

by 예은

[관상], [궁합]과 연결되는 역학 영화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천만을 넘은 [관상]과 기대에 비해 아쉬움이 많았던 [궁합]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 반 우려 반인 작품이었다. 과연 [관상]의 뒤를 이을지, [궁합]의 뒤를 이을지 나 또한 걱정 반 두근거림 반으로 영화를 봤다. 영화는.... 딱 [관상]과 [궁합] 사이에 있는 느낌이랄까..? 재밌었지만 아쉬운 구석이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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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에 충실한 스토리


이번 영화의 소재는 '명당', 즉 풍수지리다. 남향의 집이 살기에 좋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접한 가장 흔한 풍수지리는 이런 것이었다. 거창하게 어느 땅이 어떻게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배산임수에 남향의 집이 살기에 좋다는 것. 사실 풍수지리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해왔다. 이 영화는 이러한 풍수지리설을 좀 더 전문적으로, 그리고 역사적 사실과 엮어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가야사 소실이라는 실제 역사 속 사건을 스토리로 잘 엮은 것 같다. 역사에서는 가야사가 2대 천자, 즉 왕을 배출하는 명당이라 흥선대원군이 가야사를 불태우고 아버지인 남연군의 묘를 썼다라고만 기록이 되어있다면, 영화에서는 이 명당을 가지고 당시 세도가였던 장동 김 씨 일가와 '흥선대원군(지성)', 그리고 땅을 지키려는 지관 '박재상(조승우)'의 대립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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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풍수지리는 잘 모르지만, 영화가 가야사 사건을 땅의 기운을 읽는 지관과 땅의 운을 탐내는 세도가들의 대립을 풍수지리라는 코드로 잘 해석한 것 같다. 특히 끝까지 박재상이 가야사를 지키려 한 이유가, 가야사가 2대 천자를 배출하지만, 이후 폐망하는 흉가라는 이유에서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실제로 절을 태운 흥선대원군은 아들을 왕으로 만드는 것은 성공했지만, 그 아들이 왕이 되었을 때 나라는 망했으니. 심지어 아버지의 묘도 외국인에 의해 도굴당하고 말이다. 사실 영화는 현대에 쓰인 거라 끼워맟추기다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소재에 충실하며 개연성도 놓치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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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분배 실패


가장 클라이맥스의 이야기가 가야사 사건이라고 보면, 이 영화의 핵심인물은 '박재상(조승우)'과 '흥선대원군(지성)'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중심을 잡은 조승우에 비해, 지성의 임팩트는 크지 않아서 좀 당황스러웠다. 아니, 사실 임팩트는 장동 김씨가 다했다. 특히 '김좌근(백윤식)'의 장악력이란.. 나는 영화 중반부까지 당연히 이 영화가 박재상-김좌근의 대립구도인 줄 알았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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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대상 세도가문의 영향력이 셌던 것 역시 '김좌근'의 어마어마한 카리스마에 한몫할 것이다. 왕도 무릎 꿇리는 카리스마니 말 다한 거겠지. 이런 김좌근의 다음에 나와서 그런 것일까. 흥선대원군의 카리스마도, 심지어 장동 김씨 일가인 '김병기(김성균)'의 카리스마도 많이 묻혀버렸다. 그래서 가장 클라이맥스여야 했던 가야사 소실 장면에서 흥선의 임팩트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악역이 끝없이 이어져 나오는 느낌을 줘서 막판에는 좀 지쳤다. 악역 1인 '김좌근'이 죽자, 악역 2인 '김병기'가 나왔고, '흥선'에 '정만인'까지.... 무슨 도장깨기도 아니고 박재상의 땅 지키기 게임도 아니고 말이다. 하나 죽으면 하나 나오는, 끝없는 악역의 굴레가 보다 보니 또 나와?를 저절로 생각나게 하더라. 그래서 좀 아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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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이거 저거


사실 다 떠나서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웠던 캐릭터는 헌종이었다. 아무래도 아직 어린 배우라 발성 같은 게 사극 발성이 아니어서 중간에 깨는 부분도 있었고, 아무리 세도 정치의 시대라 할지라도 왕정 국가의 왕인데, 장동 김 씨 일가를 띄워주느라 너무 유약하게 그려져서 안타까웠다.


그리고 너무 모든 것을 부동산으로 환원하는 듯한 마지막 부분도 아쉬움이 남는다. 가야사까지는 그래도 좋았는데, 신흥무관학교의 뜬금없는 등장은... 보다가 이게 뭐지? 싶었던 것 같다. 물론 모든 일에 터가 중요하다지만, 시기가 시긴데 그 사람들이 땅을 물어물어 학교를 세우진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너어무 소재에 충실했구나 싶었던 장면이었다.





소재에 가장 충실한 영화였다. 관상보다도 소재에 많은 비중을 할애한 느낌이다. 그래도 메인 스토리인 가야사 소실은 풍수지리와 꽤 매끄럽게 엮여 꽤나 개연성 있는 전개가 진행되어 좋았다. 다만 너무 끝부분까지 풍수지리를 고집해 마지막에는 좀 지나치지 않을까 싶은 장면이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꽤나 괜찮았지만, 박제상 역의 조승우와 김좌근 역의 백윤식 말고는 임팩트가 없었다. 소재를 확실히 살린, 나쁘지는 않은 영화였다.


나의 별점 : 3.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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