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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30. 2020

브런치를 하는 시간

브런치를 경배하며

처음에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나왔을 때 나는 잘 모르고 있다가, 첫 번째 거의 2년에서 3년 정도 되는 시간 전에 작가 신청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멋모르고 도전한 거라 나는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목과 내용 모두 어색했고

내가 무언가를 계속 써야지 하는 꿈도 없었었다. 그저 글쓰기 플랫폼이라고 하니 나도 한번 써볼까?라고 브런치 자체를 만만하게 봤었던 것 같다. 신청만 하면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 나는 워낙에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초등학교 때는 여러 번 상도 받아왔기에 나 자신을 과대평가를 했다. 그때의 신청했 

그 글은 엉성한 내용에 급조된 것 같은 스토리, 누구와 소통을 하려고 쓰는 일이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한 나만을 위한 글이었다. 그러니 내용은 엉망진창이었고 나는 '이번에는 작가로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의 메일을 받아야만 했다. 그 메일을 받고 나서 감정은 이랬었던 것 같다.

"아니 지들이 뭔데 나를 평가하고 떨어트려?"

"안 해 안 해 이런 거 안 해도 괜찮지 뭐"

예상 밖의 결과를 보고 나서 상처를 받은 마음에 설치해두었던 브런치 앱을 삭제를 하고, 나는 한동안 브런치를 잊고 있었다.

그 당시에 브런치는 나에게 "너는 안돼 , 그 정도 글 가지고 올 거면 오지 마"라고 말하는 얄미운 존재와도 같았다.


그렇게 잊고 살았는데, 어쩌면 잊으려고 노력했는지 모르겠지만.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워킹맘의 생활을 접고 시간이 남게 되자 나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하지만 블로그는 뭔가 상업적인 성향이 강해서 나와는 맞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사진 찍는 걸 즐겨하지 않는 타입이라 나와 블로그는 맞지 않음을 느꼈다. 그러던 중 소통을 하던 이웃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글을 읽게 되고 뭔가 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남아도는 게 시간이니 되던 안되던 시도라도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라는 글을 총세편을 써두고 날 거부했었던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다.

3일간의 휴일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자 나는 브런치로부터 축하합니다 작가님 이란 합격 메일을 받았다.


그때의 기분이란, 내가 인정을 받은 것 같고 누군가에게 자랑을 하고 싶은 그런 설레는 기분이었다.

더 깊게 표현하자면 썸을 타던 상대에게 사귀자는 말을 들었을 때와 같은 감정이었다.

브런치는 두 번째에는 날 선택을 해주었고, 현재는 하루에 두 편에서 세편씩 쓰며  글들을 발행하고 있다.

다만, 내 글들이 조악하고 남들이 보기에 공감 영역대가 떨어질지라도 라이킷 지수가 구독자수는 올라가지 않더라도 나는 나의 브런치의 100편 이상의 글들을 발행할 거라는 계획을 세웠다.


하루하루 글을 쓰는 걸 습관으로 만들기로 했다.

계획을 세운 이유는 나중에는 그 100편 이상의 글들이 물질적으로 가진 것이 없는 나의 든든한 재산이 되어 먼 훗날 지금의 나를 추억할 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뭔가 글을 읽고 쓰고 싶은 갈망이 채워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브런치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다른 작가분들의 글들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 용어들을 알게 되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던 생각들과 감정들, 그리고 내가 일하지 못했던 회사의 근무환경들의 글들을 보며 나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있는 것만 같다. 브런치는 하나의 글들로 만들어진 소우주를 창조해주었다.


글이란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가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데도 누군가를 감동을 하게 하고 , 웃게 하고, 슬프게 만들고 ,

화를 나게 하는 글이란 건. 그리고 그러한 모든 글들을 쓸 수 있게 만들어준, 비루한 나를 찬란한 작가의 이름으로 작가라고 칭송해주는 브런치에게 경배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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