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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l 01. 2021

별이 떨어졌습니다

강희선 : 별이 떨어졌습니다

별이 떨어졌습니다

(시인을 추모하며)

                 강희선    


별이 떨어졌습니다

하늘 그 높은 곳에서

아스라이 빛을 뿜고 있던 별이

수많은 밤을

홀로 태우고

아직도

소진할

열기를

다 태우시지도 못하고

별은 떨어졌습니다

새벽 찬 이슬에 시린 눈 든 채로

파란 풀이 그리워서

잎 잎에 반짝이는

이슬로 내렸나요

너무나 성급하게 떨어져서

땅속에 잦아들었나요

별이 떨어질 때

보았어요

숱한 눈물이 별과 함께 쏟아지는 것을     


The Star Has Fallen

(In memory of a poet)

               Kang, Hee-sun     


The star has fallen.

Shining brightly

High up in the sky,

Burning alone

So many a night,

Having yet to

Burn more

Its passion

To inspire,

The star has fallen.  

With your eyes open in cold morning dews,

Were you falling as dews

Glittering on leaf by leaf,

Missing green grass?

Were you permeating into the ground

As you hurried to drop?

When the star was falling

I saw

So many tears pouring down with it.       


누구에게나 가슴속에 빛나는 별이 있습니다. 비록 가까이에 있지는 않아도 가슴에 품고 언제나 아스라이 올려다보는 흠모의 마음이 있습니다. 척박한 땅 위를 맨발로 걸어온 삶에 언제나 등줄기로 흐르던 그 따뜻하고 찬란한 별 빛. 그 별이 그만 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무엇이 있어 새로운 별로 내 마음을 채워줄 수 있을까요? 다가서고 다가서도 늘 같은 자리에서 바라보던 그 별의 익숙함을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요?     


제목에서처럼 시는 한 시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늘 홀로 빛나 밤을 태우던 그 별 같던 사람, 아직도 끝없는 열정과 영감을 시인에게 뿌려줄 그 별빛 같던 사람은 이제 별처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시인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하늘에 빛나던 그 별은 이제 죽은 시인이 높은 곳에서 그리워하던 풀잎 위의 이슬로 다시 빛나고 있으니까요. 조금 성급하기는 하지만 내가 밟는 이 땅 아래 빗물처럼 고여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군요. 이제 새벽, 잠시라도 당신을 손길로 느끼고, 걷는 걸음, 당신과 함께 일지라도 더 이상 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을 테니까요.      


* 위의 영문은 브런치 작가이신 강희선 시인의 시(6월 13일)를 영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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