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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무하 Aug 23. 2024

주인공 연습

자유의 무게

다른 이들과 같이 있으면, 난 항상 조연을 자처했다.

주목받고,

이야기를 주도하는 주인공

내 성향과 맞지 않았다.


조연이 편하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리액션만 해주면 되는 조연이 부담 없다.


다른 이들이 가자는 곳에 갔고,

구내식당에서 정해주는 식사를 하고,

하라는 일을 했다.


퇴직을 하고 나서,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마치 모노드라마의 주인공처럼

갑자기 내가

주인공이 돼버렸다.


(혼자서 조연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내 참!)


매일 아침 깨어나면

핀 조명이 나에게 떨어진다.


자유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오늘은 어떤 을 쓰고,

어떤 이를 만나고,

무엇을 먹고,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할까?


좀비처럼 의욕 없이 누워있는

치매 노모(老母)를 어떻게 웃게 해드려야 할까?

매 순간 내가 결정해야 한다.

(난 심한 결정장애를 가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익숙해지지 않는다.



'안넬리엔 드 다인'의 <자유>를 펼치며,

오늘 저녁은 또 뭘 먹을까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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