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Mar 09. 2021

추억인척할수 없는 그 날

김동률, 그게 나야

그게 나야

       김동률     


난 너에게 모두 주고 싶던 한 사람

너 하나로 이미 충분했던 난

너에게 모두 주지 못한 한 사람

너무 쉽게 놓쳐 버렸던

우리 서로 사랑했던 그 시절엔

뭐가 그리 설레고 또 좋았었는지

세상을 다 가진 양 들떠 있던 내 모습이

너 없이 그려지지가 않는 게

그게 나야     


난 너에게 너무 앞서 가던 한 사람

어느샌가 홀로 헤매던

우리 서로 사랑했던 그 시절엔

왜 그렇게 힘들고 또 아팠었는지

세상이 무너질 듯 펑펑 울던 네 모습이

한 번에 그려지지도 않는 게

어느새 너는 정말 괜찮은지 다 지운 채로 사는 건지

우리 서로 사랑했던 그 시절은

왜 내게는 추억인 척할 수 없는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얼굴

보고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또 그리는

그게 나야     


그 시절을 아직 살아가는 한 사람

그게 나야     


That is me

        by Kim, Dong-ryul    


I was the one who wanted to give you everything.

I was the one who couldn’t give you anything

Even though you’d already filled me.

In the days we loved each other,

The days I missed so easily

What made me so thrilled and excited

As if I had the whole world?

Now I can no more imagine myself without you.

That is me.       


I was the one who always ran before you.

Wandering around all of a sudden,

I still remember the days we loved each other,

So hard and painful.

I cannot imagine you who cried so bitterly

As if the whole world fell down.

Do you OK? Did you already forget everything?

Why can I not pretend that the days we loved each other

Are nothing but a past memory.

The face I can never forget,

I draw it many times a day ‘cause I miss you so much.

That is me.     


I am the one who still lives in those days.

That is me.     


노랫말은 노래 속에서 비로소 살아납니다. 그 아름다운 선율 속의 이야기를 따라 우리는 추억의 길을, 기쁨과 아픔의 흔적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음악처럼 우리의 영혼을 뒤흔들어놓는 것이 또 있을까요? 김동률의 음악은 아름다우리만치 슬프고, 슬플 만큼 순수하죠. 그의 노래 중에 ‘그게 나야’는 내 마음속에 남은 사랑의 추억을 마구 흔들어댑니다. 기억하시나요? 첫사랑의 그 아련함, 애잔함, 그리움, 그리고 그 날의 슬픔을. 어쩌다 잊힌 그 이름, 그 얼굴이 불현듯 떠올라 가슴 먹먹했던 순간 저는 혼자가 됩니다. 혼자는 걷고 싶지 않던 그 길을 굳이 기억하지 않으려 해도 그 긴 시간의 담벼락 끝에 그저 서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그녀로 인해 가득했던 젊은 날,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가 줄 수 있었던 것은 없었습니다. 소중했던 그 날들을 왜 그리 쉽게 놓치고 말았을까요? 왜 그리 서툴렀을까요? 아직도 그녀는 내 안에 있는데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그녀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요. 까맣게 잊었을까요. 그날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던 그녀의 어깨를 왜 잡아주지 못했을까요. 이루지 못한 사랑은 후회만을 남깁니다. 그저 추억으로 돌리지 못하고, 무엇 하나 잊지 못 한 채, 매 순간 그녀만을 그리는 그런 사랑이 아직 남아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내 아름답고 아련한, 지나간 시간이 그립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산다는 것의 기쁨 그리고 설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