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지수 'ME' 앨범 리뷰
4월 7일에 공개된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EP.14'에 출연한 지수는 앞서 공개된 블랙핑크 멤버들의 솔로앨범을 생각했을 때 부담이 컸을 것 같다는 호스트 이영지의 걱정에 "근데 생각보다 아무 생각이 없어요"라고 대답한다.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며 그는 다른 멤버들의 솔로곡은 그들 각자만의 것이었다고 말한다. 데뷔 후 6년, 어느덧 7년 차 아티스트가 된 지수는 블랙핑크 멤버 중 마지막으로 자신의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앨범명은 'ME', '나'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지수를 온전히 담아낸 이번 앨범은 다른 멤버들의 솔로곡은 그들의 것이었다고 한 그의 말을 자신에게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ME', 다른 누구도 떠오르지 않는 지수의 음악이다.
'ME'의 타이틀 곡, '꽃(FLOWER)'을 이루는 모든 음악적 요소는 지수에게 집중돼 있다. '꽃'은 독특한 사운드의 베이스 위에 동양적인 요소가 결합돼 몽환적인 분위기의 타이틀곡이다. 808 베이스를 기반으로 강렬한 비트가 특징인 블랙핑크 음악과 달리 이지리스닝에 집중한 편곡은 곡의 중심이 되는 지수의 보컬을 받쳐주는 역할에 충실하다. '꽃'의 첫 가사 "ABC 도레미만큼 착했던 나"는 곡을 재생한 지 17초가 돼서야 들을 수 있다. 2분 54초 길이의 짧은 곡에서 첫 가사가 나오기까지 16초 동안 두 차례에 걸쳐 "eh eh eh eh"라는 지수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다. 허스키한 동시에 비음이 살짝 섞인 지수의 음색을 돋보이게 하는 발음과 음역대는 보컬의 매력을 느끼게 하며 아무 뜻도 담고 있지 않는 도입부는 곡을 듣는 사람이 온전히 지수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만든다. 자신의 이별을 독백하는 가사는 자신의 감정보다 이별한 자신을 둘러싼 자연 배경에 집중하며 서정적인 느낌을 준다. 후렴의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가사의 멜로디는 동요 '우리 집에 왜 왔니'에 등장하는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의 멜로디를 가져와 익숙하고 중독적이다. 영어가사의 비율이 (블랙핑크 음악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것도 가사가 서정적인 분위기를 이루는 것을 돕고, 이러한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지수와 굉장히 잘 어우러진다. 블랙핑크 각 멤버들의 매력에 대해서 말할 때, 지수에 대해서는 흔히들 "동양 미인의 정석", "(한국 이름) 지수 같은 사람이 지수" 등의 동양적인 매력을 이야기한다.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와 콘셉트가 지수의 매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연출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대 최대 제작비를 투입했다는 뮤직비디오 역시 '최대 제작비'라는 단어에서 상상할 수 있는 화려한 액션이나 볼거리 없이 지수만을 보여준다. 해외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된 아름다운 장소는 지수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배경이 될 뿐이다. 댄서 외 얼굴이 등장하는 등장인물은 없으며 댄서들마저도 2절 벌스까지는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CHAPTER 1,2,3으로 뮤직비디오 내 이야기 전개가 있지만 이야기 자체에 집중했다기보다는 흐름에 따른 지수의 감정 변화와 연기가 주가 된다. 그렇기에 뮤직비디오를 본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요소에서 주인공이 되는 지수만 남게 된다.
두 번째 트랙인 'All Eyes On Me' 역시 지수를 담은 곡이다. '꽃'과의 차이점이라면 그의 매력을 표현하는 색채만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All Eyes On Me'는 경쾌한 드럼 사운드가 한 단계 업된 분위기를 만들며 리얼 기타와 베이스 사운드, 리드 라인 등이 현장감을 주며 지수가 콘서트에서 이 곡을 즐기며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 곡으로 특별히 돋보이는 것은 지수의 가창력이다. 블랙핑크 내에서도 안정적인 라이브로 유명한 지수다. 'All Eyes On Me'는 직접 블랙핑크 콘서트를 가서 지수 버전 'Clarity'를 들은 사람만 알았던, 저음부터 고음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가창력을 온전히 자랑한다. 마치 화보집 같은 뮤직비디오에 다양한 동양풍 드레스와 배경 속 지수를 등장시켜 그의 동양적인 매력도 놓치지 않았다.
이번 앨범 자신을 온전히 담았다는 지수의 확신은 'ME', '나'라는 앨범명에서부터 느껴진다. 그리고 앨범을 이루는 모든 곡과 곡에 담긴 음악적 요소, 뮤직비디오 등은 그의 확신을 단단히 뒷받침한다. 솔로 앨범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확립한 지수가 블랙핑크 멤버를 넘어선 솔로 아티스트로서 앞으로 쌓아나갈 필모그래피가 기대된다. 확실한 건 이번 앨범으로 그는 자신의 역량과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