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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Jul 31. 2022

당신이 살면서 책 한 권을 써야 하는 이유

#위로 #글로위로받는삶 #서평 #독자들 #가족에세이 #눈물나는책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을 나는 몇 시간 동안 몰입해서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어두운 가족사를 너무도 솔직히, 그리고 담담히 써 내려간 자전적 에세이이다.


부모님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심적, 물적 고통이 너무도 컸지만, 무너질 듯하면서도 어떻게든 버티어 나가는 저자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식에게 부모라는 존재, 그리고 부모에게 자식이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다. 


이미 고인이 되신 저자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가족 부양이라는 가장의 책임을 참 못하신 듯하다. 끊임없는 금전적인 문제, 암이 발생한 가운데서도 끊지 못하는 경마장 중독.. 등 읽는 내내 제삼자인 내가 다 원망스러울 정도로 무책임하셨고, 두 번의 큰 암수술에 대해서도 어찌 보면 고스란히 자식들이 부담해야 할 많은 병원비 걱정보다는, 살기 위해 수술을 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이 느껴졌다. 


이러한 집안 사정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된 나이가 된 이후부터 자식으로서, 더욱이 맏이로서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던 저자를 보면서 그래도 아버지께서 자식 하나는 잘 두셨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신 후 상속포기를 통해 부모님의 빚을 갚을 의무가 없음에도, 친구분의 빚을 갚아 드리고, 친지들에게 먼저 자잘한 빚이라도 갚으려고 하는 태도는 결코 쉽지 않을 꺼라 생각한다. (친가 쪽 친척분들은 정말 너무들 하시다.) 


저자는 그토록 아내와 자식들을 힘들게 하다 결국에는 외롭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그래도 결국에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 추억을 얘기한다.


어릴 때 함께 했던 추억, 자식에 대한 믿음이 커서 웬만한 일탈 행동을 해도 끝까지 바라봐주셨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성인이 된 후에 너무도 힘들게 해서 이전에 좋았던 추억과 아버지의 존경스러웠던 부분들이 빛바래고 묻혀 버렸던 것 같다고 한다.


아버지가 참 외롭게 사셨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두 아들에게 마음의 표현이 서툴렀던 분이셨지만, 항상 자식에 대한 자랑이 맘 속에 있으셨던 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래도 꿋꿋이 잘 살아가시던 어머니한테도 생각지도 못했던 병마가 찾아와 많이 아프신 듯하다.


참 마음이 아프다. 남은 여생을 두 아들의 효도를 받으시면서 좋은 추억만 간직하시면서 편하게 사시나 했는데..


저자의 어머니를 생각하니,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전혀 모르는 남남이지만 지금으로써는 마치 내가 어디선가 만났던 사람 같은 연민이 들고, 점점 연로해가시는 엄마를 생각하니 남 일 같지가 않고 마음이 짠하기만 하다.

아무쪼록,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기를.. 두 아드님이 아버지께 못다 해드린 효도를 어머니께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시길 바란다.   


(yes24 서평 중..)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며 타인과 공감하는 일은 무척이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러한 일에 저자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가정사와 부모님에 대한 실수와 숨기고 싶었던 과거를 글로 표현하여 세상에 내놓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은 감추고 좋고 아름다운 것만을 보여주며 자랑하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처럼 커다란 용기를 낸 이유는 이 책을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이 치유받고 삶에 소중한 가치들을 발견해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을 보는 내내 가족이란 무엇이며 어디까지 하는 것이 자녀가 부모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효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버지의 부끄러운 모든 실수와 허물을 덮어가며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아버지가 아닌 저자가 해내는 모습을 보며 장남의 고단한 삶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어머니마저 몹쓸 병에 시달리는 신세가 되자, 희생을 각오하는 저자의 마지막 모습이 참으로 눈물겹다. 더욱더 가슴 뭉클했던 장면은 형까지 아프지 말라는 동생의 말에 저자가 하는 말이었다.


"걱정하지 마! 형은 뭔가 이상이 생기면 조용히 사라질 거야!"라고 말하는 대목....


가족들에게 자신만큼은 이런 고통을 대물림해주고 싶지 않다는 저자의 말에 참으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 인간은 가족을 통해 처음으로 사랑을 배우고 답습해 나가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가정과 가족은 우리를 지켜주는 울타리이며 삶의 안식처이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어떠한 사랑을 줄 수 있어야 하는지도 각오하게 된다.


(yes24 서평 중..)




우리의 삶 속에는 늘 마음의 상처를 지우지 못하게 하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 같다. 어떤 이유로든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상처를 준 사람을 쉽게 잊지 못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 중 마음에 오래 남는 상처를 주는 사람은 대개 가까운 사람들이다. 먼 관계 거나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으로부터의 상처는 금세 잊기도 하고 일부만 제외한다면 애써 지우려 하지 않아도 망각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이가 가까운 사람일수록 상처는 여간해서 지워지지 않는다.


자신만 마음 아파하는 것 같아 일부러 없애려 할수록 더 오래 기억에 남아 결국 한(恨)으로 남을 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큰 상처를 입는 것은 가족들에게 서라고 답한다고 설문조사 결과를 들어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상처를 주고받아도 가족 간의 상처는 화해만 한다면 얼마든지 지워진다는 점이다.


이 책 『보잘것없는 사람』은 저자 고용환이 부모, 특히 아버지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를 지우지 못해 한으로 남아 힘든 시절의 이야기다. 나중에 깨달아 뉘우칠 때는 이미 부모가 세상에 계시지 않을 때다. 이럴 때 저자의 삶 속에 한으로 응축되었다가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우려가 크다.


