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즈워스와 콜리지
윌리엄 워즈워스 (William Wordsworth, 1770~1850). 인간과 자연의 시인 워즈워스. 그는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너무도 단순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아름답게 묘사한다. 그의 말처럼 “시인은 사람들에게 말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시인의 언어는 쉬워야 한다. 아름다워야 한다. 시인은 “보다 활기에 넘친 감수성을 부여받은 사람이다.” 그 감수성으로 감동을 주고 깨달음을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의 본성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고, 보다 포괄적인 영혼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워즈워스는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서 가슴 뛰는 설렘과 경건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언제나 자연 속에서 한결같기를 염원한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마음은 뛰노라.
내 어린 시절에도 그랬고
어른이 된 지금에도 그렇다.
늙어도 그러하기를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죽으리라!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나는 소망한다. 나의 날들이
매 순간 자연의 경건함과 함께 하기를. (20)
그는 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 했을까?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면 그 순수함을 지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세월이 흐르면서 그 순수함을 잃고, 무지개를 바라보며 가슴 뛰는 설렘마저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파괴된 자연, 차라리 죽음이지 않을까? 그래서 그는 순수함을 잃지 않은 아이를 인간의 원형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인간도 경건하고 소중한,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기를 갈구한다.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있는 ‘나는 구름처럼 떠돌았다’라는 시의 한 구절을 더 소개한다.
나는 구름처럼 외로이 떠돌았다
계곡과 언덕을 떠도는 구름,
그때 갑자기 나는 보았다
한 무리, 한 무더기의 황금빛 수선화를
호숫가, 나무 밑에서
그것들은 미풍 속에 떨며 춤추고 있었다. (21)
외로운 방랑객이 호숫가 나무 밑에서 우연히 찾은 황금색의 수선화 한 무리. 그것이 우리의 외로움을 얼마나 달래주는지. 그리고 하늘을 흐르는 구름은 또 어떤가. 하늘에도 땅에도 우리의 외로운 여행길을 동행하는 것이 이처럼 많지 않은가!
사무엘 테일러 콜리지 (Samuel Taylor Coleridge, 1772~1834), 콜리지의 세계는 신비스럽고 초자연적이다. 그는 친구인 워즈워스와 함께 영국의 낭만주의 운동을 선도하였고, ‘호수 시인들’(Lake Poets) 중의 한 사람이다. 워즈워스와 함께 낸 '서정가요집'(Lyrical Ballads)은 낭만주의 문학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그 시집의 서문은 낭만주의의 선언이었다. 콜리지는 시인이었고, 철학자였으며 문학 비평가였다. 그가 쓴 비평서 ‘문학 평전’(Biographia Literaria)은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 산문이었으며, 셰익스피어 평론의 시발점이었다. 또한 그는 독일의 이상주의 철학을 소개함으로써 이후 미국의 에머슨(Emerson)과 그에 의해 체계화된 미국적 사상, 초월주의(transcendentalism)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서정가요집’에 수록된 그의 시 ‘노수부의 노래’(The Rime of the Ancient Mariner)는 오랜 항해에서 돌아온 한 수부의 이야기이다. 그는 누군가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려는 한 남자를 불러 세우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하객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감정에 빠진다. 처음에는 흥미로워하다가 점점 짜증이 나고, 때론 두려움에 빠지며, 매료되기도 한다.
폭풍을 만나 조난을 당한 그의 배는 남극해의 어딘가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는 거대한 바닷새 앨버트로스를 보고 화살을 날린다. 신령의 노여움을 산 그 배는 적도 근처 알 수 없는 어떤 곳에 갇히게 된다. 노수부가 노래한 다음의 구절들은 신성을 훼손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오늘의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매일, 매일
우리는 꼼짝없이 갇혀 숨도 못 쉬고 움직일 수도 없다.
마치 그려진 바다 위에
그려진 배처럼 무기력하게
물, 물, 사방이 물인데
갑판은 쪼그라들고
물, 물, 도처에 물인데
단 한 방울도 마실 수가 없다. (22)
우리의 삶은 화폭에 그려진 그림처럼 고정되고 무기력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운명을 탓하고 두려움에 떤다. 그리고 수많은 죽음과 저주를 경험하고 나서야 마침내 깨닫는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늙은 수부처럼 환영 속에서 간절히 기도하고 누군가에게 그 두려운 삶의 여정을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고향에 돌아온 노수부는 기도 속에서 흐느낀다.
오! 환희의 꿈! 이것이 진정
내가 등대의 꼭대기를 보고 있는 것인가?
이것이 언덕인가? 이것이 교회인가?
이것이 나의 조국인가?
우리는 여울 위를 떠돌았다.
그리고 나는 흐느끼며 기도했다.
오, 신이여! 나를 깨우소서.
자고 나서 모든 것에서 깨어나게 하소서. (23)
English Texts:
A Rainbow
by William Wordsworth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20)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by William Wordsworth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When all at once I saw a crowd,
A host, of golden daffodils;
Beside the lake, beneath the trees
Fluttering and dancing in the breeze. (21)
From The Rime of the Ancient Mariner
by Samuel Coleridge
Day after day, day after day,
We stuck, nor breath nor motion;
As idle as a painted ship
Upon a painted ocean.
Water, water, every where,
And all the boards did shrink;
Water, water, every where,
Nor any drop to drink. (22)
Oh! Dream of joy! Is this indeed
The light-house top I see?
Is this the hill? Is this the kirk?
Is this mine own countree?
We drifted o'er the harbour-bar,
And I with sobs did pray—
O let me be awake, my God!
Or let me sleep always.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