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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Dec 22. 2020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이문세, 옛사랑

옛사랑

       이영훈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 빈 하늘 밑 불빛들 켜져 가면

옛사랑 그 이름 아껴 불러보네


찬바람 불어와 옷깃을 여미우다

후회가 또 화가 나 눈물이 흐르네

누가 물어도 아플 것 같지 않던

지나온 내 모습 모두 거짓인가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 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 대로 내버려 두듯이    


흰 눈 내리면 들판에 서성이다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 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하얀 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가네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 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 대로 내버려 두듯이    


사랑이란 게 지겨울 때가 있지

내 맘에 고독이 너무 흘러넘쳐

눈 녹은 봄날 푸르른 잎 새 위에

옛사랑 그대 모습 영원 속에 있네    


흰 눈 내리면 들판에 서성이다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 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하얀 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가네    


An Old Love 

             by Lee, Young-hoon    


Hanging around, I cry without being noticed.

As the days gone bitterly remain in my heart

I silently call the name of my old love

With the lights turning on under the empty sky.     


Adjusting myself in the cold wind, 

I shed tears in regret and anger.

My old self, which seems to be free of the pain 

From someone’s biting, is but a lie?     


Let dear past things be as they are,

As I just think of you when reminded of you.      


When white snow falls, I wander in the field.

Then I visit that path, thinking of my old love.

Kwangwhamun Street is being covered with white snow,

Which goes high up and up to the sky.     


Let dear past things be as they are,

As I just think of you when reminded of you.     


Sometimes I am sick of love

I feel solitude flowing over my heart


In the snow-melting springtime, on the green leaves,

My old love will be there in eternity.     

When white snow falls, I wander in the field.

Then I visit that path, thinking of my old love.


When white snow falls, I wander in the field.

Kwangwhamun Street is being covered with white snow,

Which goes high up and up to the sky.  

(Translated by Choi)     

광화문 거리는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추억의 장소입니다. 지금은 시위의 함성과 거친 갈등의 중심지가 되었지만 오래전 그곳은 낭만과 사랑의 거리였습니다. 연인과 친구를 만나 함께 걷던, 겨울마저 따뜻했던 곳이었죠. 이문세의 목소리는 정겨웠습니다. 목소리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을 선물하는 그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이영훈의 노랫말은 그대로 한 편의 시가 되어 우리의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옛사랑이 떠올라 서성이며 흘린 눈물은 지나온 시절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홀로 남겨진 사람의 설움입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어야죠.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생각나면 생각난 대로 두어야겠지요. 사랑 때문에 하얗게 밝히던 새벽,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그 아련한 노래들... 우린 그렇게 추억을 먹고사는 존재인 모양입니다. 지금의 우울함과 절망감도 언젠가는 또다시 기억의 영역으로 옮겨지겠죠. 이제 그 거리를 홀로 걸으며 느끼는 후회와 고독도 결국은 추억이 될 겁니다. 내리는 눈송이가 하늘 위로 올라갑니다. 옛사랑이 내 가슴속에서 영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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