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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28. 2023

진짜 나를 찾아내는 세 가지 방법

프랑스의 부조리 작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실제 모습을 거부하는 유일한 생명체이다.” 인간에 대한 가장 신랄한 풍자이며 고발이다. 사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거나 인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대부분 자신의 실제보다 과장되게 생각하지만 때론 그 보다 훨씬 낮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실제와는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한편 카뮈의 말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마치 ‘흥부와 놀부’에서 놀부의 좋은 점을 보려는 사람들의 심리와 같다. 인간은 자신의 실제 모습,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카뮈의 본래의 의도와는 다른 견강부회한 면이 있지만 어떤 점에서는 더 분명한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다.


아주 게으른 사람들을 제외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발버둥 치는 존재이다. 더 나은 나, 더 멋진 삶을 꿈꾸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설혹 그 꿈에 배신당하고 절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은 꿈이라도 꾸고 그것을 위안 삼고, 희망으로 여기며 사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 기초하지 않은 바람은 그저 꿈일 뿐이다. 깨어나면 모든 것이 환상이었음을 깨닫는 그런 꿈이다. 그렇게 몇 차례 넘어지고 깨어지다 보면 우린 자신에 대한 믿음을 상실하게 된다. 실제의 본모습은 사라지고 초라한 패배자만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작은 성공이라도 이루면 어떠한가? 자신의 성공과 행복을 당연히 누려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이전의 자기 모습, 그리고 현재의 본모습을 애써 외면하게 되는 것이다. 아니 쉽게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 능력과 가능성,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의 마음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순간마다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주머니가 비었을 때 사람은 실제보다 자신을 더욱 비하한다. 타인의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 순간 자신이 얼마나 쓸모없는 인간인가를 생각한다. 모두 우리의 마음이 하는 짓이다. “세상에 좋고 나쁜 것은 특별히 없소. 다만 우리의 생각이 그것을 구분할 뿐이지.”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희곡 ‘햄릿’에서 사용한 대사이다. 우리의 인생에 꼭 ‘이래야 하는 것’은 없다. 우리가 그렇게 생각할 뿐인 것이다. 공자의 말씀대로 '인생은 단순한데 우리가 그것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불행해지는 건 세 가지 그릇된 가정 때문이라고 한다. 1) 나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2) 모든 이들은 나를 좋아해야 한다. 3) 삶은 보다 살기 쉬워야 한다. 모두가 불가능한 상상이다. 자신에 대한 과대망상으로 어떤 성공이 가능하겠는가? 반면 스스로 열등감에 사로잡혀 이룰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세상의 모든 이들이 당신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병적인 다행증(多幸症) 일뿐이다. 그리고 삶은...? 누구에게나 삶이 쉬울 수 있다면, 그런 유토피아가 존재할 수 있다면, 그러면 인간은 자신을 올바로 바라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실제의 나를 볼 수 있는,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 첫째는 고독이다. 침묵 속에 침잠해 오로지 자신모습만보게될 때, 우린 저 어두운 곳에 웅크린 진짜 자기를 빛으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고독에 빠지라. 타인의 소란 속에 스스로를 가두지 마라. 옆에 있는 타자(他者)에게 눈길을 돌리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바라보지 못한다. 둘째는 믿음이다. 어떤 경우에도 스스로를 믿는 믿음이다. 나를 믿지 못하는 까닭에 우리는 타인에게 의존한다. 그리고 자신을 외면한 채 누군가의 그림자로 남아 안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실제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가져야 한다. 추구하는 무언가, 사랑하는 무언가, 그리고 희망하는 무언가...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고, 사랑하고, 희망하는 것은 당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실제의 나, 그것을 찾으라, 사랑하라, 소중히 여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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