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직 : 오늘 아침에
오늘 아침에
이봉직
오늘 아침 골목에서
제일 처음 눈 맞춘 게 꽃이었으니
내 마음은 지금 꽃이 되어 있겠다.
오늘 아침 처음 들은 게
새가 불러 주는 노랫소리였으니
내 마음은 지금 새가 되어 있겠다.
그리고 숲길을 걸어 나오며
나뭇가지 흔들리는 걸 보았으니
내 마음은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있겠다.
가지마다 예쁜 꽃이 피고
새가 날아와 앉아 노래 부르는
그런 나무가 되어 있겠다.
This morning
Lee, Bong-jik
As I first exchanged looks with flowers
This morning in the alleys,
My mind may become a flower now.
As I first heard this morning
Birds singing,
My mind may become a bird now.
As I walked out along the woods
And saw the shaking branches,
My mind may become a tree now.
To be such a tree
On each branch of which beautiful flowers bloom
And birds perch and sing.
아침에 꽃을 보았으니 마음은 꽃이 되고, 새소리를 들었으니 새가 되고, 나뭇가지 흔들리는 모양을 보았으니 한 그루 나무가 됩니다. 꽃이 되고 새가 되고, 그리고 나무가 되어 그 꽃과 새를 키웁니다. 도돌이표 같은 인생에 아침의 시로 나의 마음은 꽃과 새와 나무로 정화됩니다. 이렇게 깨끗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보렵니다. 밤이 되면 또 어떨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