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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too May 04. 2018

[어벤져스:인피니티워]에 대한...

존중받아 마땅하다.(약스포)

시작, 최초,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어떤 것의 역사를 따지고 들어갈 때 가장 우선적으로 거론 되는 것은 ‘최초’라는 가치이다.     


무엇이 되었건 그 ‘최초’가 존재하기에 발전된 형태로서의 ‘현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거늘, 그것이 당연한 것이 되어 그 뒤로 더한 성장이 이어졌을 때에 간혹 최초라는 가치는 퇴색되어지기 일쑤이다.     


엄청난 발전, 진일보된 기술력을 통한 IT, 영상 기술, 연출 분야..


이러한 것들이 당연한 세상에서 태어나 자란 세대들은, 과연 최초에 발명 되었다는, 조금은 촌스러워 보일 '옛것'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까.    


그것이 있었기에, 그 과정이 존재했기에, 끝없는 시도나 좌절들이 동반되었기에 맞이할 수 있던 현재의 결과물들.     


우리는 흔히 어떤 것의 역사나 과거를 공부할 때에 큼지막한 몇 가지의 중요한 업적들로 그 사실들을 기리곤 한다.


그리고 이제는 문화계 내 절대적이라도 보아도 무방할, 영화산업의 짧지 않은 역사 속에서 커다란 업적 중 하나로 꼽아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이 시리즈의 등장.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의 제작과정은 그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이 충분했다.            


2008년 4월.

영화사에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추가되었다.    

바로 [마블]이라는 코믹스에서 새롭게 창설한 [마블 스튜디오]라고 하는 영화 제작사.    


이전에 경영난등의 이유로 산발적으로 판매되어진 마블 코믹스 원작의 작품들은 이미 존재하던 다른 영화사들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오기는 했었지만    


자신들이 가진 원작으로 가장 충실하게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건 메인 영화 스튜디오가 만들어진 이후부터였다.    

  


통칭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아이언맨,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2, 토르:천둥의 신, 퍼스트어벤져, 어벤져스, 아이언맨3, 토르:다크월드, 캡틴아메리카:윈터솔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캡틴아메리카:시빌워, 닥터스트레인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스파이더맨:홈커밍, 토르:라그나로크, 블랙팬서...    


[멀티 유니버스]라는, 동일한 캐릭터를 여러 작가들을 통해 다양한 세계관 속에서 표현하게 하는 특이한 설정으로 다양한 원작 속 에피소드를 지니고 있는 마블 코믹스.    


마블스튜디오는 [영화 안에서 채택한 같으면서도 또 다른 세계관] 이라는 의미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설정으로 코믹스 속 에피소드들을 잘 버무릴 수 있었다.    


매년 평균 2개 정도씩의 작품을 내놓으며 메인이 되는 캐릭터 에피소드 전개와 함께 이어지는 세계관 공유 작업.     


그것을 엔딩 크레딧 후에 보여지는 쿠키영상, 혹은 본편의 카메오나 조연으로서 같이 등장하는 캐릭터 간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연관을 만들어갔다.    

흔히 [마블의 큰 그림] 이라고 말한다.     


영화 속에 보여지는 [이스터에그], 즉 깨알같이 보일 듯 말 듯 하게 장치해둔 요소들로서 그 다음에 이어질 캐릭터 등장의 힌트를 주거나 다음 에피소드에의 복선을 심어주는 등, 밀고 당기는 [치밀한 장난]을 무려 10여년 동안 이끌어 온 셈.    


세계적인 흥행세, 높아진 유명세로 인해 캐릭터의 낯섬은 익숙함으로 변했고, 이제는 꽤나 익숙해진 캐릭터들이 무리지어서 등장하니 반갑기가 그지없다.     


마블의 철저한 세계관 확장 플랜에 길들여져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그 눈도장이 확실하게 찍힌 캐릭터들이 무려 23명이라는 전무후무한 숫자로서 등장한다는 이번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워].     


