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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라켈리 Aug 25. 2024

올레길 1코스 15.1km (1)

8/13(화) 올레길에서 마주친 말들

대전 집에서 6시 30분에 나와

신탄진역에서 기차타고 청주공항으로 가서

비행기타고 제주도에 10시 30분에 도착했다.


미리 온라인으로 구입한 올레 패스포트를

받기 위해 제주공항 1번 게이트 쪽에 있는

'제주 올레' 라고 적힌 곳으로 갔다.


직원분께서 올레길에 대해 설명도 해주시고

어디 코스 가냐고 물어보시더니 가는 법도

종이에 적어서 상세하게 알려주셨다.


올레길 설명을 듣는데

갑자기 설레는 마음이 들어

나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나는 공항을 나와 2번 버스 정류장에서

101번 버스를 탔다.

그리고 세화리 정류장에서

201번으로 환승해서

올레길 1코스 출발지인 시흥리로 갔다.

버스 환승지점 '세화리', 올레길 1코스 출발지점 '시흥리'

올레길 1코스 시작지점은 시흥초등학교이다.

버스에서 내려 패스포트에 스탬프를 찍고

신나는 마음으로 올레길 여정을 시작했다.

(오후 1시 10분 1코스 시작점에서 출발)


올레길 1코스 시작 스탬프 찍는곳

올레길 이정표인 리본을 따라 걷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길이 정말 멋지고

멀리 보이는 풍경도 정말 멋졌다.

'제주도가 정말 멋진곳이구나!'

이제 막 올레길을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감탄을 하기 시작했다.


날씨도 아주 끝내줬다.

산티아고 때는 첫날부터 비가 와서

흐린 날씨에 풍경을 잘 못봤었는데

이번 올레길은 날씨가 아주 화창해서

풍경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데... '너무 덥다!'

그리고... '아무도 없다!'


게다가 나는 또 배낭을 메고 걷고 있다.

산티아고 때 배낭 메고 걷는 게

너무 힘들어서 3일째부터는 동키 보내고

가볍게 걸었었는데, 마음 한켠으로는

그게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배낭 메고 걷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생각이 들면서

뭔가 내 자신이 나약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은 산티아고 느낌을 살려서

그 때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배낭을 메고 걷기로 한 것이다.

"강해져보자!"


그런데 잘못 생각한 것 같다.

이 뙤약볕에 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이 오르막길을 걸을 생각을 한건

경기도 오산이었다.


그런데 이미 나는 출발을 했고,

오늘 이 길을 완주할 것이다.

포기란 없다.


출발한지 한 15분쯤 되었을 때

제주올레 1코스 안내소가 보였다.

제주올레의 상징인 '간세(조랑말) 핀'을

사고 싶어서 안내소에 냉큼 들어갔다.


*간세 : 제주도 방언으로 게으름을 뜻하며

제주도의 조랑말이 푸른 들판을 걸어가 듯,

느릿느릿 걸어가자는 뜻을 담고 있는

제주올레 상징인 조랑말의 이름


제주올레 1코스 안내소

그리고 나는 간세 핀과 함께

계획에 없었던 두건까지

구매해버렸다. (충.동.구.매)


그리고 안내소 선생님께

오늘 몇명이 다녀갔냐고 여쭤보니

3명인가? 다녀갔다고 하셨다.

생각했던 것보다 적은 숫자에

나는 조금 놀랐다.


그리고 가다 보면 말이 3마리 있는데

건드리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하셨다.

나는 동물을 매우 무서워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일단 오늘 갈길이 머니

서둘러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말미오름이 시작되었다.


*오름 : 산 또는 봉우리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


'자 한번 올라가보자!'

나는 헥헥거리며 오름을 올라갔다.

그리고 안내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말들을 눈앞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올레길을 계속 가려면

어쩔 수 없이 이 아이들 옆을

지나가야 한다.


나는 매우 무서웠지만

이 말들이 나를 인지하지 못하도록

최대한 사이드로 사뿐사뿐 지나갔다.

그리고 다행히 이 두마리의 말들은

내가 안중에도 없었고

그저 열심히 풀을 뜯었다.


이 아이들을 지나치니 말 한마리가

더 있었다. 총 3마리이다.


'휴 첫번째 관문 통과다.'


그리고 이 말들을 지나치니

이제 똥밭이 시작되었다.


다음 이야기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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