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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11. 2022

오지만디아스, 티끌 같은 삶

퍼시 비시 셸리 : 오지만디아스 

Ozymandias

         Percy Bysshe Shelley 


I met a traveller from an antique land,

Who said—“Two vast and trunkless legs of stone

Stand in the desert... Near them, on the sand,

Half sunk a shattered visage lies, whose frown,

And wrinkled lip, and sneer of cold command,

Tell that its sculptor well those passions read

Which yet survive, stamped on these lifeless things,

The hand that mocked them, and the heart that fed;

And on the pedestal, these words appear:

My name is Ozymandias, King of Kings;

Look on my Works, ye Mighty, and despair!

Nothing beside remains. Round the decay

Of that colossal Wreck, boundless and bare

The lone and level sands stretch far away.”


나는 고대의 땅에서 온 한 여행자를 만났다.

그가 말하길 “거대한 돌로 만든 몸통 없는 다리 두 개가

사막에 서있었어... 그 옆으로 모래 위에는 

깨어진 두상(頭像)이 반쯤 묻혀있었지. 그 찡그린 얼굴,

오므린 입술 그리고 차갑고 위압적인 냉소는 

조각가가 왕의 열정을 잘 이해하고 있었음을 말해주었어.

그 열정은 저 생명을 잃은 것들에 새겨져 

그것을 묘사했던 손, 그것을 키웠던 심장보다 오래 살아남아있지. 

상(像)의 주춧돌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네. 

‘내 이름은 오지만디아스, 왕 중의 왕이로다.

너희 힘 있는 자들아, 내 업적을 보고 절망하라!‘

주변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허물어진 그 거대한 잔해 주위로 끝없이 황량하고

쓸쓸한 모래 평지만이 저 멀리까지 펼쳐져 있다네. “  


오지만디아스! 람세스 2세의 그리스어 이름이었다던가. 나라 잃은 유대인 포로들을 잔인하게 통치했던 고대이집트의 제왕. 한 여행자의 입을 통해 폐허로 변한 그의 거대한 석상(石像)이 묘사됩니다. 권력의 무상인가요. 세월의 허무인가요. 위대한 문명도 언젠가는 바람에 휘날리는 모래알이 될 뿐 인 것을. 티끌 같은 인생의 조각들이 황량한 세상에 흩뿌려지면 역사의 흥분감조차 차갑게 식어버립니다. 이제 실체 없는 과거의 열정만이 수없이 많은 날들이 지난 후 지나치는 얘깃거리가 될 뿐입니다.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마세요. 누구의 무덤도 영원히 남을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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