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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점 Nov 25. 2021

6분의 1만큼 가벼워진다면

음악이 주는 위로에 대하여

On the moon where gravity is one-sixth,

will the weight of anxiety also be one-sisxth?



진부하지만 위로가 필요한 시대이다. '위로'라는 키워드가 하나의 유행처럼 존재해 우리는 나에게 위로를 주는 대상을 찾고 그로부터 위로받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초록창에 위로라고 검색해보자. 수많은 노래와 글귀, 자신을 위로해달라는 지식인의 사연까지 위로를 찾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아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기대한다. 나를 위로하는 저 대상은 나보다 성숙한 존재로서 나를 품어주기를. 누군가를 위로할 만큼 성숙하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성숙한 사람은 사랑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사랑을 한다. 여기 10년이 넘는 연예계 생활 동안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자 하는 성숙한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선미 팝의 창시자, 아티스트 선미다.

'가시나'를 시작으로 '주인공', '사이렌', '누아르', '날라리', '꼬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대상을 선미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민감할 수 있는 이 주제들을 통해 한결같이 말한다. 'Express yourself'  그렇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며 스스로와 직면한 선미는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되어 이제 대중에게 그 사랑을 돌려주고자 한다. 모든 앨범이 팬을 위한 것이겠지만 앨범 '1/6'은 특히 자신의 팬클럽, '미야네'를 많이 생각했다고 거듭 강조한 것처럼 선미의 1/6 앨범은 듣는 사람을 위한 다양한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우리에게 앨범의 주제와 같은 목소리로 들려주는 것은 앨범명과 동일한 제목의 곡, '6분의 1'이다.



앨범의 타이틀 곡은 아니지만 선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는 '6분의 1'은 곡을 듣는 내내 마음에 쌓인 걱정이 덜어지길 바라는 선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곡은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이라는 달에서는 마음의 무게도 6분의 1이 될 수 있을까?"라는 재미난 생각으로 시작한 곡이다. 통통 튀는 시티팝 사운드 위로 선미의 중저음 보이스와 깊이 있는 가사는 곱씹을수록 그 맛이 느껴진다.


여유로워 보이는 세상 속에서 혼자 서두르는 나, 그리고 나의 앞서가는 생각들을 표현한 "오늘 바람은 선선히 여유롭기까지 해. 또 다른 내 바람은 지나치리만큼 서두르려 해" 가사로 시작한 노래는 처음부터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그리고 귀 기울여 그 이야기를 듣게 한다. "마음에도 무게가 있나" 독백처럼 물어보는 가사에서는 짓눌린 마음의 물리적인 무게감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함께 무거운 마음으로 가사를 듣다 보면 달에 가고 싶다는 상상만으로 어느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 선미가 말한다. "내가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면 홀로 남겨진 넌 누가 지켜줄까 미움도 참 덧없다 이 밤도 저만치 저무는 것을" 무언가를 미워하는 무거운 마음이 가벼워졌음을 느끼며 홀로 남겨진 널 생각할 여유까지 갖게 된 선미는 조금 후련한 듯 보인다. 그러고는 그저 덤덤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바라본다. 노래가 끝나면 선미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달에서는 정말 내 마음의 무게도 가벼워질까?"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나의 마음의 무게가 1/6만큼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선미만의 위로가 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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