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재확진이라니,

두 번째, 아니아니 벌써 세 번째 겪는 확진

by 욤욤

모든 게 정상화되는 것 같았다.


1) 학교 시간표가 단축수업에서 정상수업으로 변경됐고,

2) 야구 관람이 제약없이 가능했으며,

3) 인원제한이, 거리두기를 더 이상하지 않아도 됐고,

4) 심지어 야외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2년 동안 억눌러 살던 모든 이들의 열망과 소망이 터져나오듯
그렇게 흥분과 기대 속에 맞이한 5월이었다.


#1. 편치 않았던 지난 100일 여의 시간들


날짜가 잊혀지지 않는다.

2022년 1월 29일 토요일, 설 명절을 하루 앞두고 있던 그날 밤 12시.

아이 유치원에서 도착한 밀접접촉자 안내 문자와

40도 가까이 치솟는 아이의 발열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명절을 앞두고 계획돼 있었던 가족 모임이 있었기에,

불안감을 억누르고 해열제에 의지한 채 엄마아빠를 마주했다.


그렇게 식사를 하려던 찰나, 자가진단키트라도 해봐야 하나? 싶어 상차림을 마치고 앉기 직전에 처음으로 그 봉다리를 뜯었는데

매직아이처럼 빛나던 그 회색 줄을 어찌 잊으랴.


그렇게 우당탕탕 시간이 흘렀고,

열흘가까이 우리 가족은 철저히 분리 거주를 했으며

누구보다 철저히 방역 수칙과 격리 수칙을 지켰고,
마침내 나는 아이의 격리해제일을 24시간 앞두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픈 것도 아픈 건데, 병상에도 실려갔고, 그 우여곡절 끝에

경제활동을 전혀 할 수 없었으며

본업이 글을 쓰는 사람인데, 지난 100일 간 긴 글은 대부분 쓸 수가 없었다.


잘 써지지 않는 것도 물론이거니와,

본디 쓰는 글 자체가 가벼운 글이 아니기에 생각을 많이 하고 자료를 복합적으로,
입체적으로 간파하며 정리해야 하는데, 무슨 일이든 멀티로 수행한다는 게 불가능했다.

(간단히 말해 TV보며 수건 개기가 어려워진 상태)


마치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서, 바다 위를 달리는 네이게이션처럼, 계속해서 꽤 오랫동안 산속을 헤매이는 중이었다.


그렇게 분주하고 바빴던 2월을 뒤로 하고, 3월이 다 지나가기까지 나는 계속 뇌도, 몸도, 마음도 회복하는 시간을 보냈다.


#2. 훌쩍 커버린 첫째, 어느 새 틴에이져.


더딘 회복에는 내가 엉겁결에 마주한 틴에이져 아들이 한 몫을 했다.

이 친구의 잘못이라기 보다, 그동안 코로나라는 핑계로 덮어 놓고 방치하며 키운, 지난 2년 동안의 나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교과목과

기초 자체가 무너져 있는 이 친구의 학업 진도가,

(아니 영재반은 커녕 학습부진아는 되지 말아야 하는데 거의 그 문지방까지 다다른 것 같은 느낌)

나를 당황케했다.


코로나 시대라면서, 대충 영상으로 떼워 온 이 친구의 학습 현황이 밑천을 다 드러낸 상태였다.


아직 1학년이니까 괜찮아, 아직 2학년이니까 괜찮아, 했던

그렇게 간과했던 많은 영역의 기본적인 부분들이 아주 투명하게 드러난 상태였기에 나 스스로도 다 잡아야 했다. 사실 멘탈을 제일 먼저 부여잡아야 했다.


그렇게 3월에 주 1회 등교를 하고, 딱 두 번 학교를 다녀왔는데 철저한 격리로 안전했던 나머지 두 식구가 다시 확진.

그렇게 이 친구는 3월에 딱 4번 교실에 갈 수 있었다.


2월은 물론 3월과, 4월 둘째주까지 흘려 보내면서,

전면등교를 코앞에 두었던 때였다.


#3. 전면등교와 기대하는 어린이 날


3월에 매일 등교했던 둘째(1학년)와는 다르게,

첫째는 3학년이라 4월 둘째주까지 많아야 주2회~3회 등교한 게 전부였다.


오죽했으면 첫째는 1학기 학부모 상담 자체를 신청하지 않았다. 담임선생님께서 3-4번 본 게 전부라서 사실 기대가 없었달까?


그러다 전면등교가 시작되고, 학교 시간표가 정상화됐으며

6교시 하는 날은 집에 2시 30분에 도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또 우리만의 루틴을 짜고

우리만의 학원 스케쥴을 안정화하면서

(지난 2월, 3월, 4월 학원비를 계속 코로나 확진으로 이월시켜서 제대로 낸 달이 없다.)

서서히 일상을 되찾고 있던 나날이었다.


4월 마지막 금요일에

남편이 휴가를 냈고, 나는 서울 스케쥴을 소화했으며,

휴가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3년 만에 야구 직관을 갔고!

토요일엔 3년 만에 태권도 학원에서 올데이 키즈카페 캠프를 다녀왔고, 주일엔 2년 반만에 어린이 주일로 지키며 현장 예배를 다녀왔다.


그렇게 금/토/일을 무리하게 보낸 탓일까.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또 대중 사이에 섞여 <기확진자>라는 프레임에 날 넣고 해이하게 보내서일까.


