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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an 27. 2022

끝을 안다면...

노아 : 약한 사람은 

약한 사람은 

           노아(老兒)


약한 사람은 눈물이 많지 

두려워서

서러워서 

고마워서 


약한 사람은 등이 굽었지

초라해서 

비굴해서 

살기 위해서


약한 사람은 말랐지 

못 먹어서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아서 


약한 사람은 잘 웃지 

잘 보이려고

맞지 않으려고 

홀로 위로하려고


강한 사람은 모르지 

왜 그들이 힘들어하는지  


The Weak 

                Noh Ah


The weak cry much 

In fear

In sorrow

In gratitude 


The weak scoop

In starvation

In anxiety 

In insomnia 


The weak laugh much 

For charity 

For safety

For comfort in loneliness 


The strong never know 

Why the weak suffer 


이 세상은 진정 강자와 약자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일까요. 한 때 강했다고 믿어졌던 사람들이 차가운 철판 위에 맨 몸으로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그렇게 식어버린 몸, 풍성한 꽃과 피어오르는 향불, 검은 옷의 조문객들, 어색하게 웃는 사진 한 장 덩그러니 놓이는 것, 그것이 삶의 끝입니다. 살아있는 짧은 순간 동안 우리는 우스꽝스러운 기준으로 강자와 약자를 가르고 있지요. 고대 제국의 수많은 영웅들은 언제 그 이름 한 번 제대로 기억된 적이 있던가요. 오늘의 누가 그들을 진정 경외하고 있던가요. 삶은 정말 일장춘몽이지요. 허무한 세상, 막무가내로 갈라진 두 인간군 속에서 한쪽은 비웃고, 무시하고, 학대하고 다른 한쪽은 허리를 굽히고, 비굴하게 미소 짓고, 남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죠. 아마도 그것은 찰나의 연극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그 연극을 끝내는 죽음 뒤의 세상에 강자와 약자는 없습니다. 그것만 분명 기억한다면 세상은 정말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가르지 않고 사랑할 것입니다.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데 왜 인간은 그리 어리석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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