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위기의 여성들 (2)

유엔 여성기구(U.N. Women) : 코비드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

by 최용훈

COVID-19로 지구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인류의 삶을 얼마나 위협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인류세(anthropocene)의 시대에 인간은 자신들의 하마르티아(hamartia, 비극적 결함)가 얼마나 스스로의 몰락을 앞당기고 있는지 새삼 깨닫고 있다. 이 팬데믹은 우리의 사회,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우리의 삶의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 특히 여성들의 삶은 모든 영역에서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유엔 여성기구(U.N. Women)는 COVID-19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아홉 가지의 분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 위협적인 상황을 요약하여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5. 경제적 충격


위기 상황에서 경제적 충격에 더 취약한 것은 여성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은 급여도 적고, 저축도 적으며, 한 부모 가정의 대부분도 여성이 가장이다. 비정규직 직장이나 사회적 보호가 부족한 서비스 분야 종사자들도 여성이 다수이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나 학교들의 휴교로 인해 여성들은 가사의 부담이 커지고 경제활동에 종사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의 경우 의료보험이나 유급 병가 등의 사회적 보장이 훨씬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빈곤국가 내에서 비정규직 고용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여성들의 비정규직 고용률은 약 92%로 남성(86%)과 비교해 높다. 세계 노동기구(ILO) 추정에 따르면 세계 GDP 성장에 코비드가 미치는 영향에 비추어 세계의 실업 인구가 기준선인 1억 8,800만 명에서 적게는 530만 명 많게는 2,470만 명까지 더 늘어날 것이라 한다. 이는 2008-9년 사이에 있었던 세계 금융위기 때 2,200만 명의 실업자가 증가된 것과 비교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히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이주자, 젊은 세대와 빈곤층들이 해고나 인원감축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유엔 여성기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빠르게 생계수단을 잃고, 수입을 발생할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6. 무보수 육아 및 가사


오늘날 세계 경제나 일상생활의 유지는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무보수 노동에 의존하고 있다. 코비드 이전에도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무려 세 배의 무보수 육아 및 가사에 종사했다. 당연히 지금은 가족의 일상, 병자나 노인에 대한 돌봄까지를 포함해 더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다. 금년 3월 코비드의 시작 단계에서도 전 세계 15억 이상의 학생들이 집에 머무르게 됨으로써, 재택업무가 불가능한 분야에서는 여성들의 유급 업무가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육아와 관련한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여성들이나 한부모 가정의 여성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전의 전염병 사례를 보면 가난한 10대 소녀들은 위기가 끝난 뒤에도 학교를 그만두거나 복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여성들의 무급 노동은 저임금, 저소득,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와 연결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요인이 되어왔다. 이번의 코비드 위기가 모든 국가들로 하여금 여성들의 무보수 노동을 인식하여, 그 부담을 완화하고 자원을 재분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7. 젊은 여성들


자원봉사나 의료현장에서 젊은이들은 코비드 극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 특히 젊은 여성들, 이주민들과 난민들은 사회, 경제, 보건 등의 분야와 이동 제한으로 인한 젠더 폭력의 높은 위험성에 처해있다. 금년 3월 말에 UNESCO는 전체 초중고 대학 학생들의 89%가 학교에 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받게 될 것이며 이로써 기술과 온라인 환경이 갖춰지지 못한 많은 세계 인구들이 큰 불이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촌이나 외딴 지역에 사는 가난하거나 장애를 가진 10대의 젊은 여성들이 제일 먼저 학교에서 나와 가정의 육아나 가사를 도와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린 여성들은 이른 결혼을 강요받거나 다른 형태의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2008년 경제 침체 이래 실업률은 과거의 평균치를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특히 현재처럼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긱 경제(gig economy)의 확대는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코비드 이전에도 이른바 무고용, 무교육, 혹은 무 훈련이라는 NEET(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 상태의 젊은이들의 숫자가 상승추세에 있었다. NEET로 분류되는 세계 2억 6,700만 명의 젊은 세대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1억 8,100만 명이 젊은 여성들이다.


8. 군사적 갈등


코비드의 확산에 따라 군사적 갈등을 막는 일이 시급해졌다. 즉각적인 전쟁의 중지가 촉구되었다. 사실 군사적 충돌이나 사회 경제적 붕괴의 와중에서 식량, 교육, 안전과 보건에 대한 인도주의적 결핍들은 여성들의 진보를 막는 주된 원인이다. 예멘이나 시리아 같은 국가에서의 수년간에 걸친 전쟁은 병원과 같은 의료시설을 파괴했고 보건의료 시스템을 와해시켜 인도적 원조에 의존하는 여성과 아동들을 코비드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다. 여성들이 출산 중에 사망하는 비율은 100,000명 당 200명으로 이미 위험 수위를 넘기고 있다. 특히 난민 수용소에서 살고 있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비좁은 공간에서 거리두기는 불가능하고, 특히 임시화장실이나 식수 배급소 등에서 젠더 폭력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성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여성 문제가 포함된 평화협정이 더 지속적이라는 증거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늘 평화회담의 테이블에서 배제되고 그들 고유의 요구와 우려는 간과되었다. 2019년 서명된 평화협정들 가운데 고작 26%만이 젠더와 관련된 조항을 포함하고 있었을 뿐이다. 코비드의 시대, 우리는 좀 더 지속적인 평화를 필요로 하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9. 여성 이주민


전 세계적으로 이주민들은 보건 시스템과 경제 발전에 중추가 되고 있다. 그들은 의사이고, 간호사이며, 과학자, 연구자, 기업가들이고 필수적인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오늘날 코비드와의 전쟁에 선두에 서있다. 하지만 여성 이주자들은 이주 정책에 있어 젠더 상의 제한을 받고 있고, 다른 언어로 이루어지는 보건 서비스에도 접근이 제약되며, 성적, 경제적 착취 가능성이 더 크다. 또한 더 엄격한 국내외 이동 제한 조치를 당하고 있다. 그들은 또한 가정부나 청소부, 세탁일 등 낮은 급여의 비정규직에 종사할 가능성도 크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850만 명에 이르는 여성 이주 노동자들 중 많은 이들이 코비드로 인해 직장을 잃고 있으며, 그들의 건강과 안전, 복지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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