대중들로 하여금 한명 한명의 캐릭터들을 익숙하게 만들고, 한 곳에 모아 이런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까지 무려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영화사적으로 보면 짧지 않은 세월에 걸쳐 같은 인물이나 에피소드를 이어가며 시리즈를 진행해갔던 경험이 없지는 않다.    

각 9년여의 텀으로, 시대와 나이의 변화 등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같은 인물의 연애와 결혼 가족의 탄생, 그리고 그로인한 갈등 등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냈던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명작 [비포시리즈 3부작],     


그리고 무려 12년 동안의 촬영 분으로 동일한 인물의 성장담을 그려냈던 [보이후드] 정도가 비견될 수 있을까.     


마치 큰 캔버스에 전체적인 밑그림을 미리 그려 놓은 후, 오랜 기간 동안 모서리에서부터 각각 채색을 해 들어와 결국엔 모두가 중앙부분에서 만나 큰 그림이 완성되는 느낌.      


마블은 이번 [어벤져스 인피니티워]로서 그 큰 캔버스의 중앙부까지 채색을 해 들어가고 있다.

   

캐릭터별로 줄거리를 풀어가며 글로 나열하자면 꽤나 지루해 질 법하니, 전체적인 줄거리의 핵심만을 기록하고 들어가자면,    



이제까지 많은 시리즈를 통해 예고만 되었던 [타노스]라는 막강한 빌런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우주의 밸런스를 위해 필요한 인피니티 스톤을 찾아나서는 여정이다. 전 우주에 흩어져 있는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아 그것을 건틀렛 안에 위치시키면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소유하게 되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우주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들을 모으게 되었을 때의 위기상황을 감지한, 각지에 퍼져있는 히어로들은 각각 힘을 합쳐 필사적으로 이를 막아서려는 내용의 스토리이다.     


먼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만 하는 부분은,

이 영화는 무수한 캐릭터들의 간단한 소개조차도 없이 바로 사건으로 돌입한다.    

시간의 전개상 [토르:라그나로크]의 엔딩부와 바로 이어지는 사건으로서 점점 가까워져 오는 악과 그것을 대비하며 작전을 세우는 히어로들, 그리고 우주에까지 이어진 이 위협적인 악당의 경계에 오직 [타노스 저지]라는 목표 하나로서 전쟁을 벌이게 되는 이야기.      


어벤져스를 기다려온 팬들이라면 전혀 걱정 없는 문제겠지만 워낙에 많은 장소 속에서 많은 인물들이 다루어지고 있는 만큼, 극 초반부터 개개인의 설명보다 만들어가는 에피소드에 집중한다.    


이제껏 개별 스토리로서 각자 지역구의 평화를 지켜오던 민방위(?) 히어로들은 지구를 위협해 들어오는 강한 힘을 가진 외계 종족에 맞서 [어벤져스]라는 팀으로 뭉쳐 지구를 수호한다.     


그와 같은 컨셉으로 시작되었던 [어벤져스] 시리즈의 3편.    


외부의 적과 내부의 분열 등으로 꽤나 다사다난했던 그들 앞에 이제껏 대면한 적 없던 우주최강의 악이 전 우주를 지배하겠다는 야욕으로 움직임을 시작한다.    


영화는 꽤나 알려져 있는 무수한 아군의 캐릭터들보다 10년 여정의 초입부터 [최강의 적] 으로서 잠깐 잠깐씩 예고되어왔었던 [타노스]를 전면적으로 등장시켜 그의 압도적인 강함을 보여주는 데에 많은 힘을 쏟는다.    


[킹스맨] 등에서 자주 언급되어왔던, 전 우주의 자원 밸런스를 위해 불가피한 일부 희생에의 주장. 그것은 이 작품에도 비슷한 명분으로 사용된다.    

