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작별을 고하자

헤르만 헤세 : 단계

by 최용훈

단계

헤르만 헤세


꽃들이 시들고 청춘이 떠나가듯

매 단계마다 삶도그러하다.

모든 미덕과 진리에 대한 깨달음은

한창때 피어올라도 영원히 계속되지는 못하는 것.

매 순간 삶이 우리를 부르니

준비하라, 마음이여, 이별을, 새로운 노력을.

용감하게, 후회 없이 준비하라.

옛 인연이 줄 수 없는 새로운 빛을 찾으라.

모든 시작에는 마법의 힘이 있어

우리를 인도하고, 우리의 삶을 도우니

차분히 먼 곳으로 움직여 가자,

고향에 대한 애착이 우리를 붙들지 못하도록.


우주의 정령은 우리를 억누르지 않고

단계마다 더 넓은 곳으로 끌어올린다.

우리가 만든 고향에만 붙들려 있으면

익숙한 습관들은 게으름이 될 뿐이니

떠날 것, 작별을 준비하자,

불변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죽음의 순간조차 우리는

새롭고, 새로운 곳으로 이끌려가고,

삶은 또 다른 길로 우리를 부르니

그렇게 하자, 마음이여, 끊임없이 작별을 고하자.



Stages

Hermann Hesse


As every flower fades and as all youth

Departs, so life at every stage,

So every virtue, so our grasp of truth,

Blooms in its day and may not last forever.

Since life may summon us at every age

Be ready, heart, for parting, new endeavor,

Be ready bravely and without remorse

To find new light that old ties cannot give.

In all beginnings dwells a magic force

For guarding us and helping us to live.

Serenely let us move to distant places

And let no sentiments of home detain us.


The Cosmic Spirit seeks not to restrain us

But lifts us stage by stage to wider spaces.

If we accept a home of our own making,

Familiar habit makes for indolence.

We must prepare for parting and leave-taking

Or else remain the slave of permanence.

Even the hour of our death may send

Us speeding on to fresh and newer spaces,

And life may summon us to newer races.

So be it, heart: bid farewell without end.


매 순간 변하는 것이 사람이고 삶이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같지 않으며 오늘의 세상이 어제와 내일의 세상과 같을 수 없다. 그러니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만큼 불변의 진리는 없다. 아침에 눈을 떠 새로운 날을 축복하라. 새로운 햇살, 새로운 바람, 더욱 새로워진 만물의 빛들을 찬양하라. 어둠의 동굴에서 벗어나 발길이 이끄는 새로운 공간으로 나아가라. 두고 온 것들을 뒤돌아보지 말고, 서럽고 애달픈 마음으로 걸음을 멈추지 말라. 새롭고 더 찬란한 그곳에서 새로이 이어질 인연을 기대하라. 그리고 노래하라. 어제의 헛짚은 모든 것들이 다시 새로워지고 있음을.


* 위의 우리말 번역은 독일어 원문의 영역을 중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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