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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Nov 10. 2020

거기 글 쓰면 돈이 나와?

사실 돈은 나오지 않아도.

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쓴 글은 50여 개가 되었고 이제 어느 정도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브런치를 하다 보니 처음에는 조회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물론 나만의 이야기를 누군가가 무척이나 재밌게 읽어줄 것이라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황당한 기대감으로 시작했지만 조회수가 나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올리자라는 생각에 하루하루 2개에서 3개 정도 글을 올렸고 작가로서 꿈을 꾸었던 내 욕구들이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느 글로 인해 조회수가 천을 넘는 일이 발생하고 그 알림으로 나는

"음? 왜 이러지?"

"계속 오르네 오 이상하네"라는 말을 먼저 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내가 높은 조회수의 당사자가 될 것이라는 현실은 상상하지도 못했었다.


그리고 그러한 높은 조회수를 주위에 자랑을 하기 시작했는데, 맨 처음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했던 말은 이런 말이었다.

"나 요즘 글 쓰고 있는데 조회수가 많이 나왔어"

라고 말하면 듣는 다른 사람들은

"오 너 글이 인기가 있네, 근데 그거 쓰면 돈 나와?"

라는 말이었다. 이 말에 나는 브런치를 시작하고 글을 쓰고 나서 돈을 바라고 쓰는 게 아닌데 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브런치를 하게 되면서, 작가라는 황송한 호칭으로 불리며 글을 쓸 때 나는 나 스스로를 위해 글을 써왔었다.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쓴 글이기도 하지만, 글을 쓸 때만큼은 그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고 생각을 하며 타자를 치는 순간순간들이 나에게는 귀중한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글을 쓰면 돈이 나오냐는 라는 물음 앞에서는 돈은 안 나오지만 내가 쓰고 싶어서 쓰고 있다고 밖에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시간들이 너무 재밌고 그런 시간들이 좋아서 나와 비슷한 누군가를 같은 지역 내에서 찾으려고 서로의 일상과 생각들을 공유하고 싶어 지역 카페에 글을 올렸었는데 돌아오는 댓글은 이런 대답이었다


"그거 혹시 글 쓰면 수익성이 나나요?"

라는 말에, 나는 "저는 취미로 쓰고 있어요~ "라고 답변을 달았다. 언제부터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돈이라는 것과 연관이 되어버린 것일까?

브런치 말고도 , 분명 글을 쓰면 돈이 나오는 플랫폼들은 있다. 거기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밑에 광고들을 달며

수익이 창출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시간을 죽일 때 보는 유튜브 동영상 조차도 영상에 광고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돈을 벌 수 있다. 그렇지만 취미로 하는 일조차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해야 하나 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러한 위의 결과로 나는 같은 지역에서 나와 같은 꿈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 시간이 날 때마다 브런치에 다른 작가들의 글들을 최대한 많이 보려고 한다. 댓글을 남길 때도 있고 라이킷과 구독을 남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행동은 굳이 그들에게 말하지 않아도 그 작가들과 나의 마음이 통했다고 그리고 이런 글을 써줘서 정말 고맙다는 인사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리고 돈을 바라지 않고, 글을 써줘서 고맙다고 그 순수한 마음들에게도 존경을 표하고 싶다.


정말 내 생각이지만, 브런치는 순수 작가들을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업적으로 가게 되면

인간의 고유 창작물인 글쓰기는 지저분해지고 나태해진다. 그리고 자극적으로 바뀐다.

하지만 돈이라는 물질이 없으면 작가들은 자신이 꿈꾸고 원했던 모든 일들을 가식 없이 쓸 수 잆다. 그래서 내가 브런치를 사랑하는 이유 중에 이런 이유들도 들어간다.


"거기서 글 쓰면 돈이 나와?"

라는 말에 할 말은 없고, 그 말에 내 생각을 덧대주려는 마음은 없지만 물질만능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물질과 동떨어진 휴식터가 필요하다. 수족관의 물고기들이 잠깐 호흡을 하러 위로 올라오는 것처럼

우리들에게도 마음을 쉬게 해주는 호흡이 필요하다.

그런 호흡을 할 동안은 , 적어도 취미를 갖는 동안은 물질에서 벗어 낫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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