자신이 당했던 복수심과 더불어 그럴듯한 이유로서 이제껏 많은 행성의 종족들을 몰살시켜오며 나름 우주의 균형을 맞추어 오고 있다고 착각하는 이 메시아 병의 악당 타노스.    


이전 영화 [1987]의 리뷰 때에도 당시 아직 개봉하지 않았던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를 예상해보며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역시나 그것과 정확하게 같은 구조를 띄고 있다.    


자신이 맹신하는 한가지의 목적을 지니고 움직이게 되는 악을 중심에 둔 채, 이곳저곳에서 협력하여 그의 악행을 저지하려는 아군들의 협공.     


메인이 되는 악역의 등장빈도, 다수의 아군 캐릭터들끼리 물심양면으로 협조해가며 맞선다는 내용에서 다수의 유사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원래 현실과 가장 동떨어져 보이는 히어로물 장르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의 모습을 가장 잘 반영한 모습으로 비추어 지기도 한다.    


힘 있고 권력을 가진 자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희생되어야만 했던 군부독재 시절의 모습에서


이제는 어느 정도 먹고 살만 하다 하면서도 대기업이나 국가를 주무르는 일부 고위간부들의 특권의식에 맞서 권리를 찾는 운동을 벌이는 시민들과 비유해 보자면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   

 

이미 충분한 힘을 가졌음에도 더 큰 힘을 가지려 말도 되지 않는 명분을 덧씌운 욕심을 부리고, 그로인해 희생되어야만 하는 세력들은 그 무 논리에 대항해 작은 힘들이나마 연합을 시도해 맞선다.     


월드와이드를 겨냥하며 역대 급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이 명품 히어로 무비는 어쩌면 과거와 최근에도 진행되고 있는 인간사와 꽤나 닮아있는 모습이다.     


이제까지 주역의 매력에 비해 악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거의 유일한 단점을 가지고 있던 마블 스튜디오는 이 역대급 악역에 감정이입까지도 시킬 수 있게 하는 구조로서 이를 극복해 낸 느낌이다.

   

치명적이고 매력적인 악역. 사실, 타노스의 등장이야 꽤나 오래 전부터 예고되어오던 것이었지만, 전면적인 등장에 이렇게 높은 비중으로 극을 이끌어 가게 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타노스의 보물찾기와 그 보물을 지키기 위해 결집한 어벤져스와의 대결이 주요 골자이지만,


그 악역의 사정과 압도적인 힘, 다음을 예고하며 아직까지는 좁혀지지 않는 힘의 차이까지만 보여주었던 이번 시리즈는 마치 제목을 [타노스:비긴즈]라 붙여도 무방할 정도이다.  

      

전편, 전시리즈에서 위풍당당 활약해 오던 우리의 어벤져스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대책을 찾아 이곳저곳에서 애를 쓰지만 어마어마한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마는 모습만을 보여주기에,


늘 정의는 승리해왔고,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쟁취해오던 우리의 아군들이 고군분투하며 픽픽 쓰러져가는 모습은 꽤나 낯설 수도 있다.    

 

1년 뒤에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4편으로 이어지는 전개이기에 이것이 끝은 아니지만, 치열한 전투 끝에 시원한 승리를 기대하고 있는 관객이라면 뭔가 뒤처리가 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임에 분명하다.    

 

개인적으로는 ‘히어로들의 패배’로 비추어지는 그 모습이 낯설기보다 꽤나 많은 씬에서 등장하며 극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는 타노스의 이야기 중 큰 힘을 얻어야 하는 명분 외적인, 개인적인 동기에 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한 감이 들기는 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분배를 잘 해낼 수 있었을까.

두 시간 반가량의 러닝타임 중 정말 신기에 가깝게 이 무수한 캐릭터들의 분량을 모두 뽑아낸다.


