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 김동명
수선화
김동명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나르는
애달픈 마음
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 또다시 죽는
가여운 넋은 아닐까.
부칠 곳 없는 정열을
가슴 깊이 감추이고
찬바람에 빙그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
그대는 신의 창작집(創作集)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불멸의 소곡(小曲)
또한 나의 작은 애인이니
아아, 내 사랑 수선화야!
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
A daffodil
Kim, Dong-myong
You are flying over endless solitude
With the cold wings of will,
A heartrending sorrow.
Or a poor soul,
Missing over and over,
Dying, reborn, and dying again.
Hiding deep in your heart
The passion you can never send,
A lonely face smiling in the cold wind!
You are, in God’s work,
An immortal arietta,
Most beautifully glittering.
And my little lover
Oh, my dear daffodil,
I will follow you walking on snow.
김동진 작곡의 가곡으로 잘 알려진 이 시는 아름다운 선율을 타고 흘러 더 처연하다. 차디찬 의지, 끝없는 고독, 그리움, 죽음과 부활, 가여운 넋, 드러낼 곳 없는 정열, 적막한 얼굴, 불멸의 소곡, 애인, 눈길... 쏟아지는 시어들 가운데 그려지는 한 송이 꽃. 바람에 흔들리는 수선화를 따라 끝없이 걷는 저 흰 눈밭. 그의 시는 아름다운 노래의 가사가 되어 신의 창작집 한 페이지에 노랗게 적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