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1월
오세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선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의 발성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January
O, Se-young
If January is a color,
It would be white.
God’s canvas
Yet to be colored.
Mountain is white, river is white.
The forehead of my soul,
Resembling a dreaming animal, is white.
If January is music,
It would be a whispering low voice.
God’s vocalization
Yet to be cultivated.
The wind is fluttering
On the end of a branch, of grass
And of a string of my soul.
If January is a word,
It would be a soft voice of mother.
On the road of childhood dream
Is her scolding voice suddenly heard.
“Baby wake up.
The sun has already risen.“
Ah!
January is a shining shout
Greeting with silence.
(Translated by Choi)
1월의 아침은 유난히 희다. 겨울의 한기가 서늘한 태양에 섞이고 잔설의 더럽혀진 백색이 여전히 시선 끝에 남아서인가 보다. 동면에 든 동물들처럼 움직임 없이 잔잔한 흰색의 세상, 문득 어디선가 낮은 바람소리가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잊히지 않는 그 목소리가 들려온다. 따뜻한 아랫목을 떠나지 못하는 어린 아들을 깨우는 어머니의 음성. 봄의 나른함, 여름의 권태, 가을의 쓸쓸함 그리고 겨울의 은둔. 비로소 깨닫는 겨울의 한가운데를 함성처럼 지나는 1월을 그저 망연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