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여름에 사치란
에어컨을 켜고 후드집업을 입고 있는 거랄까
후드집업의 보드라운 면에 피부가 닿고 있노라면 괜히 포근해지고 여름에 이긴 기분이다.
아니 무슨 이상한 논리야? 라며 전기세, 환경 생각에 다시금 에어컨을 꺼버리고
아주 시원한 파자마를 입고 선풍기만 틀어놓는다.
여기서 내 여름 사치는 끝이 난다.
며칠 동안 집 창문을 두드리던 빗방울이 멈추고 파란 하늘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뜨겁고 감히 올려다볼 수 없는 햇빛도 모습을 보이는데 나는 내 모습을 감추었다.
누군가를 만나는 게 지치고 항상 같은 질문에 같은 대답을 하는 게 지쳐 내 입을 가리고 눈을 가리고 싶었다.
혼자 숨어서 뭐 하는지 궁금해하지도 그러다가 생계는 유지하는지 결국엔 다시 그대들을 찾을 거라고 질문도 확신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대들의 삶과 나의 삶은 너무도 다르고 길가에 핀 꽃조차도 다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