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U' 앨범 리뷰
"사랑이라는 게 정말 다양하잖아요. 또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본인의 상황에 맞을 때 (태연 앨범 안에서) 들을 수 있는 곡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너무나 흔하게 뻔하게 있는 거라고 느끼지 말고 다시 한번 사랑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 솔로 정규 3집 'INVU' 기자간담회에서, 태연
태연의 음악활동의 목표는 언제나 '듣는 이들의 공감'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지금의 나를 남기고 싶었다는 그는 듣는 이들이 함께 공감하기를 원한다. 많은 사람들과의 공감을 위해 늘 다양한 주제와 장르에 도전하는 태연의 정규 3집 앨범을 살펴보자.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다. 가요계에서 익숙한 주제이지만 태연은 이번 앨범을 통해 사랑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다각적으로 표현하며 다시 한번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메시지를 던진다. 앨범의 시작을 여는 곡은 선공개 싱글 'Can't control myself'이다. 태연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으며, 방향성과 콘셉트까지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는 이번 곡은 통제력을 잃은 위험한 사랑을 노래한다.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할 감정을 택했잖아"라고 말하는 이 사랑은 통제가 안 되는 것을 넘어서 '다 터질 것만 같아'라고 할 정도로 강렬하다.
곡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는 연극배우인 태연이 헤어졌지만 아직 사랑하는 연인과 거짓된 사랑 연기를 한다. 사랑이 끝난 슬픈 현실과 행복한 사랑을 연기하는 연극 장면이 번갈아 등장하며 "반복되는 Bad days 비참해 바닥난 감정 헛돌기만 해 헐거운 반지처럼" 가사와 같이 엇갈린 감정이 계속 헛돌며 반복되는 현실의 비참함을 극대화한다. 그리고 뮤직비디오의 첫 장면과 끝장면이 이어지는 것으로 "Ah 난 또다시 네게 되돌아갈 텐데" 비참한 사랑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암시한다. 뮤직비디오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도 우리는 나보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먼저 끝난 사람을 바라볼 때 같은 감정을 느낀다. 스스로도 '비참해 바닥난 감정'이라 느끼고 주위에서 "미쳤다 해도 뭐 어때"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사랑. 그 사랑의 결말은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책 'Only Time Will Tell'과 같이 흘러간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앨범의 타이틀 곡인 'INVU'의 화자는 'Can't Control myself'와 마찬가지로 혼자만 아끼지 않는 사랑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Can't Control myself'가 통제력을 잃은 사랑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한다면, 'INVU'는 사랑하기를 아끼지 않는 나와는 다른 '너'를 보며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한다. 'INVU'는 'I envy you'의 약자로, '나는 너를 부러워한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envy는 부정적인 질투, 시기를 표현할 때 주로 쓰이는 단어로, 부정적인 의미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자주 쓰이지 않는 단어이다. 'INVU'는 실생활에서 가볍게 '부러워'라고 말할 때 쓰지 않는 단어를 가져와 연인을 향해 말한다.
노래는 먼저 몽환적인 신스사운드와 함께 "Falling in Love 너에게 난 Opition 시작부터 다른 너와 나"라는 가사로 상대방에게 옵션과도 같은 자신의 처지를 덤덤하게 말한다. 후렴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고음과 "날 버리고 날 잃을수록 넌 반짝이는 아이러니" 가사는 곡의 주제가 되는 '질투'라는 감정을 극에 달하게 한다. 그러나 정작 후렴에서는 모든 악기가 조용해지며 비장하고 덤덤한 목소리의 "I N V U"에 집중하게끔 한다. "I N V U"는 상처는 받았지만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화자의 작은 반항이다. 태연은 뮤직비디오의 모든 장면에서 심지어 "지친 내가 보여"라는 가사에서 조차 당당한 모습을 유지한다. 이처럼 사랑에 대한 감정을 다각적으로 표현했다는 이번 앨범에서 태연은 비슷하게 보이는 비참한 사랑을 가지고 'Can't control myself'와 'INVU'에서 전혀 다른 태도와 감정을 이야기한다.
이외에도 앨범에는 그리움이 주는 행복을 노래하는 '그런 밤(Some Nights)', 이별이 다가올 현실을 부정하면서도 이별을 예감하는 'Set Myself On Fire', 더 사랑하는 쪽이 지는 거라면 이번에는 이기는 쪽에서 상대를 파멸로 이끄는 'Siren'과 헤어짐을 차갑게 통보하는 'Cold As Hell', 사랑을 전부 내준 후 후련함과 상실감을 느끼는 'You Better Not', 매번 상처받는 사랑에 이젠 다 지겹다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No Love again' 등 다양한 사랑의 감정들을 만날 수 있다. 태연이 들려주는 사랑의 감정들은 여러 사람을 사랑하면서 하나씩 느낄 수도 있고, 한 사람을 사랑하며 이 모든 감정들을 느낄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든 우리가 사랑을 하는 순간에 태연의 노래는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우리와 공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