다만 저자처럼 뒤늦게 깨우쳐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뼈저리게 느낀 교훈을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치유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거기서 그친 게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도 유사한 경험의 상처를 갖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용서와 화해로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가 아버지를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표현할 정도로 심했던 것 같다. 저자는 상처의 기억을 “한때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부모라는 존재를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여기며 살았다"라고 한다.


시간이 흘러 철이 들고 부모가 되고 나니 그 소중함과 사랑을 절실히 그리워하게 되었고, 딸이 태어나고 서툰 부모 노릇을 하면서 나 또한 자식에게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무서운 현실과 마주하면서 서서히 깨닫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한심한 자신도 결국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자기 성찰을 통해 뒤늦은 후회와 화해를 한 것이다.



이 책 『보잘것없는 사람』은 자식 된 입장에서 부모님은 늘 짐이 되는 존재라고 원망만 하며 살아온 저자가 아버지의 암 투병에 이어 어머니의 치매, 그리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전하고 있다.


너무 가까이 있고 항상 내 편이어서 소홀하기만 했던 부모님께, 그리고 언제나 주어도 미안하고 부족했던 자식들에게 서로의 사랑을 더 늦기 전에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진심 어린 바람이 이 책을 쓰게 했다고 술회한다.


아울러 이 책을 읽는 누군가에게는 성찰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며 새로운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토로한다.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등에만 존재하는 효(孝)의 개념이 서양에는 없다고 한다. 개념이 없으니 효라는 단어도 없다. 저자가 추구하는 개념 중 하나는 효이다.


가족 간의 불화나 마음의 상처 등이 주된 얘기로 나오지만 화해와 용서의 근원을 따져 들어가면 결국 효와 맞닿는다.


삶이 고통스럽거나 현실의 만족도가 낮을 때, 사람들은 자신에게서 문제점을 찾기보다 가장 쉬운 남 탓을 한다. 또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심리에서 이런 말을 꺼내기도 한다. 이들은 대개 막연하게 생각하며 내 잘못은 없다는 취지로 말을 하며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그것이 보통 가족을 향하기 때문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아 후세에 그대로 전하는 중간자 역할이 되는 것이다.

이런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증오의 대물림'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 상황에 대해 회피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씻으려고 노력하지만 진정한 용서와 화해 없이는 공염불이다.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비열한 본성, 포장하면 내면적 솔직함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이젠 이런 자세를 버리고, 나를 위해서도, 나와 관계된 주변인들을 위해서도 더 나은 방향이나 방법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의 가치는 부모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자기 성찰을 통해 사랑과 화해, 넓게는 효의 개념까지 동원해 부모에 대한 증오심을 사랑으로 바꾸어놓은 저자의 노력에 있다. 이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가 책에서 쓴 내용 중 어떻게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가 집을 저토록 내팽개치고 자신의 쾌락만을 추구하며 일생을 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선시대 혹은 일제 강점기에나 있었을 법한 '한량'(저자의 표현)'이지 가장의 모습은 아니다.


피해는 오롯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들이라는 악연으로 감내하며 살아야 했던 저자의 가슴은 얼마나 아프고 괴로웠을까 쉽게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저자는 증오 대신 용서를 택했고, 한(恨)을 버리고 화(和)를 택했다. 그래서 가정이 다시 온전한 가정으로 돌아옴은 물론 더 단단한 가족애로 뭉칠 수 있다는 훈훈한 이야기가 코로나로 잔뜩 위축되고 불안한 우리들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제 사랑을 전해줄 대상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 사랑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가족 이야기여서 공감 형성이 어려울 수 있지만 저자의 사랑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하고, 더 넓은 가슴속을 사랑으로 가득 채울 것 같다. 이 책이 주는, 드러나지 않은 메시지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마음과 마음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옮아가며 세상에 대해 더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를 보내줄 것 같다.


내용이 주제에 집중돼 읽기가 편하고 가슴속을 거쳐 머릿속에도 각인된다. 자칫 어울리지 않을 어느 가족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잘 전해질 정도의 문장으로 공감을 이끌어낸다.


독자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너무 당연하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해보고, 혹시 떠오르는 부정적 감정을 이 책을 덮으며 모두 망각 속으로 밀어 넣어 버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또 한 번 깨닫고 '가정의 달' 의미 깊은 책을 읽은 기분이 가볍고 개운하다. 독자와 함께 책을 읽은 모든 분들이 웃음과 희망이 넘치는 가정에서 마지막 고비가 될 코로나 팬데믹을 잘 넘기기를 저자와 함께 바라본다.


(yes24 서평 중..)



비가 오는 오늘 갑자기 내가 처한 상황들이 나를 괴롭혔다. 도망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결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닌 그런 어른들이 가지는 흔하지만 항상 버거운 그런 것들이 몰려왔다.

조용히 홀로 카페에 와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 오랜만에 #보잘것없는 사람 독자 서평을 읽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만나 본 적도 없는 분들이 내가 쓴 에세이를 읽고 같이 공감해주고 위로해주신 흔적들을 조용히 커피의 쓴 맛과 함께 읽어 내려갔다.

벌써  수십 번은 읽었던 서평이지만 나는 다시 위로를 받았다. 마치 힘내라고 괜찮다고 잘 해왔고 앞으로는 더 좋을 거라고 응원해주는 것만 같았다.

책이라는 것은 읽는 사람에게 무한대의 생각 공간을 선물한다. 내면이 공허함을 글자들로 메우면서 사람들은 성장해간다. 그런데 책을 쓰게 되면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채움을 얻는다.

평생의 위로를 한 번에 받는 듯한 그런 말로 표현이 불가능한 묘한 감정과 감동이다. 그러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가오는 월요일을 준비한다. 그 위로를 가슴에 품고 괜찮다고 스스로 어깨를 도닥도닥거려본다.  

http://m.yes24.com/Goods/Detail/99272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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