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sode 2: Thursday's Child' 앨범 리뷰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전 시리즈 '꿈의 장'에서 '혼돈의 장'으로 넘어갈 때 본격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하기 앞서 'minisode 1: Blue hour'를 공개한 바가 있다. 'minisode'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세계관 안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 들려주는 작은 에피소드이며 이야기의 주인공인 소년의 감정에 집중한 구성으로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5월 6일부터 공개된 티저 영상들을 통해 미니 4집 'minisode 2: Thursday's Child'의 타이틀곡 'Good Boy Gone Bad'라는 제목에 완벽히 동화된 멤버들의 비주얼과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어두운 사운드를 선보였다. 이들이 방탄소년단의 동생 그룹으로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데뷔 때의 모습만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착한 소년은 없어"라고 말하는 오늘의 모습이 낯설 것이다. 하지만 K-POP 아이돌신의 세계관 중에서도 특별히 농밀한 세계관을 가지기로 유명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오늘은 지난 과거 위에 세워졌기에 모두를 납득시킬만한 충분한 근거를 가진다.
'꿈의 장: STAR'로 시작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꿈의 장' 시리즈는 나와 다르면서도 닮은 친구들과의 설레는 만남, 마법 같은 모험,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힌 이들의 위기를 이야기하며 각 상황 속에서 소년들이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리고 지난 '혼돈의 장' 시리즈에서 위기 속에 있던 소년은 '너'를 만났다. 구원처럼 나타난 '너'라는 존재로 인해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얼어 버렸던 소년은 세상과 싸우거나 또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친다는 선택권을 갖게 되었다.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을 통해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사실에 유일한 확신을 가진 소년은 '너'와의 사랑을 위해 'LO$ER=LOER'에서 "두 손엔 hunnit bands"을 들고 "빌어먹을 세상 너머"로 "회색빛 차를 타고" 달아났다. 스스로도 'LO$ER=LOER'라고 말하는 소년의 불안정하고 치기 어린 사랑은 결국 이별을 맞이해 "I know I Love You"라는 고백은 "Good Boy Gone Bad" 외침으로 변했다.
그렇게 'minisode 2: Thursday's Child'은 첫 이별을 경험한 소년의 오늘이며 앨범의 모든 곡은 소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조명한다. 앨범의 시작을 여는 'Opening Seqeunce'는 곡의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화려함보다는 단순하면서 섬세한 사운드를 택하며, 멤버들의 보컬로 슬픔을 드러내 끝없이 반복되는 '너'와의 추억으로 슬픔에 갇힌 소년을 표현한다. 포효와 같은 록 사운드와 외침으로 시작부터 강렬한 에너지를 드러내는 'Good Boy Gone Bad'는 "다 내다 버려 good boys gone bad"라고 외치는 파워풀한 보컬과 "더 날 부숴 부숴놔"라고 은밀하게 속삭이는 듯한 보컬이 대조를 이루며 소년의 변화가 얼마나 극명한지를 알려주고 그의 변화에 공포감마저 느끼게 한다. 'LO$ER=LOER'에서 "hunnit bands"를 훔치며 영원한 사랑을 꿈꿨던 소년은 'Trust Fund Baby'를 향해 박탈감과 냉소를 숨기지 않고 이별 후에도 남아있는 '네 번째 손가락 위 타투'는 소년을 계속해서 'Lonely Boy'로 만들어 그를 체념케 한다. 첫 이별이 만들어낸 소년의 다채로운 감정은 각 곡에서 피아노, 드럼 등 다양한 로우톤 사운드가 주는 먹먹한 느낌과 감정이 짙게 묻어나는 보컬을 통해 소년의 아픔을 일관성 있게 드러낸다. 이별의 아픔 후 소년은 마침내 "다신 울지 않을래"라고 외치며 'Thursday's Child Has Far To Go'라는 동요 문구처럼 새로운 길을 나선다. 모험과 도전에 익숙한 소년이지만 이별의 경험으로 그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9와 4분의 3 승강장'을 배경으로 친구들과 모험을 즐기던 소년은 사랑에는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현실과 가까워졌다. 사춘기의 성장통을 '뿔'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면서도 "But I love it 넌 내 왕관이 되지"라고 말하던 이들의 긍정적인 마음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너'의 손을 잡고 달리며 "Lover with a $ dollar sign"라고 말하던 소년의 외침은 어느새 "Lover with no $ dollar sign"가 되었다. 소년에게 남은 것은 "수많은 추억이 fade and dissolve"되는 "빛바랜 필름"이며 소년이 느끼는 것은 "부서진 기분"이다. 그렇게 지난날의 서사는 오늘의 소년, 오늘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