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로나로 알게 된 ‘나의 몸 상태’

아이의 건강이 아닌 ‘나에게’ 집중한 시간이 얼마만인가

by 욤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이 ‘역병 바이러스’는

평소 건강 체질이었던 내게 쉽지 않은 시간들을 선물했다.

(아니, 아직도 하고있다. 지겨워)



이번 글의 요지는 딱 두 가지.


- 내게 잘 듣는 해열제가 부르펜(이부프로펜) 계열인지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인지 잘 알고 투약하자. 만약 모르면 교차 복용하며 체온의 변화를 잘 관찰하자.

- 내 아이에게 있는 부작용은 나에게도 있을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자.




1) 나는 내 몸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격리 해제일이 하루하루 다가 오는 데,

몸은 생각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증상이 줄어야 전파력이 줄어든다고 하던데(카더라), 아니 당췌 나아지질 않아.


내 평생 이럴 날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약기운에 취해 신생아처럼 잠을 잤다.


앞에 열흘은 불량엄마모드였지만 그래도 보살펴야 할 최초확진자인 쪼꼬미가 있었으니 그의 삼시 세끼를 대령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다.

격리가 돼 마땅히 할 게 없는(놀아 줄 힘도 없는 상태였기에)유튜브와 닌텐도, 넷플릭스를 오가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가 안 쓰러워 여러 다양한 대체제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책 읽어주기도 끽 해봐야 5권이 한계(목이 아파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


그렇게 열흘.

아이의 자가격리 시간이 모두 끝났고, 아이는 기다리던 수요일 낮 12시 자가격리가 해제됐다.

자가격리해제 통보서를 받았고(문자로), 아이에겐 감사하게도 남아있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기에 자가격리해제 기준에 부합하다고 판단(스스로 해야만 한다)하고 나의 남은 격리일은 몸을 추스리고, 다시 큰 아이(음성/미접종자)를 만나 살아야하니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로 남편과 합의했다.


그런데 문제는 좀처럼 나는 열이 내리지 않았다.

남편과 두 아이를 시댁에 맡긴(!) 지 벌써 열흘. 일반적인 코로나 확진자들 경과에 따르면 이제 괜찮아지고도 남아야 할 시간인데, 왜 이렇게 차도가 없을까.


그건,

내가 너무 내 몸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난리를 겪고 든 생각은,

아이를 키우기 시작한 10년 동안

내 아이에게 잘 드는 해열제,

내 아이의 약 부작용,

내 아이가 피해야 할 약 성분,

이런 건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내가 나의 건강에 대해서는 너무 무지했던 것.


사실 내 아이가 내 DNA의 일부를 공유했으니

나 역시, 아이들을 키우며 알게 된 의료 상식을 내게 투영했으면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었을텐데

당시에는 바로 적용하지 못했었다.




2) 병을 키우게 된(하지만 당시엔 몰랐던) 세 가지 이유


지금와 돌이켜 보면, 진즉 차분히 대응했다면 여기까진 안 왔을 텐데, 병을 스스로 키웠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큰 문제점은 다음 세 가지.


- 이부프로펜 계열의 해열제를 먹지 않고 버틴 것

- 항생제 처방을 일찍 받을 생각을 못했던 것

- 막상 항생제 처방을 받고 나니, 나에게 일부 항생제 부작용이 있었던 걸 몰랐던 것



지난주까지만 해도,

확진이 되면, 스스로 체온과 산소포화도를 어플에 기록해야 했는데,

증상 발현 일주일이 넘도록 내 체온은 37.7℃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다. 높이 올라갈 때는 38.2-3℃까지 웃도는 온도.

> 덕분에 다른 일반관리자들보다 담당 병원에서 자주 전화가 오긴 했다.


재택치료팀이 내게 내린 처방은

타이레놀을 시간 맞춰 하루 세 번,

두 알씩 3번 먹어보라는 것.


또 착한 어린이는 시키는 대로 타이레놀을 시간 맞춰 하루에 두 알씩 세 번, 여섯 알이나 털어 넣었는데 체온은 그대로였다. 잠깐 내려오면 37.5℃ 언저리.


원래 기초 체온이 조금 높은 편이라, 아니면 작은 호르몬의 영향에도 체온이 좀 자주 올라서 나한테 귀체온계 기준으로 37℃ 넘는 정도는 걍 평소 체온이랑 비슷한 느낌인데 아니 이건 해도해도 너무해.

오죽했으면 체온계를 새로 샀다.

우리집 체온계 망가진 줄 알고. (이럴리가 없어 하며 부인)



근데 문제는 해열 작용을 하는 약을

타이레놀에 의지 했던 것.

여기서 내가 간과한 것은

우리 애들도 타이레놀 계열보다 부루펜 계열 해열제가 바로 듣는 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나한테 적용할 생각은 못했네?


내가 만든 애들이니,

나 역시 타이레놀 계열보다 부루펜 계열 해열제가 더 잘 들었을텐데,

(엄마한테 다시 물어보니) 판피린 계열을 사다 먹었어야 했다고 했다.

검색해 보니, 우리집 상비약인 이브퀵(일제 두통약) 이것도 있었네.


이게 내 첫 번째 실수.




아니, 그리고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열이 안 떨어진다 -> 어딘가에 염증이 있다 -> 염증이 있어? -> 그럼 항생제를 먹어야지


이건데,

이게 애들 노란 콧물나고 기침 가래 보이면, 소아과가서

<선생님, 항생제 처방 좀 부탁드려요>

이거 자주 하던 말 아닌가?


근데, 이게 내 상태에 적용이 안 됐던 거지.

.. 아 내가 아플 때도, 나도 아프면 항생제 먹어도 되는 건데!


(여기까지 생각이 닿지 못했던 게 내 두 번째 실수.)




하, 그리고 아직까지 격리 신세를 못 면하고 있는데에는

마지막 실수가 있었는데.

그거슨 항생제 부작용으로 인한 SS증상.


.. 이것도 사실 모르던 게 아니고,

우리집 둘째 쪼꼬미 같은 계열 항생제 처방 받으면 무조건 일어나는 일이었는데

.....

하,

이걸 또 내 상태로 적용을 못했던 게 또 문제.


항생제라고 해서, 다 허용할 문제가 아니었다.

가려먹었어야 했는데,

그걸 몰랐던 것도 아닌데,


내 아이의 아픔과 증상에 불을 켜고 배우던 것과 상반되게

내가 너무 나에 대해 무지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라는 걸.

나의 건강과 나의 증상, 나의 상태를 설명하고 대응할 수 있는 건 오롯이 나뿐이라는 걸

더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들




아이에게만 집중하지 말고,

떄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엄마가 되길.

엄마이기 이전에 나도 한 사람이었음을 기억하길.

아이로 인해 나를 잊지 않기를.


#코로나 #확진 #사람잡네 #누가감기정도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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