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엄마는 통닭이 먹고 싶은 날이면
퇴근길 나에게 전화 걸어 통닭 먹고싶으냐고 물었어.
나는 당연히 오케이지!
띠띠띡띠 따라란
현관문이 열리고 진한 통닭냄새가 퍼지면 엄마가 왔구나 하며 뛰어나가 엄마를 맞이해.
물론 통닭을 향해 달려가던 거였지만..
엄마는 생긴 지 얼마안 된 옛날 통닭집 후라이드를 좋아했어. 언젠가 한번은 그 통닭을 먹으며 엄마는 이상하게 이 옛날통닭이 제일 맛있다며 감탄을 했었지. 엄마와 우리의 취향은 달랐지만 엄마가 사온 그 기름진 통닭이 어찌나 맛있던지.
살 하나하나 발라주면 이때다 싶어 돌진하던 나에게 더 맛있는 부위를 주려하던 엄마, 퇴근 후 먹는 통닭과 맥주의 조합이 이해가 안 되던 어린 나, 엄마가 조금이라도 취한 것 같으면 술 그만마시라며 잔소리하던 어린 나, 지금은 통닭에 맥주빠지면 화나는 나……
지금 엄마가 있었다면
옛날통닭과 맥주 한 두잔 기울이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을 텐데.
누군가 내 소원을 이뤄줄 수 있다면
엄마와 맥주 한 잔 하고 싶다고 빌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