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피카소, 그가 걸었던 길

by 최용훈

내가 걸었던 외로운 길

파블로 피카소


외로운 길을 걷는다. 내가 아는 유일한 길.

어디로 가는 건지 몰라도 나는 계속 걷는다.

외롭고 흔적 없는 길을 걸었다. 깨어진 꿈의 다리를 걷고 있었다.

세상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나는 왜 격동하게 되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이 외로운 길을 걷는다. 홀로 있고 싶어서!

그렇게 헤어지고 또 헤어진다.

내가 두려운 것은 통제력을 잃는 것, 내 안의 절실하고 당황스러운

무언가가 욕구를 밖으로 밀어낸다.

이상하게 보여도 나는 이 외로운 길을 걷는다. 깨어진 꿈의 가장자리를.


그렇게 나는 외로운 길을 걷는다. 그렇게 여전히 계속 걷는다.


A Lonely Road Is That I Walked

Pablo Picasso


I walk a lonely road, the one and only one I' ve ever known.

I don't know where it goes, but I keep walking on and on.

I walked the lonely and untrodden road for I was walking on the bridge

of the broken dreams.

I don't know what the world is fighting for or why iam being instigated.

It's for this that I walk this lonely road for I wish to be

ALONE!

So I am breaking up, breakin' up.

It is the lack of self control that I feared as there is something

Inside me that pulls the need to surface, consuming, confusing.

being called Weird I walk this lonely road for on the verge of broken dreams.


And so i walk this lonely road and so just keep walking still



피카소는 54세의 나이에 시를 쓰기 시작한다. 1935년 그는 돌연 그림과 조각에서 벗어나 시 창작에 몰두한다. 곧 미술가로서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피카소는 문학적 노력을 계속해 수 백편의 시를 남겼다.


위의 시는 피카소의 ‘청색 시대’(1901~1904)에 등장한 어둡고 우울한 그림들을 연상시킨다. 이 시기의 슬픔, 곤궁함, 고립감은 그의 ‘기타 치는 노인’과 같은 그림에서 묘사되고 있다. 그림 속에 나오는 외롭고 수척한 노인은 피카소 자신이 겪은 파리에서의 궁핍함과 소외감, 고립감을 묘사한다. 암청색의 배경 속에 담긴 그림 속 노인처럼 깨져버린 꿈을 더듬으며 시의 화자는 끝을 알 수 없는 황량한 길을 걷고 또 걷는다. 좌절된 꿈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절망 속에서도 그는 결코 걸음을 멈추지 못한다. 내 속의 격동하는 무언가에, 터져 나오는 욕구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이루지 못한 꿈의 가장자리를 여전히 서성거린다. 갈 곳 몰라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자화상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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