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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두리e Jul 09. 2023

7월 9일 : 컴퓨터, 지랄맞다.

e북 만들기

새벽 두 시, 잠은 달아난지 오래,  텔레비전 화면은  의미없는 색색의 불빛을 반사하고 있다.


장장 4시간을 매달렸다 .  오늘을 끝으로 이 작업을 완성하고 싶었다 .  밤 열두시가 되니 하나 둘씩 귀가하는 식구들을 붙잡고  노트북 화면이 지적하고 있는 '나의 오류 '가 무엇인지 제발 가르쳐달라고 애원했지만 한결같은 대답을 들었다


"몰라"

"모르겠는데"

"이게 뭔데?"

  


문제의 메시지이다.   사실 처음에는 22개의 오류와 3개의 경고가 있었지만, 24개는 해결을 했다. 역시 컴퓨터 너란 기계는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구나.

하지만 마지막 저  '경고'는 무슨 짓을 해도 사라지지않고 있다.  내가 무얼 그리 잘못했길래 '경고'까지 받고 있나.

 



작년 7월 즈음 부터 시작된 우리들의 작은 습작을 모아 4월부터 PDF 파일로 정리를 시작했다. 작업된 원고를 정리하고 복사,붙여넣기만 하면 끝나는 작업을 생업에 치이고, 봄놀이에 치이고 일상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일.일.일에 치여 거의 한 달 반가량을 썼다.

'유페이퍼'라는 플랫폼에서 e-book 작업을 하기로 했다. 작업한 워드 파일을 유페이퍼 웹에디터에서 편집하고 6월 6일 (6.6 사태) 발간을 하려고 했지만 또  한달이 밀려 7월까지 오게 된 것이다.


7월 8일 발간을 꼭 하리라 마음 먹고 전자책 파일 신청을 하려는데 epub적합성 검사에서 덜미를 잡혀 버린 것이다.  


노트북, 갤럭시탭, 핸드폰, 내가 가진 모든 전자기계를 가지고 검색을 하다가, 도대체 13줄이 어디인지 몰라 이 곳 저 곳을 수정해보기도 하다가, 경고 받은 단락 전체를 다시 입력도 해 보았다.  하지만, 뭘 해도 사라지지않는다. 저 경고 메시지가!




나는 곰인가 보다. 추진력이 이렇게 없다니. 질질 끌어온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새벽까지 매달렸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나는 왜 이렇게 질질 끌고 온 것일까?

 

스무살 시절, 우리에겐 컴퓨터가 붐이었다.  천리안, 하이텔로 시작해 싸이월드,  그 많은 놀거리가 컴퓨터 안에 넘치기 시작했고 주위의 친구들은  컴퓨터 자격증까지 휙득했지만, 나는 본체만체했다. 기계에 대한 거부반응이었을까. 프로그램만의 언어를 알아야 소통할 수 있는데 언어를 조금만 잘못 사용해도 불통을 겪는다. 불통의 원인을 또 알아내야하는 일련의 작업이 힘겹기만 했다.


e북 작업이 컴퓨터와의 싸움이 아니었더라면 빨리 완수했을까 .

 

결국, 1대1 문의 게시판에 글을 쓰고 노트북 화면을 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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