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야, 너도 고향이 있더냐

잃어진 고향-이육사

by 최용훈

잃어진 고향

이육사


제비야

너도 고향(故鄕)이 있느냐


그래도 강남(江南)을 간다니

저노픈 재우에 힌 구름 한쪼각


제깃에 무드면

두날개가 촉촉이 젓겠구나


가다가 푸른숲우를 지나거든

홧홧한 네 가슴을 식혀나가렴


불행(不幸)이 사막(沙漠)에 떠러져 타죽어도

아이서려야 않겠지


그야 한떼 나라도 홀로 높고 빨라

어느때나 외로운 넋이였거니


그곳에 푸른하늘이 열리면

엇저면 네새고장도 될법하이.


Lost Hometown

Lee, Yook-sa


Swallow,

I wonder you, too, have a hometown.


You said you would fly to Kangnam(the South of the River).

Then, a piece of cloud on that high hill


Would touch your feather

To make your two wings dripping wet.


When you pass over the green forest,

Cool your burning breast.


If you, unfortunately, fell down on the desert to be burnt to death,

You would never be grieved.


Even in a crowd of your kind, you fly high and fast by yourself,

Always to be a lonely soul.


If the blue sky were open there,

You might find your hometown.


이육사, 수감번호 264. 의열단에 들어가 조국의 광복을 위해 싸웠던 그는 해방을 한 해 앞두고 중국에 있던 일본 형무소에서 마흔의 나이에 쓸쓸히 죽어갔다. 그런 그에게 고향은 어떤 곳이었을까? 홀로 외롭게 나는 제비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에 견주던 시인은 제비에게도 고향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 고향을 찾아가는 먼 여정에 날개를 구름에 적시고 푸른 숲에서 뜨거운 가슴을 식히기를 바란다. 행여 광막한 사막에 떨어져 죽어가더라도 서러워하지 않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언젠가 저 넓은 하늘이 열리면 그리운 그곳 고향을 찾을 수 있으리라 소망한다. 외로운 시인의 영혼이라도 ‘청포도 익는’ 그의 고향에 편히 누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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