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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l 02. 2021

아침, 꽃과 새와 나무

이봉직 : 오늘 아침에

오늘 아침에

         이봉직  


오늘 아침 골목에서

제일 처음 눈 맞춘 게 꽃이었으니

내 마음은 지금 꽃이 되어 있겠다.    


오늘 아침 처음 들은 게

새가 불러 주는 노랫소리였으니

내 마음은 지금 새가 되어 있겠다.    


그리고 숲길을 걸어 나오며

나뭇가지 흔들리는 걸 보았으니

내 마음은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있겠다.    


가지마다 예쁜 꽃이 피고

새가 날아와 앉아 노래 부르는

그런 나무가 되어 있겠다.   

 

This morning 

       Lee, Bong-jik     


As I first exchanged looks with flowers

This morning in the alleys,

My mind may become a flower now.     


As I first heard this morning 

Birds singing,

My mind may become a bird now.     


As I walked out along the woods

And saw the shaking branches,

My mind may become a tree now.     


To be such a tree

On each branch of which beautiful flowers bloom

And birds perch and sing.      


아침에 꽃을 보았으니 마음은 꽃이 되고, 새소리를 들었으니 새가 되고, 나뭇가지 흔들리는 모양을 보았으니 한 그루 나무가 됩니다. 꽃이 되고 새가 되고, 그리고 나무가 되어 그 꽃과 새를 키웁니다. 도돌이표 같은 인생에 아침의 시로 나의 마음은 꽃과 새와 나무로 정화됩니다. 이렇게 깨끗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보렵니다. 밤이 되면 또 어떨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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