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미국의 혁명전쟁이 끝나갈 무렵, 사람들은 전쟁을 이끌어왔던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이 이전의 모든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권력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독립된 새 나라의 왕이 되기를 바라기도 하였다. 하지만 워싱턴은 그러한 행동이 아직 미약한 새로운 공화국의 시작에 방해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로마의 위대한 장군 킨킨나투스(Cincinnatus)를 모범으로 삼아 권력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고 혁명군 총사령관 직을 사임한다. 옳은 일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워싱턴이 대륙 의회에서 자신의 연설문을 읽어내려갈 때, 그는 그 양피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두 손으로 꽉 움켜쥐어야 할 만큼 떨고 있었다.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울었다. 의회의 의원들 가운데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가라앉았으며, 의회 전체는 워싱턴의 감정이 크게 동요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연설을 마치자 그는 메릴랜드 아나폴리스에 있던 주 의회 문을 박차고 나가 말에 올랐다. 그리고 빠르게 말을 몰라 석양 속으로 사라져 갔다.”
조지 워싱턴의 혁명군 총사령관 사임 연설 (1783년 12월 23일, 메릴랜드 아나폴리스)
이제 마침내 제가 사임할 명분이 될 위대한 사건(전쟁의 승리)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오늘 영예롭게도 이 의회에 축하의 말을 전하며, 제게 위임되었던 신뢰를 의회의 손에 맡기고 조국에 대한 봉사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독립과 주권을 확인하며 행복하게, 미합중국이 존경받는 하나의 국가가 될 기회에 즐거워하며, 저는 제가 망설임 속에 받아들였던 직위에서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사임합니다. 저의 망설임은 그렇듯 중대한 사명을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제 능력에 대한 망설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올바른 대의(大義)와 연방의 지원 그리고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자신감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전쟁의 성공적인 종결은 희망에 찬 기대들을 현실로 확인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신의 섭리와 국민들의 지원에 대한 저의 감사는 모든 중요한 전투를 되돌려 볼 때마다 더욱 커질 뿐입니다.
군에서의 복무를 반복하는 동안 저는 전쟁 중 저와 함께 한 병사들의 괄목할 봉사와 뛰어난 공적을 이곳 의회에서 제대로 인정하지 못했음을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 가족과 같았던 훌륭한 병사들과 함께 한 것보다 더한 행운은 없었습니다. 의원 여러분, 허락하신다면 지금 이 순간까지 끊임없이 봉사해온 병사들이야말로 우리의 호의적인 관심과 의회의 후원을 받아야 함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사랑하는 조국의 번영을 전능한 하나님께 맡기고, 그것을 담당한 분들에게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함께 하길 기원하는 것이 공직 생활을 마감하는 이 엄숙한 순간의 필수 불가결한 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주어졌던 일을 마치고 저는 위대한 행동의 무대에서 물러납니다. 오랫동안 이 장엄한 의회의 명령을 수행한 저는 이제 작별을 고하며 저의 권한을 위임하고 모든 공직에서 떠나고자 합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1789년 4월 30일 뉴욕, 미국 임시정부의 청사 페더럴 홀에서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취임식이 거행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작은 도시국가에서의 몇몆 예를 제외하고는 국민들의 직접선거로 뽑힌 역사 상 최초의 대통령이었다. 그는 민주주의의 이념을 미국의 정신으로 세웠으며 대통령제라는 정치제도의 수립자이기도 하였다. 두 차례의 임기를 마칠 무렵 정계에서는 초대 대통령의 경우 종신제로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조지 워싱턴은 그러한 논의를 강력히 거부하고, 언론을 통해 분명한 사의의 뜻을 밝혔다.
“조국에 대한 고마움과 수 세대에 걸친 선조들과 이 땅에 뜨거운 애정을 느끼면서, 나는 은퇴 후에 누리고자 스스로 다짐했던 생활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봅니다.”
조지 워싱턴은 제2대 대통령 존 아담스에게 대통령직을 넘기고 시골의 농장으로 은퇴하여 여생을 보낸다. 그의 취임사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우리의 지도자들이 가슴에 새겨야할 말이다.
“조국의 부름을 처음 받았을 때, 이 나라의 자유를 위한 투쟁의 불빛 앞에서 나는 나의 의무를 생각했습니다. 그 불빛은 나에게 어떤 금전적인 보상도 바라지 말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 이에 나의 개인적 보수는 사절하겠습니다. 업무상 따르는 비용도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한 실질 경비로 한정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