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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u jour de huit Oct 22. 2020

여덟번째 날, 다시 오늘.

일주일을 펼쳐 놓고 세어보는 여덟번째 날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습니다.

네, 이 코로나 시국에 파리에 살고 있습니다.

벌써 9년째, 이 도시에 살며 

'오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냥 일상의 이야기들을 기록할 공간이 필요해 찾은 곳이 이 곳 브런치 입니다. 아마 내가 살아가는 이 곳의 오늘 이야기들을 적어나가게 될텐데, 작가 이름을 뭐라고 해야할지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 한참 망설이다가 프랑스어로 '오늘'을 의미하는 ‘Aujourd'hui(오죠흐드위)' 라는 단어로 선택했는데, 하필 작은 따옴표는 작가명에 쓸 수 없는 기호라고 합니다.


아쉬운 대로 프랑스어 단어 'Aujourd'hui'의 원래 의미를 가지고 있는, au jour de huit(여덟번째 날) 이라는 표현으로 풀어서 썼습니다. 문장기호 없이 깔끔하게요.


프랑스에서는 '오늘'을 여덟번째 날이라고 부릅니다. 오늘이 '월'요일이라고 치면, 월-화-수-목-금-토-일-월 이렇게 여덟번째에 되돌아오는 요일이라는 의미이지요. 그래서 일주일의 기간을 준다고 할 때는 8일 이라고 쓰고, 2주간의 기한을 준다고 할 때는 15일 이라고 씁니다. 같은 요일이 다시 되돌아오는 시점을 기준으로 한 주를 세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은 7일, 2주는 14일 이렇게 7의 배수로 한 주가 똑 떨어지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셈 법입니다.


'다시 돌아옴' 을 세는 프랑스식 셈 덕분인지, 오늘 이라는 말을 프랑스어로 내뱉을때면, 마치 지금 사는 오늘이 돌고 돌아 다시 여덟번째 날의 또 어느 한귀퉁이로 돌아올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오늘을 잘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담담하게 내가 사는 오늘을 글로 적어 내려가며, 그 하루의 모습들이 또 어떤 모습으로, 어느 미래의 한 귀퉁이로 찾아올 지 지켜보려 합니다.


벌써 꽤 오랜 시간을 눈으로 남의 글 구경하러만 들어오던 공간에 드디어 한 편의 글을 남기네요. 끝이 창대할 것 까진 바라지도 않는, 미약한 시작입니다.


Aujourd'hui, il fait beau.

오늘을 날씨가 좋네요,

다시 돌아올 여덟번째 날에도 오늘만큼만 좋은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From.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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