적절한 배치와 치우침 없는 균형, 거기에 여전한 깨알 유머들. 아주 가끔 편집에 있어 툭툭 끊기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은 이 많은 캐릭터 쇼라고 하는 태생적인 한계를 생각해 보자면 충분히 넘어가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느닷없는 먼치킨에, 능력도 오락가락해 한계가 설정되지 않은 캐릭터, 그리고 왜 나오는지 이유도 알 수 없게 만드는 비싼 병풍들을 세워놓아 늘 실망감을 안겨주는 DC와는 다르게 각자 능력의 한계치와 상생을 조화롭게 버무려 맛깔나게 담아내는 마블답게 이번에도 아군 히어로들의 능력 액션은 보는 맛이 충분하다.   

 

CG는 말할 필요가 없다. 아마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CG를 잘 만드는 팀 20여 군데가 합심해 제작되었다는 이 가상 속 세계.    


익숙한 캐릭터들 구경, 새로이 등장한 악역의 스토리, 놀라운 CG 기술의 구현...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보아도 N차 관람의 가치는 충분하다.     


물론 어마어마한 출연료를 받으면서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지만,


일부의 세트와 대부분의 CG바다 안에서 이루어지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을 상정한 연기임을 생각해보면 히어로물 만큼 연기가 중요한 영화도 없는데, 이제는 믿고 보는 인지도의 배우들인 만큼 연기 또한 기가 막힌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절망에 빠진 표정연기와 여전히 어리벙벙한 10대의 풋풋함을 담아낸 톰 홀랜드... 그간의 멍함을 씻어내는, 그야말로 신으로서의 각성을 하는 멋진 크리스 햄스워스... 그 외에도 무수한 연기파 배우들... 심지어 이 영화는 연기에도 구멍이 없다.

(그러고 보면 연기 구멍이 없다는 점에서도 1987과 유사하다)    


1년이 넘도록 인피니티 워 영화를 제작하며 하나씩 하나씩 공개해오던 예고편들.


필자를 포함한 전 세계의 영화 팬들은 이 예고편을 분석하고 예상해가며 10년의 막을 내리는 본 영화의 등장을 고대해 왔다.        


더 코어한 관객이라면 이것저것 관련 서적과 연관성들을 연구해가며 그야말로 천상계의 퀄리티를 기대했다가 다소 실망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여 지지만,


그것은 보통 영화가 아닌, [어벤져스]로서의 기대감 자체가 워낙에 높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꼼꼼하게 차려진 잔칫상.

그 와중에 예상치 못한 변수로서 약간의 얼룩이 발생하고 말았으니. 그것은 이미 많은 리뷰어나 팬들로부터 거의 폭격에 가까운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오역]의 문제이다.    

박지훈 영화번역가.

외국어 표현만의 맛을 한글로 잘 살리지 못한 정도가 아닌, 전개의 잘못된 해석으로 인한 이야기 자체를 뒤틀어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더군다나 앞으로 이어질 4편에의 해석마저도 오류를 줄 수 있는 치명적인 오역으로 인해 영화의 완성도를 해쳤다는 관객들의 분노는 심지어 번역가 교체라는 국민청원에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이건 좀 아니라고 보지만...)    



이렇게나 많은 캐릭터들의 등장에도 아직 모습을 비추지 않은 앤트맨이나, 캡틴마블, 호크아이 등의 캐릭터, 그들로 인해 달라질 인피니티 워 이후의 히어로들의 미래...    


관객들은 극중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찾아 전 우주를 방문하듯, 이 영화에 숨겨진 힌트나 다음 편에의 전개 예상을 위해 열심히 영화 정보를 뒤지고 있는 중이다.      


끝이 없는 기대와 관심...

계약만료 등을 이유로 마블과 작별하게 된다는 초기의 몇몇 멤버들이 거론되어지며 아쉬움을 성토하지만, 새롭게 이어질 페이즈 역시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버린 마블.    


마블스튜디오는 이제 [소유한 캐릭터로 연명]한다는 얕은 의도를 넘어서서 이미 어마어마한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가고 있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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