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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24.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감정 억누르기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감정들을 잘 감춰오면서 살아왔다고 생각을 했었다.

남들에게 상처를 조금이라도 덜 주고, 내가 상처를 받더라도 내 감정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누군가에게 무시를 당해도 참았었고, 나에게 화낼 일이 아닌데도 나를 얕잡아보고 화를 내는 사람들에게도

나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참아왔다.

그들이 보기에 나는 화를 내는 그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참아주는 게 아닌, 이 사람은 나에게 화도 못 내는 사람일 거야 , 그러니 내 감정을 표출해도 괜찮겠지 아마 이런 생각으로 나에게 그렇게 대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나는 그저 다른 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감정을 억누르고 참아왔던 것인데, 돌이켜서 과거를 생각하면 '그때는 이렇게 말을 받아칠걸'이라는 후회가 몇 번씩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바보 같은지 , 마음이 약한지, 누군가에게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는지 나 자신의 성격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이 아닌 감정을 억누르는 방법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착한 아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 쟤는 착해 , 그리고 남들의 험담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 위해 나는 그저 비겁하게 나를 숨기고 있었다. 그 비겁함은 당시에 마음은 편했을지 몰라도 , 미래의 나를 괴롭히는 행동이었다.


사람은 살면서, "참아야 돼"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어렸을 적부터 무언가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려고 하면  부모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조건이 붙거나 부모의 결정 후 , 내가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할 수가 있었다.

감정을 참는 방법은 배워왔지만,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배우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나 또한 나의 감정을 참는 것만 배워왔고 여태까지 참아왔던 감정들은 나에게는 속병이 되었다.


어느 날이었다.

친정 가족들이 모여 얘기를 하던 도중에, 어떤 이야기가 나왔었고 그 이야기 속에 나는 무언가 잘못을 하고 있는 것처럼 나에게는 들려 나는 갑자기 서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지금 이렇게 사니라 정말 힘든데,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내가 편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라는 억울함이 밀려왔다

친정아버지가 생각했던 것처럼 나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하지 말라는 강요를 하는 그런 모습에 화가 났고 눈물이 먼저 났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마음을 추슬렀다

그리고 내 감정을 표현을 하기로 했다. 너무 도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감정을 표현한다고 해서 무작정 화를 내는 게 아닌, 나는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아빠에게 드러내고 싶었다.

"나는 그런 게 아니에요. 아빠가 날 오해하는 거예요 그리고 아빠가 날 지레짐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라고 아빠에게 필요 이상의 감정이 아닌, 딱 오해를 풀 수 있을 정도까지만 내 감정을 표현했다.

그다음은 어땠을까?

아버지에 말대꾸를 한다면서 아버지가 날 혼내셨을까?

답은 아. 니. 다이다.


아버지는 내 말을 들으시고는 미안하다고 하셨고, 나는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나에게 서로 더 돈독해짐을 느꼈다. 여태 나는 감정을 억누르는 일이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직장생활 까지도 그렇게 해왔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으로 나에게 남는 건 없었다.

앞 뒤 머리 없는 화를 내는 것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내 감정을 표현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무조건 하지 말라고, 억누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일을 먼저 알려주어야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란, 인간이 가지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감정이지만

분명 무작정 남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화를 내고 욕을 하는 게 아닌, 젠틀하고 남을 상처 주지 않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내 아이들 역시, 마음으로 삭히는 게 아닌 감정의 선을 지키며 표현하는 아이로 자라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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