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전반 영국의 대표적인 시인 알렉산더 포프가 12살 때 썼다고 알려진 시입니다. 아무리 봐도 소년의 시로는 믿어지지 않습니다. 지내온 세월 속의 깨달음이 엿보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열 두 해를 지내고 얻은 깨달음이라고는 도무지 생각할 수 없으니까요. 하긴 우리 역사 속에서도 어린 나이에 심오한 한시를 쓴 천재들의 이야기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시인의 나이를 배제한다면 이 보다 명징한 삶의 진리가 있을까 싶습니다.
작은 것에 만족하고, 자연에서 필요한 것을 얻고, 건강한 몸과 평화로운 마음으로 세월의 흐름을 지켜볼 수 있는 사람. 일하고 쉬는 단조로운 생활 속에서 안락을 느끼고 순수한 마음으로 삶을 성찰하는 사람.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그것이 진정 행복이고 축복일 테니까요. 그리고 누구도 슬퍼하지 않는 그런 죽음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저 내 모든 것이 영원한 망각 속에 잊히는 고요함을 갈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