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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Mar 11. 2021

아주 짧은자서전

포티아 넬슨 :  다섯 개의 짧은 장으로 이루어진 자서전

포티아 넬슨은 르네상스적 여성이었다. 인간은 모든 것을 배워야 하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르네상스의 슬로건이었으니까. 그녀는 작가였고, 가수 겸 작곡가였고, 배우였다. 1920년에 태어나 81세로 2001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쓰고, 만들고, 노래하고, 연기했던 여인이었다. 그녀가 대표작 ‘길가에 구덩이가 있었다: 자아발견의 이야기’(There’s a Hole in My Sidewalk: The Romance of Self-Discovery)를 출판한 것은 1977년 그녀의 나이 58세 때였다. 이후 이 작품은 그녀에 의해 뮤지컬로 만들어져 뉴욕에서 공연되었다. 그 책의 표지는 영화 ‘굿 윌 헌팅’에서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역할을 맡았던 심리학 교수 션 맥가이어의 연구실 벽에 포스터로 걸려있어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그 책 속에 등장하는 한 편의 시 ‘다섯 개의 짧은 장(章)으로 이루어진 자서전’은 어설피 살아온 우리네 인생 여정을 그려내고 있다.  

   

다섯 개의 짧은 장(章)으로 이루어진 자서전

                           포티아 넬슨     

제1장

나는 거리를 걷고 있다. 보도에 웅덩이가 있다. 

아주 깊은 웅덩이다. 나는 그 안에 빠진다...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빠져나오는데 영원 같은 시간이 걸린다.     


제2장

나는 같은 거리를 걷는다. 보도에 깊은 웅덩이가 있다. 

그것을 못 본 척한다. 다시... 빠지고 만다.

같은 곳에 빠지다니 믿을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여전히 벗어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제3장 

나는 같은 거리를 걷는다. 보도에 깊은 웅덩이가 있다. 

그것이 거기에 있는 것을 안다. 그래도 빠진다... 버릇이지만 난 눈을 뜨고 있다. 

내가 어디에 놓여있는지를 안다. 그것은 내 잘못이다.     


제4장

나는 같은 거리를 걷는다. 보도에 깊은 웅덩이가 있다. 

그 웅덩이를 피해 간다.    


제5장

나는 다른 거리를 걸어간다.  


An autobiography in five short chapters 

                                  by Portia Nelson    


CHAPTER ONE 

I walk down the street. There's a hole in the sidewalk. 

It is a very deep hole. I fall in... I am helpless. 

It isn't my fault. 

It takes forever to find a way out.     


CHAPTER TWO 

I walk down the same street. There's a deep hole in the sidewalk. 

I pretend I don't see it. I fall in... again. 

I can't believe I'm in the same place, but it isn't my fault. 

It still takes a long time to get out.     


CHAPTER THREE 

I walk down the same street. There's a deep hole in the sidewalk. 

I see it is there. I still fall in... it's a habit, but my eyes are open. 

I know where I am. It is my fault. 

I get out immediately.     


CHAPTER FOUR 

I walk down the same street. There's a deep hole in the sidewalk. 

I walk around it.     


CHAPTER FIVE 

I walk down another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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