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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Jul 15. 2022

#브런치북 수상작이 되고 싶다.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언젠가 꼭 이뤄진다.

글이 삶에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아마도 브런치를 알고 나서부터 일 것이다. 일기장에 적던 글들이 이곳에 담기면서 나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그 용기를 모아 기다림이라는 인내보다는 자비 출판으로 도전을 했다. 비록 누군가 내 글을 알아봐 준 것은 아니었지만 책을 내는 과정은 행복 그 자체였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배웠다.

자비 출판의 단점들 그리고 서운함. 마케팅의 중요성. 무명 초보 작가를 무시하는 출판사의 태도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반기획 출판으로 선택한 첫 번째 책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패였다. 물론 과정과 성취감으로 본다면 100점 만점에 1000점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책 한 권을 쓰는 인내심과 글쓰기 노하우를 스스로 습득했다.


하지만 출판이 되고 무관심하게 변하는 출판사의 태도를 보고 서운했다. 물론 인지도도 없고, 홍보를 해도 먹히지 않을 것이기에 예상되던 행동이었다. 그래서 출판사에 수입을 더 주는 반기획 출판을 선택하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지금 그 선택을 약간 후회한다.


순수하게 자비출판을 하면 한 권 판매 시 저자가 40%~50% 수입을 가져가는 구조지만, 반기획은 대부분 25%~30% 수입이다. 물론 추가 인쇄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누가 이름도 모르는 작가의 책을 사겠는가? 마케팅 수단이 없다면 스스로 홍보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500부 초판을 발행해도 재고는 고스란히 창고에 남는다.


http://m.yes24.com/Goods/Detail/99272994

그렇지만 서평단 읽어 주신 분들이 남겨주신 글 때문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글을 잘 썼다고 하는 말보다 내가 독자분들께 드리고 싶었던 감정이 전달된 것 같아서 기뻤다. 비록 슬픈 이야기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위로를 받고 조금이라도 글을 통해 부모님을 생각을 했다는 서평은 내게 큰 힘이 되었다.


첫 번째 자비 출판 후 몇 달이 지나서 치유가 되는 일이 또 생겼다. 이번에는 작은 출판사에서 브런치 글을 보고 출간 제안을 한 것이다. 기획출판으로 나는 글만 쓰면 됐다. 계약서 작성을 위해 몇 번의 만남을 가지고 서로 콘셉트를 상의하고 글을 써나간 시간은 나게 무한의 에너지를 주었다.


몇 달에 걸쳐 출판사 요구에 맞춰 글을 수정하고 추가 꼭지를 넣어서 모든 원고를 넘기고 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설레었다. 재테크 관련 글이라서 부담이 되었지만 그래도 혼신의 힘으로 글을 썼다.


출판사에서 요구한 꼭지가 내 능력 범위를 벗어나서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런데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중간에 표지 디자인 의뢰했다고 했고, 강연을 할 수 있냐고 해서 알아보다가 직장 사정상 힘들 거 같다는 카톡을 주고받았는데 소식이 없던 것이다.


그래서 연락을 하니 미팅을 하자고 했다. 불길했다. 만나서 들어보니 출판을 할 정도가 아니라고 에세이 형식으로 다시 써보는 게 어떠냐고 말을 했다. 화가 났다. 중간중간에 꼭지를 검토하고 편집을 하면서 칭찬과 괜찮다는 말만 하다가 막판에 태도를 바꾸니 나로서는 그냥 당해야 했다.


억울했지만 에세이로 다시 써보겠다고 했다. 아쉬운 건 나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믿음이 가지 않았다. 힘들게 다시 썼는데 막판에 또 그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이번 책에 대한 계약을 다시 하고 이전처럼 파기할 경우 보상을 요구했다.


그랬더니 연락이 두절되었다. 나는 기다렸다.

두 달 정도 카톡을 기다렸다. 그런데 답문은 없었다.

그래서 문자를 보냈다.


"선인세 100만 원 돌려드릴게요. 계좌 알려주세요."


그랬더니 신기하게 바로 계좌번호가 왔다. 그리고 위로 문제 비슷한 것이 왔다. 그 문자를 받고 나는 바로 돈을 입금했다. 참으로 어이없고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분들이 아쉬워할 만큼 열심히 글을 써서 나중에 좋은 글로 나를 알리겠다고 생각했다. 복수는 아니었다. 그 정도로 상처받을 만큼 나약하지는 않았다. 단지 무시당함에 대한 사소한 성공 다짐 정도였다.


이후에도 나는 글을 계속 틈나는 대로 썼다. 그냥 글을 쓰면 아픈 엄마에 대한 생각도, 퇴사에 대한 고민도, 결혼 생활에 대한 불안함도, 딸아이 육아에 대한 걱정도 모두 사라지는 게 좋았다. 그래서 쓰고 또 썼다.


그리고 다양한 곳에 글을 올려보았다. 웹소설에도 글을 올려보았고, 브런치에도 계속 글을 써 내려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2주 전 크몽 매니저한테 제안을 받았다. 브런치에 올린 [부자아빠는 중고차를 탄다.]를 크몽 전자책에 입점을 제안한다는 내용이었다.

광고나 추가적인 등록은 크몽 매니저 분들이 해준다고 글만 정리해서 PDF 파일을 넘겨달라고 했다.


한번 출판을 위해 준비했던 글이라서 다듬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다시 알아봐 줘서 구겨졌던 자존심이 조금은 펴지는 것만 같았다.

https://kmong.com/gig/396211


그리고 지금은 브런치에 모든 글들을 다시 읽고 수정하고 있다. 제10회 브런치 공모전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이전에 올렸던 글들 다시 지우고 쓰를 반복하고 있다.


우리 인생도 이렇게 다시 쓰기가 가능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 한 번 벌어진 일은 다시 쓰기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쓸 수 있는 글쓰기가 너무 좋다.


이번 도전이 실패로 끝나도 끝지 도전을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제나 작은 틈으로 빛이 들어 온다는 것을 삶을 통해 충분히 배웠다.


빛이 들어오면 더 밝은 곳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금 나는 카페에서 키보드를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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