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니 엄마를 알았어
널 처음 만난 건 2017년 2월 25일 이었다
나와 생일이 같은 너를 만난 건 나에게는 선물이었을지도 몰라
그때 쯤에는 너가 다른 아이들보다 늦을 거란 생각을 못했었어
그저 너라는 아이는 내게는 천사였고, 갑자기 찾아온 너라 내가 엄마가 될 준비도 갖추지 못했었지
예전에는 엄마라는 이름이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사람, 날 혼내는 사람 , 하지만 비오는 날이면 버스 정류장까지 우산을 들고 나와주고, 주말이면 맛있는 핫케이크를 구워주는 그런 다정한 이름이었었지
사실 우리 엄마에게도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었다.
장애의 병명은 정신지체장애와 자폐증
나는 그 때는 동생과 놀아주고 , 용돈을 받는 날이면 동생과 슈퍼를 가서 원하는 맛있는 것들을 사주고
그게 누나의 노릇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라왔다
그때만 해도 내가 엄마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되리라고는 짐작도 못했었다.
엄마는 내게 항상 말했었다.
" 사는게 지겹다 ," " 괜히 결혼을 했다 " " 넌 나중에 혼자 살아라"
그런데 나는 이말이 너무도 싫었다.
나는 이세상에 태어난게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 태어난 건데 사는게 지겹다 , 힘들다 이런 말을 하는 엄마가
밉기도 했었고. 그런 말들이 마음 속에 응어리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그런 비슷한 말들을 하고 살고 있다는 걸 , 느꼈고
엄마가 오죽했으면 그런 말들을 했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인정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나한테 찾아오니 점차 인정이 되었고 엄마가 안쓰러웠고 하염없이 불쌍했다
내 동생은 언어 장애까지 가지고 있다보니
엄마는 여태 동생과 제대로 된 대화를 한 적이 없다.
시집을 오고 나서, 아이를 낳고
시댁에 가서 다른 아이들과 비교를 당했을 내 동생과 , 그 비교로 인해 엄마가 마음 고생을 했을거라는걸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팠다.
학교를 다닐 때도 몰랐던 엄마의 마음과 엄마의 감정. 여자로서 포기한 인생 등.
그 모든 길을 이제는 알아버렸고 , 내 아이는 아직 장애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또래보다 느리기 때문에
엄마가 겪었던 일들을 내가 겪고 있었고 , 어쩌면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들 때문에
그토록 엄마를 이해 하지 못했던
내가 엄마가 되어 엄마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