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한 곡으로

글이 안 써질 때

by 그래

무심코 들은 한 곡이 서두를 열어준다. 한 글자로 시작되어 한 줄이 되고, 마디가 되면서 운율을 쌓아 한 편의 시가 된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니 나는 그렇다. 예전에는 어떤 글을 읽고서 어떤 영화를 보고 어떤 책을 읽고 이유 불문 글들이 두둥실 머릿속에 있어서 그저 집게로 집어내듯 낱말 맞추기처럼 열거하기만 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쉽지 않다. 글의 무게를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처럼 글은 쓰고 싶은데, 단어하나도 떠오르지 않으면 그냥 음악을 듣는다. 오래된 팝송도 괜찮고, 유튜브나 릴스에서 흘러가는 음악을 듣기도 한다. 그러면 한 편의 글을 쓸지도... 희망사항이다. 하지만, 정말 긴 글을 써야 할 때는 빗소리가 잔잔하게 깔린 사극풍 노래를 듣는다. 구슬프면서도 익숙한 음악에 젖다 보면 주변의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게 내가 쓰려는 글에 빠지는 것이다.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건 좋다. 그 글을 쓰기 위해 고뇌와 고민은 항상 따른다. 하나의 글이 완성할 때마다 느끼지만, 다음 글을 쓸 때 뭘 쓰고 싶다 이런 생각은 안 한다. 내용을 구성하는 것은 경험과 듣고, 보고 한 모든 것들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나 같은 경우는 내 경험을 토대로 많이 쓴다. 그래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속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그 장면 그 장소에 내가 있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주인공과 같은 삶을 살고 있듯이 표현되는 것이다.


지금은 식구들과 비긴 어게인을 보고 있다.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 노홍철이 나왔던 시즌 첫 번째 에피소드를 보면서 사실 시를 쓰고 싶어서 컴퓨터를 켰다. 그런데 나의 감성 유지가 이렇게 짧은지 새삼 깨닫는다.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그런 적이 있다. 태블릿 PC를 모를 때,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때 열심히 시 한 편을 쓰고, 한 순간의 실수로 지워버린 기억이 떠오른다. 시는 그때 감성을 담는 게 많다. 그래서 한번 지워지면 다시 쓰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어딘가에 꾸준히 기록하고 저장하기를 반복하는데, 그때 기억은 정말 가슴 아프다. 네이버 메모지만 쓰다가 처음 겪는 당혹감이었다.


이 때의 당혹감을 지금 겪고 있다. 음... 아무래도 더위가 내 집중력을 다 흐려놓는 것 같다. 어서 이 더위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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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의 아이가 오래전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은 당시의 감성을 공감해서 일까요? 아마도 지금 마음에 있는 감성에 코드가 맞아진 것이겠죠. 세월이 가면이라는 노래를 아나요? 저도 그 시대의 노래는 어릴 적 노래입니다. 1988년도 발표한 곡이네요. 비긴 어게인 방송에서 한 소절 나왔을 뿐인데, 따라 부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좋은 노래는 시대를 초월하는 것 같기도 하면서, 해석이 다르네요. 아이들이 부르는 세월이 가면은 약간 밝은 느낌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세대 차이겠죠? 이제 무더위 시작입니다.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며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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