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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l 21. 2020

당신께 드리는 말 선물(7)

로버트 브라우닝 - '시간을 따로 떼어 놓으세요'

Save apart time

    by Robert Browning    


Save apart time to read

it's the spring of wisdom.    


Save apart time to laugh

it's the music of your soul.    


Save apart time to love

for your life is too short.    


읽는 시간을 따로 떼어두세요. 

그것은 지혜의 샘이니까요.     

웃을 시간을 따로 떼어두세요.

그것은 영혼의 음악이니까요.     

사랑할 시간을 따로 떼어두세요.

당신의 인생은 너무 짧으니까요. (로버트 브라우닝, ‘시간을 따로 떼어두세요’)        


  사는 게 참 바쁘죠?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하루해가 너무 짧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이런저런 계획도 세우고 하루를 좀 의미 있게 보내보려고 마음도 먹습니다. 그런데도 늘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속상할 때가 많죠. 브라우닝은 시간을 조금 떼어두라고 말합니다. 한 편의 시나 수필 아니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어떤 글도 좋으니 시간을 내어 읽으라고요. 그렇게 남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은 늘 필요한 일일 겁니다. 그리고 웃으라고 합니다. 하루에 몇 번이나 웃으세요? 우린 참 안 웃는 것 같아요. 웃을 일이 별로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일과에 쫓겨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것이겠죠. 그냥 실없이 웃기도 좀 그렇고 말입니다. 그래도 사랑은 해야겠죠? 누굴 사랑하든 그 설렘과 열정은 언제나 우릴 살아있게 하니까요. 지혜의 샘, 영혼의 음악, 짧은 인생과 사랑... 그 모든 것이 시인의 표현이지만 나의 일상 속에서는 크게 공감이 되지 않네요. 중요한 것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위해 따로 떼어놓을 수 있는 시간. 그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주 사소한 모든 것, 그것을 잊고 산다고 느끼는 순간, 난 정말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웨일스의 시인 헨리 데이비스가 그의 시 '여유'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들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겠어요. 그렇게 사소한 것들에 조금 시간을 내야겠습니다. 그 시를 소개합니다.         


여유 _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William Henry Davis)    


이게 무슨 인생이겠어요, 근심이 가득 차

멈춰 서서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양이나 소들처럼 나무 아래 서서

한가로이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숲을 지날 때 다람쥐들이 풀숲 어디에

도토리를 감추는지 지켜볼 시간이 없다면    


햇살 눈부신 한낮, 밤하늘처럼

별빛 총총한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아름다운 그녀의 눈길에 돌아서서

그녀의 발들이 춤추는 모습을 볼 시간이 없다면      


그녀의 눈에서 시작된 미소가

입가로 번지는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    


이 얼마나 딱한 인생이겠어요, 근심으로 가득 차

멈춰 서서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요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William Henry Davies, 1871-1940)는 웨일스의 시인이었어요. 삶의 대부분을 영국과 미국에서 떠돌이처럼 살았지만 그의 시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산 것이 틀림없을 겁니다. 자신이 겪은 삶의 어려움과 그 과정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평범한 말로 이야기해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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