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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나무 Mar 13. 2023

AI가 교육에 독(毒)을 풀었다.

인간의 생각을 인공지능에 아웃소싱하는 시대

2016년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었다는 뉴스화면이 나의 시선을 잡아끌었을 때, AI와 교육내 머릿속을 교차했다. 이때부터 미래 교실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 같다. 미래 교실을 상상할 때마다 AI는 무한의 가능성을 나에게 보여줬고 그 덕에 설렌 기억이 많다. 모든 학생들에게 학습효과를 고루 나눠줄 수 있는 도구가 AI가 거라는 믿음이 확신이 되었다.


그러나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칠수록 환상은 환상일 뿐이라는 걸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교실에서 학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조금만 들여다봐도 AI가 아직은 환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지난 22년간 초등학교 담임을 맡으면서 반 아이들의 학습동기와 성취가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학습을 위한 동기부여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적절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이다. 피드백이 없으면 다음 학습을 위한 동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특히 초등학생에게 피드백 없이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AI는 학생에게 적절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학습동기를 주고 성취를 높인다는 신화가 널리 퍼져있다. 나도 이 신화를 믿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실현이 어렵다. 아니 가까운 미래에도 실현이 어렵다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AI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행동성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AI는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에 연결된 화면으로 학습을 도와줄 뿐 인간처럼 행동으로 학습을 도와주지 않는다. 인간과 같이 움직이고 말하고 느끼는 AI가 나온다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원격수업의 보조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AI는 학습효율성을 높이는 데 조금 도움이 되겠지만, 학습동기가 아예 없거나 또는 부족한 많은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숱하게 했던 온라인 수업을 기억하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AI기술이 발전할수록 학습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AI가 수업이나 학습에 도움이 된다 아니다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진짜 큰 문제는 따로 있다.


AI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AI를 개발한 기업은 인간의 생각을 인공지능이 대신해 줄 정도로 편리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밤새 고민하며 쓰던 보고서를 인공지능이 뚝딱 써주지 않나?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면 그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온라인에서 콘텐츠나 플랫폼 이용시간만큼 광고비 수익이 높아지는 온라인 생태계가 된 지 오래라는 점을 기억하자. 사람들의 시간을 얻으려면 그들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 결국 AI 기업은 사람들이 AI에 그들의 생각을 아웃소싱하게 하고 싶어질 것이다. 

 '피곤한 생각 말고 AI에 맡기자!' 우리의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일반화된다면 어떨까?

그리고 어른들의 이런 생각을 아이들도 똑같이 한다면?


사실 AI는 아무런 죄가 없다. AI기업의 탐욕일 뿐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AI 이용자의 생각을 읽어 낸다면 다양한 사업의 확장이 가능하고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지금의 IT기업이 개인의 시간과 에너지로 성공한 방식보다 더 확실한 성공을 약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 AI에 한번 적응한 사람이  AI를 배제하고 살 수 있을까? 우리가 지독히도 사랑하는 스마트폰 생태계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처럼 AI 생태계는 인간 맘대로 살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최근 사람들이 AI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 AI음성서비스가 바보 같은 말만 되풀이하던 사람들의 기억을 지운 혁신이 나왔다. 바로 챗 GPT의 등장이다.  챗 GPT덕분에 인간의 어설픈 생각보다 AI가 훨씬 낫다는 평가가 현실이 되었다.

그럼 이 글의 주제를 챗GPT에 넣어 보며 뭐라고 할까?


"AI가 교육에 독(毒)을 풀었다." 문장의 ChatGPT 답변결과

AI는 교육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AI를 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교육 혁신의 한 방법으로, 학습자들이 더 나은 교육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따라서 "AI가 교육에 독(毒)을 풀었다"는 표현은 부적절합니다.
AI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 맞춤형 학습: AI는 학습자의 개별적인 수준과 학습 성과를 분석하여 맞춤형 학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학습자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게 학습을 진행할 수 있으며, 성취감과 자신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2. 자동화된 채점: AI는 수작업으로 채점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채점의 정확성을 높여줍니다. 또한, 학습자들은 채점 결과를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어 학습에 대한 피드백을 더 빠르게 받을 수 있습니다.

3. 새로운 학습 경험 제공: AI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학습자들에게 새로운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습자들은 더욱 흥미를 가지고 학습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4. 학습 자료 분석: AI는 학습자들의 학습 경로와 패턴을 분석하여, 더 나은 학습 자료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학습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파악하여,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AI는 교육 분야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학습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AI가 교육에 독(毒)을 풀었다는 주장은 부적절하며, AI가 교육 분야에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뉴스에서는 챗GPT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탄식과 환호가 교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쨌든 이 글은 챗GPT의 주장을 반박해야 하는 글이기도 하다. 챗GPT가 주장하는 AI교육의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아이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은 것이다.


나는 인간의 생각을 AI에 아웃소싱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특히 AI가 아이들 대신 생각하게 하면 안 된다. 아이들은 인공지능 덕을 보면 볼수록 생각의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학생의 학습능력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를 몰라도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바로 알 수 있지 않나?

 AI는 아이들이 짧은 사고에 익숙하게 만들고 숙고하는 깊은 사고를 피하게 만든다. 무서운 사실은 아이들의 뇌는 적응력이 높아서 골치 아픈 생각을 인공지능이 대신해 줄수록 뇌발달은 늦어진다는 점이다.


요즘 텔레비전 광고에 유명연예인을 앞세운 AI 사교육 프로그램 광고가 유난히 많아졌다. AI를 앞세운 사교육 시장의 마케팅보다 더 큰 문제는 공교육에도 AI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코딩교육을 해야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논리는 모든 학교에 AI활용 수업을 하도록 만들었다.

일단 AI수업은 찬성이다. 다만 AI수업을 왜 해야 하는가와 어떤 가치를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AI수업은 인공지능을 왜 사용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이 주를 이루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AI교육을 하면서 코딩수업에 너무 몰입하지 말자. 코딩의 창의적 경험은 오프라인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코딩의 쓰임과 그 쓰임의 맥락이 더 중요하다.

어차피 코딩도 인공지능이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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