둘째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4. 목감기이려니, 감기 약이나 받으려고 나선 소아과


주말을 빡세게 보내서일까.

둘째가 월요일 저녁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야구장이 추웠나, 키즈카페가 더웠나 가벼이 자책하던 중

나는 화요일 회의 일정이 있었고,

다녀와서는 첫째 치과와 안과를 가야만해서

둘째는 일단 집에 있던 약국약(상비약)을 먹였다.


그렇게 하루를 보냈는데, 새벽에 내 잠자리에 파고든 녀석이 심상치 않다.

새벽에 깨워 해열제를 두 번이나 먹이고 아침을 맞이하면서

(아, 오늘은 학교는 못 보내겠네, 어린이날 잘 놀아야 하니까 소아과 가서 약 받아와야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선잠을 잤다.)


평소는 거의 대부분 이비인후과를 다니는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큰 뒤로는 소아과엔 우는 아기+유모차+웨건+++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날 아침에 주문이 들어와 오피스텔도 들렸어야 했으므로

오피스텔 상가에 있는 소아과를 똑닥으로 예약하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그렇게 진료 오픈 런 예약을 마치고 1시간 정도 사무실에서 대기하다가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소아과 접수대에서 어머니? 아이 코로나 걸린 적 있나요?라고 간호사가 물었고, 이에 나는 네네, 걸렸었어요. 1월 29일에요.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선생님을 마주하러 들어갔는데,

선생님이 만6세 어린이가, 이렇게 목이 많이 붓기도 힘든데다다 열이 나는 상태?가 마치 코로나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어우, 선생님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씀 마셔요. 저희 이미 걸렸었어요. 온가족이.라고 대답했는데, 선생님이 정색을 하시고는 어머니 100일 지나셨으니까 이제 리셋이죠. 나가서 바로 RAT 할게요.


하고는 우릴 쫓(?)아 내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 만약 양성이면 아이 인후염 상태가 심각해서 주사 맞고 가셔요. 약은 다 무료입니다.


라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셨다.


#5. 그렇게 다시 양성.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제일 먼저 남편한테 전화했는데,

남편은 뭐 일하다 받았으니 더 정신이 없고, (도움이 안 됨)


나는 일단 아픈 애 1, 동거인 확진된지 모르고 학교에 등교한 애 1 의 스케쥴을 정리하는 데 반나절을 넘게 써야 했다.


그렇게 어린이날 하루 전, 우린 다시 일주일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이번 어린이날은 다들 밖으로 산으로 들로, 레고랜드로 에버랜드로, 롯데월드로, 서울랜드로

(우리도 야구장.......으로.......갈려고 했었지)

쏟아져 나온 시기였기에


집에 갇혀 보내는 어린이날이 너무 우울했다.


땅속에 꺼지는 것처럼, 대체 남들 다 나가 놀 때, 한 번 걸렸으니 괜찮아라고 생각하며 놀면서도 내가 마스크를 벗기를 했나, 어디 제주도를 갔다오기라도 했나, 해외를 다녀오길 했나.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 예전에 하던대로 주말에 잠깐 논 게 전부인데,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가까운 주변에 소식을 전하자,

모두 네가 처음이라고 했다.

나도 내가 처음이다. 내 지인들 중에.
이렇게 징그럽게 코로나 덫에 걸린 사람은.


#6. 그렇게 다시 격리해제를 맞이한 지금 12시.


겨우 다시 시작한 경제 활동에,

또 다시 일주일 브레이크가 걸렸다.


다행히 재택으로 급한 건 다 처리했고,

운 좋게 또 공식적인 연휴가 중간에 끼어 있어서 손해보는 날이 많진 않았지만.

나 역시 가벼이 감기증상(결과는 모두 음성)을 앓았고, 또 주말 사이 증상놀이를 했다.

(자꾸자꾸 졸리고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는 건 기분탓인가.)


근데, 진짜 달랐다.


1) 지난 번엔 내가 열이 날 때 타이레놀만 때려 넣다가 병원 신세까지 졌는데,

2) 이번에 둘째는 이부프로펜 계열 해열제가 전혀 들지 않았다.

3) 무조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에 반응했다. 내가 타이레놀만 먹다 병원에 실려간 것과 정반대다.


그래서 사람의 경험은 쓸데없는 경험은 1도 없다고 하지.


1) 지난 번에 둘째는 (우리집에서) 최초 근원지이긴 했지만,

2) 가장 짧은 시간 아프고, 무증상으로 돌아온 케이스였다.

3) 열이 만 24시간 정도 오르다 내리고서는 끝.

4) 근데 이번엔 일단 잔기침으로 시작한 기침이 컹컹폐렴기침으로 바뀌었고,

5) 소아과에 가서 들여다 보니 인후염이 주사가 필요한 심한 상태였으며,

6) 목이 많이 부어 한 2~3일은 죽만 삼켜냈다. 그러다 목소리가 오락가락하더니 차츰 밥은 다시 넘기게 됐고,

7) 4일째 기침은 멎고, 열은 오늘까지 지속됐다.


증상은 완벽히, 지독한(잘 안 떨어지는) 열을 동반한 목감기.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네. 증말.)


이 기록을 남기는 이유는,

앞으로 또 걸릴 수 있으니 여러분도 조심하쇼!가 아니라,

아직 완벽히 끝난 건 아니니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이 계절독감같은 이 바이러스를 잘 알고 대응하자는 취지.


그래도 다행히 새 날은 오고야 말았다. 새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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