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밥상이라 하면 엄마 밥상을 떠올리기 쉽다. 어머니의 밥상. 어머니의 밥. 그러나 정작 어머니는 그 밥상에서 같이 밥을 드시지 않았다. 정성 가득한 진수성찬을 만들어 놓으시곤 좁은 의자에 앉거나 좁은 탁상에 걸쳐 대-충 먹으셨다. 밥상에 차린 산해진미는 그녀 남.편이나 당신이 먹었을 거다.
노란 장판 위에서 먹던 추억의 음식은 어머니의 밥이 아니라 그 시절 그때의 밥이다. 감성에 젖어 떠오르는 과거. 그때의 생선조림. 우월감. 잡채. 거만함. 불고기. 미숙함.
추억 뒤에 남겨진 진실은 엄마의 역할이었다. 밥상을 차리기 위해 아침을 먹으면서 점심 생각을 하고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 생각을 하는 삶. 밥상에 올리는 밥은 새것이어야 하고, 국은 항상 따뜻해야 한다.
엄마의 요리에는 작은 투정들이 따랐다. 간이 좀 짠 것 같다 고기가 덜 익은 것 같다 닭비린내가 나는 것 같지 않으냐. 그런 이야기를 되새김질하며 설거지를 했다. 쌀을 씻는 것부터 그릇을 씻기까지 모든 과정은 엄마의 역할이었다. 당신이 추억이라고 뭉뚱그려 일컫는 시간에 엄마는 엄마의 이름으로 강요되고 희생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인 사람은 없다. 엄마에게도 자신으로서의 시간이 있었다. 자랑스러운 딸이고 존경받는 누나이고 잘나가는 친구이던 시간. 엄마도 밥상의 주인공이고, 고기반찬을 사는 이유였다. 누군가의 꿈이기도 자랑이기도 한 존재. 언제부터 엄마는 다른 사람의 밥상을 고민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어떻게 다 견디고 살 수 있을까.
원래 엄마가 되면 다 그런 거야. 엄마니까 하는 거지. 엄마가 아니면 누가 하겠니. 누가 하겠니. 누가. 한다고.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